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에게 전해진 큰 기쁨의 좋은 소식/누가복음2:8~14
성탄절이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성탄절에 진정한 주인이신 예수님이 보이지 않습니다. 성탄절을 간절하게 기다리는 곳은 교회가 아니라 백화점이며, 성탄절을 기다리는 사람은 그리스도인보다 상인들과 연말연시를 즐기려는 청춘남녀들입니다.
예수님의 탄생 소식을 들은 목자들
오늘 본문을 보면 밤에 밖에서 양을 치는 목자에게 천사가 등장합니다. 무서워하는 목자에게 천사가 말하기를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 그런데 당시 양을 치는 목자는 유대 사회에서 매우 비천한 직업이었습니다. 몸에서 짐승 냄새를 풍기고, 풀이 많은 곳을 찾아 여기저기 다니며 생활하는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사람들로부터 멸시를 받았고, 심지어 법정 증언도 허락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 목자들이 구주가 나셨다고 말해도 사람들은 믿으려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라면 왕이나 정치적 지도자, 종교지도자들에게 먼저 전해지는 것이 마땅함에도 목자들에게 전해진 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먼저 예수님이 태어나신 장소에 대하여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미가 선지자는 장차 메시야가 베들레헴에서 탄생할 것을 예언하였고(미5:2) 그 말씀대로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십니다. 지도를 보면 베들레헴은 예루살렘에서 불과 8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곳에 있으며, 두 마을 사이에 벧학게렘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벧학게렘에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루살렘 성에는 총8개의 문이 있습니다. 그 중 “분문(糞門)은 벧학게렘을 다스리는 레갑의 아들 말기야가 중수(重修)하여”(느3:14) 그곳에서 살았습니다. 그 이후로 레갑의 자손들이 분문 근처에 살았습니다. 그런데 분문(糞門)은 분뇨 즉 똥, 오물, 쓰레기를 버릴 때 출입하는 문입니다. 레갑의 자손은 악취가 풍기고 주거환경으로는 최악인 분문 근처에 살면서 양을 치고, 오물을 처리하며 사는 비천한 신분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유다가 바벨론에 의해 멸망당하고 포로로 끌려갈 때에도 비천한 사람이라고 끌려가지도 않았습니다.(왕하24:14) 저들은 예루살렘 근처에 살면서 대대로 양을 치는 목자로 살았습니다. 벧학게렘은 포도농사를 하기 좋은 환경이므로 양치는 일을 그만 두고 포도원을 가꾸면 잘 살 수 있을 것이지만 그들은 여전히 양을 치는 목자로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남유다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우상을 섬기며 악을 행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들을 멸망시키시기 전에 하나님께서 저들을 깨우치시려고 예레미야에게 명령하십니다. 레갑 사람들의 후손을 하나님의 집으로 초청하여 그들에게 포도주가 가득한 종지와 술잔을 놓고 마시게 하라.(렘35:5) 그래서 예레미야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그들을 초청하여 포도주를 마시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레갑 사람의 후손들은 포도주를 마시지 않겠다고 거절하면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레갑의 아들 우리 선조 요나답이 우리에게 세 가지를 명령하셨습니다.
① 너희와 너희 자손은 영원히 포도주를 마시지 말라
② 집도 짓지말고 평생동안 장막에 살라
③ 파종도 하지 말며 포도원을 소유하지도 말라
요나답이 그렇게 명령한 것은 후손들이 하나님을 믿는 신앙으로 살라는 것입니다. 영원히 포도주를 마시지 말라는 것은 우상숭배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집도 짓지말고 평생동안 장막에 살라는 것은 이 땅을 바라보지 말고 하늘, 영원한 하늘나라를 바라보며 살라는 것입니다. 파종도 하지 말고 포도원을 소유하지 말라는 것은 이 세상의 가치관을 따라 살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라는 의미였습니다.
그렇지만 이 명령은 후손들에게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 명령을 받은 후손들이 요나답의 명령을 지키지 않아도 말할 사람이 없습니다. 그 명령을 지키면 사람들의 멸시를 받으며, 떠돌이로 살면서, 온갖 오물을 처리하는 일을 해야합니다. 그러나 레갑의 후손들은 선조 요나답의 명령을 계속 지켰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라는 그 명령을 잘 준행하였습니다. 레갑 후손들의 이러한 모습은 하나님의 말씀을 불순종하고 악을 행하는 남유다 백성과 극명한 대조를 보여줍니다.
예레미야 선지자가 그들을 축복합니다. “너희가 너희 선조 요나답의 명령을 순종하여 그의 모든 규율을 지키며 그가 너희에게 명령한 것을 행하였도다. 그러므로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레갑의 아들 요나답에게서 내 앞에 설 사람이 영원히 끊어지지 아니하리라”(렘35:18-19)
예수님 탄생 소식을 들었던 목자들이 바로 벧학게렘에 살던 레갑의 자손이었습니다. 그들은 선조 요나답의 명령대로 하나님만 섬기며, 영원한 본향을 바라보면서 살았습니다. 저들은 밤에도 잠들지 않고 깨어 자기 양들을 보살피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들에게 천사들이 전한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무엇입니까?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라”는 것입니다.(10절) 하나님이 죄로 인하여 멸망받을 수밖에 없는 세상을 사랑하시어 우리에게 보내주신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소식을 가장 먼저 그들에게 알려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너희가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있는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12절) 하였습니다. 그 목자들이 이 찬양을 부르지 않았을까요?
(찬송가 115장) ♬기쁘다 구주 오셨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목자들처럼 오직 하나님만 섬기고 세상과 짝하지 않고, 하나님 말씀을 사랑하고 그 말씀대로 순종하는 자, 하나님의 은혜를 간절히 사모하는 자를 찾아오심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천군과 천사의 합창
바로 그때 수많은 천군이 그 천사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송합니다. 온 우주에 울려퍼지는 찬양의 내용은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14절)
①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예수님의 탄생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첫 번째 이유는 눈에 보이지않는 하나님의 영원한 신성과 영광이 육신으로 이 땅에 태어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요1:14). 우리는 육신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생애와 가르침을 통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빌립아 내가 이렇게 오래 너희와 함께 있으되 네가 나를 알지 못하느냐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 어찌하여 아버지를 보이라 하느냐”(요14:9)
다음으로 예수님의 탄생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으심과 부활을 통하여 우리 구원의 역사를 이루시고 구원받은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영광과 존귀를 돌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복음성가)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있도다♬
②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예수님의 탄생이 땅에서 평화인 첫 번째 이유는 그의 십자가 죽으심으로 하나님과 사람들 간의 막혔던 죄의 장벽이 제거되고 화해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엡2:14)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 전에는 하나님과 원수 관계였지만 예수님의 십자가 죽으심을 통하여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를 막은 죄의 문제가 회복되고, 세상이 알지 못하는 놀라운 평강을 선물로 소유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14:27)
예수님의 탄생이 땅에서 평화인 두 번째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죄악이 제거되고 사람들 간에 화해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또 오셔서 먼 데 있는 너희에게 평안을 전하시고 가까운데 있는 자들에게 평안을 전하셨으니 이는 그로 말미암아 우리 둘이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감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그러므로 이제부터 너희는 외인도 아니요 나그네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엡2:17-19)
그런데 이 평화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에게 임한다고 하였습니다. 누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입니까?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저와 여러분들이 아닙니까?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는 저희들에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참된 평화가 있게 되기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목자들의 반응
천사들이 찬송을 하고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목자들에게는 소원이 생겼습니다. 그들은 이루어진 일을 보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즉시 순종하여 빨리 가서 구유에 누인 아기를 찾고 천사가 자기들에게 아기에 대하여 말한 것을 전합니다. 그 자리에 요셉과 마리아뿐 아니라 동방의 박사들도 와 있었을 것입니다. 목자들은 그들에게 전도자, 증인이 되었습니다.
목자들은 자기들에게 이르던 바와 같이 듣고 본 그 모든 것으로 인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찬송하며 돌아갔습니다. 하나님께서 영광을 돌린 것은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들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아기 예수님을 본 것은 큰 은혜요, 큰 특권이었습니다. 그들이 돌아간 곳은 예전에 일했던 바로 그 들판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전과 같이 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일평생 찬송하며 살았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이 시대 영적 레갑의 후손을 찾으십니다. 하나님언약의 말씀을 지키는 자, 세상 가치관을 따르지 않는 자, 포도주에 취하지 않고 거룩한 삶으로 자신을 구별한 자, 땅의 것보다 하나님 나라에 소망을 두는 자, 그런 자만이 다시 오실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좁은 문, 좁은 길을 걸어갈 때 기쁨으로 주님의 얼굴을 보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입니다. 목자들과 같이 예수님의 탄생을 이웃들에게 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