<동물 농장>은 1945년 작으로, 1917년 2월 혁명에서 1943년의 테헤란회담에 이르기까지의 구소련의 역사를 재현하면서 스탈린의 독재를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동물 농장>은 결국 장원농장의 환치로 인간을 노예로 삼고 수단으로 인식한 당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반란으로 일어난 사회주의 혁명 역시 인간을 수단으로 삼기는 마찬가지라는 날카로운 인식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즉, 인간의 모든 혁명은 반드시 그것의 당초 약속을 배반하게 된다는 비관적 인식 하에 쓰여진 이 소설은 파시즘으로 변질된 사회주의를 비판하고 진정한 사회주의, 즉 민주적 사회주의의 실현을 위해 쓰여진 소설로, 민주적 사회주의를 이룩하기 위한 작가의 신념과 의지가 그대로 표출된 소설이다. 그리고 이 소설은 표면적으로는 구소련의 타락한 공산주의를 비판하지만, 결국은 이상적인 공약과 선동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혁명과 그의 타락을 비판한 풍자 우화 소설로, 인간이 모여 사는 사회가 존속하는 한 영구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소설이다. 왜냐하면 권력의 타락이란 문제가 비단 어느 한 시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평등을 위한 혁명은 필연코 또다른 불평등을 낳기 마련이다. 이것이 세상 법칙이다.
(2) 등장 인물
벤자민 : 혁명에 대해 아무런 희망도 갖지 않는 회의 주의자, 전체 사건을 조망하고, 관찰하는 인물로 모든 사건을 꿰뚫어보는 혜안을 가지고 있다.
“열광하지 않는 건 오직 늙은 당나귀 벤자민뿐이었다. 물론 그는 당나귀는 오래 산다네, 라는 그 알쏭달쏭한 한 마디 외에는 어떤 다른 말도 하지 않았지만”
복서 : 진정한 사회주의의 실현을 믿고 그 실현을 위해 목숨까지 버린 숭고한 인물.
“무슨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내가 더 열심히 할게!’라고 그는 말했다”
나폴레옹 : 현실적인 권력주의자, 개를 자신의 군대로 키우는 영악함을 보이고, 후엔 스스로 대통령에 이른다. 민중을 선동하여 혁명을 이룩하고, 민중 위에 군림하려고 하는 변질된 사회주의 사상을 가진 위선적 인물, 스탈린을 상징함
스노볼 : 이상주의자로 혁명의 숭고한 가치를 지켜려 하다가 나폴레옹에게 축출당함. 트로츠키를 상징함.
존스 : 러시아 황제 니콜라스 2세를 상징. 동물들을 억압하고 못살게 구는 그는 곧 봉건 정치의 상징.
메이저 : 마르크스를 상징함, 민중의 힘에 의해, 민중을 위한 진정한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는 이상 사회가 건설될 수 있음을 제안함.
양떼 : 우매한 언론. 나폴레옹의 잘못된 이념을 곧이 곧대로 믿고 전파하는 역할을 맡음.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양들이 또 그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 를 수분간 외쳐댔고 그 통에 토론할 시간은 없어졌다.”
(3) 의미 있는 사건
i. 풍차 건설 운동 : 구소련의 경제개발계획으로, 민중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아닌 민중의 시선을 다른 데 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
ii. 변질되는 계명
계명 나폴레옹 집권 후 그 의미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더 좋다 인간처럼 점점 변해가는 그들의 모습은 그들이 결국 타락해감을, 결국 권력은 변질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1. 무엇이건 두 발로 걷는 것은 적이다 스스로 두 발로 걷기 시작
3.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나폴레옹 일당이 옷을 입기 시작
4.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 된다 어떤 동물도 ‘시트를 깔고’ 침대에서 자서는 안 된다
5. 어떤 동물도 술을 마시면 안 된다 어떤 동물도 ‘너무 지나치게’ 술을 마시면 안 된다
6.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이면 안 된다 어떤 동물도 ‘이유 없이’ 다른 동물을 죽이면 안 된다 동물들 역시 최초의 합의를 잊고 동물 사이에 계급을 만들고 하급 동물의 개인적 영달을 위해 수단과 도구로 사용하기 시작, 권력의 타락, 변질을 상징. 그들의 계급주의적 관점이 여실히 드러남.
7.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iii. 농장의 이름 변화 : “메이너 농장” ? “ 동물 농장” ? ”공화국” ? “메이너 농장”
진정한 평등과 자유를 위해 스스로 감행한 혁명은 결국 또 다른 계급을 양산해냈고, 그 안에서 역시 민중은 억압 받고 착취 받는다. 민중을 위한 혁명은 결국 허울 뿐으로 그들은 또 다른 독재자, 지배자일 뿐이다. 결국 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의 독재 체제와 메이너 농장으로의 이름의 변화는 그것이 처음의 농장 이름과 같음으로써 진정한 평등과 자유는 이름 뿐임을 보여준다.
iv. 필킹턴과 프레데리크
프레데리크는 파쇼 진영을, 펠킹톤은 자본주의 진영을 뜻하는데, 나폴레옹이 필킹톤과 손 잡는 것은 결국 공산주의가 자본주의를 통해 타락해감을 보여준다. 메이저가 애초에 주장한 것은 동물은 어느 누구도 장사에 손 대서는 안되고, 술 마시고 담배를 피워서도 안 된다는 것이었다. 즉, 그 안에서의 완벽한 자급자족과 평등이었으나 타락한 사회주의는 결국 자본주의와 손 잡음으로써 부의 불평등을 더욱 야기하고, 민중을 더욱 억압하게 되었다.
계급의 평들을 주창하며 태어난 공산주의, 그러나 이 제도는 스탈린이란 전례없는 독재자를 만들어냈다. 엄청난 이율배반이며 모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