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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기 100년 2월 8일 일반법회
> 제목: 생사일여(生事一如)
> 전성욱 교무님 설법
> 타이핑: 백도원
반갑습니다. 빈자리가 많죠. 일반 6·7단 박원허 김혜정 교도 결혼식이 오늘 부산에서 있어서 김제원 교무님께서 주례를 서시고 일반 6·7단 분들이 좀 가신 것 같습니다.
1. 죽을 준비 잘 하고 계세요?
<은혜상조 소개>
<그림 1. 은혜상조 팜플렛>
갑자기 장례에 대해 얘기해서 놀래셨죠?
(대중: 아니요).
아니에요? 역시 미리 생사에 대해서 항상 생각하고 계시니까. 준비 잘 하고 계시죠?
(대중: 닥치면 하는거지요)
때 되면 하는 거에요? 아직 때가 안 되서 잘 모르시겠어요?^^ 오늘은 생사에 대한 얘기를 좀 해야겠네요. 은혜상조에 대해서 한상하 장례지도사님께서 설명을 해주셨는데, 은혜상조에서 하는 장례식장에 가본적 있으세요? 아마 많이 모르셨을 거에요. 아까 장례지도사님도 말씀하셨지만, 아직 많지 않아요. 홍보도 잘 안되고. 법회 때 밖에 홍보할 시간이 없어서 모르시는 분도 많고 그렇습니다. 저도 은혜상조에서 하는 장례식장을 부산에 있을 때 한 번 가본적이 있습니다. 원불교 교도면 원불교에 맞게 장례절차가 치뤄져야 하는데, 다른데 보면 자녀 따라서 옆에 십자가가 세워져 있기도 하고 안 맞는 것들이 있기도 하더라구요. 근데 그 곳에 가서 봤는데, 영정 만드는 것도 일원상이 가운데 위에 있게 만들어져 있고, 진행하시는 분이 교도시니까 말씀하시는 것도 원불교에 관련해서 얘기해주시고, 독경하는 것도 어색하지도 않고 그랬습니다. 보면서, 교도님들께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총부에서 하는 거니까 많이들 관심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2. 잘 나고, 잘 살고, 잘 죽는다는 것은
아까 천도품 1장 읽으셨는데, 다시 한번 보겠습니다.
<그림2. 안암회보1면 >
죽는 걸 생각할 여유가 어디 있어요, 살기도 바쁜데. 사는 거 어떻게 잘 살까, 이 고민들 하시죠. 그런데 조금만 지각이 열린 사람은 죽는 것도 크게 안다. 그래서 생사를 하나로 보고 준비를 한다는 말씀이지요. 왜 그러냐, 다름이 아니라 잘 죽는 사람이라야 잘 나서 살 수 있고, 잘 나서 잘 사는 사람이라야 잘 죽을 수 있다. 이게 생사일여 (生事一如)죠. 생은 사의 근본, 사는 생의 근본인 이치다. 그래서 나이가 40이 넘으면 보따리를 챙겨라. 그래야 바쁜 걸음을 치지 않는다. 여기서 40 안 넘은 분 계세요? 저기 한 분 계시네요. 다른 분들은 다 준비하고 계셔야죠. 저도 아직 안 넘었는데. ^^
(대중: 가는 데는 순서가 없어)
그렇죠. 순서가 없죠. 저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
(1) 잘 난다.
‘잘 난다.’ 요즘에는 나는 왜 부잣집에 못 태어났을 까 하고 부모를 원망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잘 난다.’ 그러면 부잣집에 태어나는걸 ‘잘 난다’고 사회에선 얘기합니다. 근데 우리는 어떻게 배웠죠? 첫 째, 사람 몸을 받아야겠다. 이게 잘 나는 거야. 두 번 째는, 몸이 멀쩡해야 한다. 온전한 몸을 받아야 한다. 왜 온전한 몸을 받아야 하죠? 일을 하고, 복을 짓고, 지혜를 닦으려면 머리와 몸이 온전해야 하죠. 그래야 내가 내 삶을 마음대로 끌고 가고, 또 복전을 장만할 수 있다. 그러니까 두 번째는 온전한 몸을 받아야 한다. 세 번째는 뭐죠? 불법을 만나야 한다. 이걸 삼난(三難)이라고 하죠. 세 가지가 참 어렵다. 여기 계신 분들은 다 그렇게 받으셨죠? 삼난을 돌파하신 분들이죠?
(대중: 네)
여기에 더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회상을 만났어요. 왔다 갔다 하는데 평생 진급이 안되. 그러면 아쉽겠죠. 삼난을 돌파했는데 진급이 안 되요. 인연만 걸어 놓고 갔다가 또 오고. 인연만 걸어 놓고 가고. 언제까지 그래요. 그럼 뭐가 있어야 되요? 지혜가 있어야죠. 부처님 회상을 만났는데, 이걸 가지고 내가 진급을 할 수 있는 법을 알아보고, 신앙 수행 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되요. 지혜가 있어야겠다. 그 지혜는 지금 내가 있는 동안에 계속 장만해서 가져가는 거죠. 대종사님께서도 가져간다 하셨잖아요? 그게 뭐죠? 삼대력이죠. 그 힘을 내가 계속 가지고 다녀야, 또 다시 회상을 만났을 때 더 진급할 수 있고, 또 만났을 때 더 진급하고, 그렇게 해서 내가 부처가 되어 가는 거죠. 계속 왔다 갔다만 하면, 진급이 안되고 그냥 경계 한번 다가오면 딱 놓쳐버리잖아요. 지혜가 있어야겠다. 거기에다가 또 하나 더한다면 뭐가 있어야 할까요? 또 하나 더한다면? 복이 있어야죠. 지혜가 있어도, 그런 환경을 못 만나면.. 부처님 회상을 만났는데, 밥 벌어 먹느라고 일요일날 일을 안하면 못살아서 법회를 못와요. 복이 없는 거죠. 복이 있어야 되요. 가족도 그렇고 인연도 그렇고. 그러면 내가 이 온전한 몸을 받아서 부처님 회상을 만났을 때, 더 진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거죠.
(2) 잘 산다
그런데 그 복과 지혜는 지금 내가 만들어 가는 거다. 그게 잘 사는 거죠. 그런 환경에서 태어나는 사람이 원불교 식으로 말하면 잘 나서 사는 사람이다. 사회에서는 어떤 사람을 ‘잘 산다’고 그래요? 넉넉하게 부족함 없이, 행복한 가정 꾸리고, 마음껏,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산다. 저도 그렇게 살고 싶었어요. 살고 싶었습니다. 돈 많이 벌어서 50살 까지만 벌어서 열심히 놀러 다니면서 살고 싶었어요. 원불교 만나기 전에는요.^^ 그런데 와서 잘 사는 게 뭔가 보니까, 첫 번째가 스승을 만나야겠다. 잘 살라면 스승을 만나야 되. 그래서 참 나가 뭔지 알아야겠다. 진짜 행복이 뭔가 그 바탕이 뭔가. 그 바탕이 참 나죠. 참 나를 만나고 가꾸고 발현시켜야 하고. 그래서 결국 뭐해요. 사회에 공헌하죠. 그것이 잘 날 수 있는 전초단계에요. 그게 지혜와 복을 닦는 길이죠. 그게 잘 사는 거다. 그렇게 배우셨죠? 저도 원불교 와서 그렇게 배웠습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말하는 그 행복 잘 사는 것이 그 안에 있다, 따라오게 된다고 많이 말씀을 들으셨을 겁니다.
(3) 잘 죽는다
그리고 ‘잘 죽자’. 그렇게 잘 살면 잘 죽게 된다. 세상사람들이 얘기하는 잘 죽는걸 한번 볼까요? 이렇게 얘기한다고 합니다.
<그림3. 세상에서 말하는 잘 죽는 것. 생로병사에 대한 프레젠테이션>
이런 죽음을 어디서 봅니까? 이런 죽음 많이 보셨어요? 이런 죽음이 몇 프로나 될까요? 드라마에도 많이 나오죠 가족들에게 둘러싸여서 행복하게 가는거. 요새 막장이 하도 많아 가지고 별로 없기도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죽고 싶어 한다고 그래요.
원불교에서는 어떻게 하는게 잘 죽는 걸까요? 이것도 많이 들어 보셨죠? 첫 번째가 뭐에요? 모든 착심을 놔라. 착심이 안 놓이면 잘 죽는게 아니다. 왜나면 죽으면 착심을 따라 가니까. 죽으면 제일 먼저 착심을 쫓아 간다고 하잖아요. 좋은 거 있으면 쫓아가고, 정말 싫은 거는 원수를 갚아야 하니까 그걸 쫓아가지요. 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대부분 사람이 죽으면 다시 그 집으로 떨어진대요. 왜? 애착이 제일 강하니까. 그 집안으로 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별히 내가 어떤 탐착이 있어서 해야 할 게 있어서 다른데 가기도 하지만, 대부분 애착이죠. 아니면 원착. 죽을 때 원망심으로 죽으면 그걸 갚아야 하니까 거기로 다시 가죠. 그러니 그렇게 받으면 온전한 몸을 받을 수가 없다 이거죠. 그리고 한번 가면 회복하기가 힘들어요. 돌아오기가 힘들어요. 그러니까 착을 놔라. 이게 첫 번째라 그러죠. 그게 잘 죽는 거다.
그리고, 뭘 챙겨야 되요? 청정일심을 챙겨라. 탁 마음이 놓아져야, 아무것도 걸림이 없는 그 마음이 되어야 내가 어디든 자유롭게 갈 수 있죠. 온 기회가 널려 있는데 내 것을 가지고 있느냐고 거길 못 가요. 기회가 있는데도 스스로 못 가는 거죠. 그러니 다 놔라. 청정한 한 마음을 챙겨라. 마지막으로 뭐죠? 서원을 챙겨라. 청정한 가운데 서원 하나만 챙겨라. 서원을 챙겨놓고, 딱 마음에 놓아두고. 하긴 그것도 놔야 되요. 그러나, 서원 하나가 딱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청정함을 유지하면, 그러면 잘 나는게 가능하다. 온전한 몸 받고, 부처님 회상에 찾아 뵙고, 지혜를 닦을 기회를 갖고 올 수가 있다. 그것이 원불교에서 얘기하는 잘 죽는 겁니다. 그걸 준비하는 거죠. 우리가.
3. 잘 죽을 준비 (사전의료지시서)
(1) 생로병사의 고통과 생사일여의 깨달음
회보 사이에 끼어 있는 안녕카드 받으셨죠? 괄호치고 사전의료지시서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카드는 잘 죽는 것에 대한 얘기이고, 다르게 얘기하면 삶에 대한 얘기입니다. 생사일여니까. 안아프신분 계세요? 아픈 적이 없고 아픈 데가 한군데도 없는 분 계세요? 없으세요? 그러다가 일찍 가기도 하더라구요. 서가모니 부처님께서 인생을 고통이라고 하셨죠. 생로병사다. 태어날 때 얼마나 고통스러워요. 기억 안나세요? 그 좁은 곳 통과해보겠다고 용쓰잖아요. 아기가 협력 안 하면 못나오잖아요. 최대한 안에서 협력하고 있는 거에요. 저도 태어날 때 무지 힘들었습니다. 어머니 양수가 터지고 제가 3일 만에 나왔습니다.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제가 고생을 바가지로 시켜드리고 나왔습니다. 저도 힘들었어요. 그 안에서. 나올라고 머리를 들이밀고 나왔는데 하도 힘들어서 머리가 길어져서 나왔습니다. 기억 안나시나요? 저는 참 힘들었는데. 세상에 나오는 게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출산의 고통, 아이가 그 안에서 받는 고통이 고통 순위로 보면 모든 고통 중에 세 번째라고 합니다. 첫 번째로 불에 타는 고통이 제일 크데요. 두 번째가 통풍의 고통이랍니다. 스치기만 해도 아픈거 있잖아요. 그건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데요. 세 번째가 출산이고. 남자들은 군대 가는 고통도 있는데. ㅎㅎ 나는 것이 쉬운게 아니죠. 또 사는 것도 또 쉬운 게 아니죠. 늙으니까. 나이를 먹으니까. 고원회 21살짜리 대학생이 몸이 옛날 같지 않다고 하더라구요. 대학교 1학년 때는 3일 밤낮을 새도 괜찮았는데 이젠 힘들다고. 몸이 늙어지는 건 몸을 가지고 있는 한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거 막아보겠다고 보약도 먹고 이상한 것도 먹고 달팽이 크림도 발라보고 마사지도 받고 다 하죠. 근데 결국은 늙죠. 이 몸을 가지고 있는 한 결국은 늙어갑니다. 어쩔 수 없는 것도, 이것도 고통이다. 나이가 들면 친구가 찾아오죠. 어떤 친구가 찾아오죠?
(대중: 병이요).
병. 내 몸인데 내 것 같지가 않죠. 나는 이리로 가려고 하는데 야는 안 따라오고. 생로병사의 고통 중에서 병고가 가장 크다고 하죠. 그래서 사람들이 꿈꾸는 삶 중의 하나가 안아프고 살다 가는 거라고 하죠. 그게 큰 행복이라고 합니다. 무병장수. 무병이 붙어야 되요. 장수만 하면 안되요. 무병이 바탕이에요. 그게 꿈이죠. 그런데 이 몸을 가지고 있는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살다가 죽을 때가 되면 또 안죽으려고 하죠. 근데 우리는 알고 있죠. 생이 있으면 사가 있다. 사가 있으면 생이 있다. 그래서 생사는 거래고 일여다. 이것을 아는 것이, 생사일여를 깨닫는 것이 해탈이요 초월이죠. 인생의 가장 큰 숙제요, 또 이거 할라고 우리가 여기서 공부하고 있잖아요. 생사에 자유롭게 잘 나서 잘 살다가 잘 죽고자 이 공부를 하고 있는 거지요. 이걸 하려면 우리가 이렇게 복 있어서 법회에 다니고 있을 때 진급을 하고 삼대력을 갖춰야 되겠다. 훈련도 잘 나야겠다. 올해는 겨울 훈련을 좀 나눠 놨죠. 특화시켜서 일반 교도님들 진급을 시켜주려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내가 힘을 갖추면 내가 내 맘대로 몸과 행동을 마음대로 하고 살수가 있죠.
(2) 안녕카드
근데 살다보면 그렇게 못할 때가 온다. 그때가 언제죠? 내가 내 정신을 놔버릴 때. 요즘엔 죽는 것도 내 마음대로 못하죠? 옛날에는 크게 다치거나 병에 걸려 숨을 못 쉬면 죽는 거잖아요. 요즘엔 숨을 못 쉬게 되면 호흡기를 갖다 대지요. 그래서 죽으려다가 다시 살아 납니다. 옛날에는 가래가 껴서 숨을 못 쉬어도 죽는 건데, 요즘엔 석션기로 뽑아내지요. 또 살려냅니다. 옛날에는 밥을 못 먹어도 죽는 건데, 요즘에는 영양제를 투여해서 연명을 하지요. 참 죽는 것도 마음대로 못해요 이제. 그거 내가 하라고 한거에요? 중환자실 계시는 분들께 물어보세요. 그거 다 자기가 하라 그래서 한건가. 아마 대다수는 안 그럴 거에요. 병원에서 하지요. 그게 병원의 의무에요. 또 자녀들이 하는 거지요. 내 의지와 상관 없이. 내가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면 어떻게 할까요? 내가 중환자실에 누워 있으면 아무 것도 못하지요. 그야말로 눈만 뜨고 있죠. 혹은 그것마저 못해서 그냥 누워 있어요. 그러면 내가 어떻게 하라고 할까요? ‘나 살려라’ 그럴까요? 죽을 준비를 하겠죠. 물론 중환자실에 있다고 다 죽는 건 아니죠. 언제? 회복될 기미가 없을 때. 계속 고통을 연장시키는 거죠.
그런 상황이 됐을 때 내가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내 맘대로 사는게 아니에요. 그걸 대비해 놓자는게 바로 이 안녕카드 (사전의료지시서) 입니다.
사전 (事前): 자신의 뜻을 밝힐 수 없을 정도로 건강상태가 나빠지기 전에
의료 (醫療): 치료를 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지시서 (指示書): 자신의 뜻을 밝혀두는 것을 돕는 서식.
<그림4. 사전의료지시서 (안녕카드)>
의료 선진국에는 다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다 하게 법으로 돼 있어요. 본인 의지로 할 수 있게. 우리나라도 법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내가 정신이 말짱 할 때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병이 뇌졸증이라고 그래요.
(대중: 치매요)
치매인가요? 이 두 가지 병의 특징은 정신을 놓는다는 거죠. 뇌졸증은 갑자기 가죠. 치매는 내 의사가 없어지는 거에요. 암에 걸렸다고 하면 서서히 가잖아요 2-3년 하면서. 뇌졸증은 표현을 못하게 되니까 무섭다고 합니다. 판단할 수 없을 때 미리 이렇게 하겠다고 하는게 이것 입니다. 다른 종교에서도 이걸 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보편화되진 않았고, 원불교에서 하는게 선두격이고 앞으로 시대의 흐름입니다. 더구나 내가 생사를 해탈하고자 하고 생사를 알고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으로서는 꼭 필요한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병원에 가면 의사는 환자를 치료해야 하죠. 근데 더 근본적인 것은 의사는 환자에게 최선의 이익을 줄 의무가 있습니다. 병원에 들어가서 나아서 나오는게 최선이지만, 그렇게 못할 떄가 있지요. 암말기면 낫는 경우도 있지만, 방송에 나오는 백의 하나 말고 거의 다 죽습니다. 실제로는 말기가 되면 몇 개월 판정 받잖아요. 그럼 거의 대부분 죽습니다. 방송에 나오니까 희망을 품는 거에요.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이 어떻게 죽어가냐. 자기 의지와 상관 없이 고통을 연명하면서 살아가죠. 내가 암 말기고 3개월 판정을 받았습니다. 항암치료를 받으면 아주 작은 확률로 살 수도 있다. 그런 희망을 가지고 있죠. 의사 입장에서는 봤을 때는 죽는거에요. 그래도 항암치료를 선택합니다. 본인이 원하지 않아도 가족들이 하게 합니다. 항암 치료 받다가 보통은 죽습니다.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항암치료 받아보신 분은 아마 알겠지만 구토에 음식도 못먹고 정말 괴롭거든요. 그렇게 살다 갈 것이냐, 아니면 고통을 줄일 수 있는 약을 취하면서 가족들과 아까 얘기한 충분한 소통을 하면서 가족들에게 둘러싸여서 갈 것이냐를 선택한다는 거지요. 무의미한 치료를 억지로 하지 않겠다. 오히려 내가 남은 생을 행복하고 가치 있게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걸 기록으로 남겨놓는 거죠. 스스로 내 삶을 선택할 수 있게 하자. 원불교에서 이걸 적극적으로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내가 거기에 있다면 어떻게 생각을 할까를 지금 온전할 때 생각해 보는 거죠.
<카드 내용을 자세히 보겠습니다.>
병이 들어 치료가 불가능하고 임종 때까지 기다려야 할 즈음에 임하여 나의 법 동지들과 가족, 친척 그리고 나의 치료를 맡고 있는 분들께 다음과 같이 본인의 희망을 밝혀두고자 합니다. 이 카드는 나의 정신이 아직 온전한 상태에 있을 때 적어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나의 정신이 온전할 때에 이 카드를 파기하거나, 철회하겠다는 문서를 재차 작성하지 않는 한 유효합니다.
1. 나의 병이 현대의학으로 치료할 수 없고 임종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진단을 받은 경우, 죽는 시간을 뒤로 미루기 위한 연명조치는 일체 거부합니다.
2. 다만 그런 경우에도 나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는 최개한 취해주시기 바랍니다.
3. 내가 몇 개월 이상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는 생명을 인위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연명 조체를 일체 중단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와 같은 나의 안녕카드를 통해 내가 바라는 사항을 충실하게 실행해주실 분들게 간절히 부탁드리며 아울러 나의 요청에 따라 진행된 모든 행위의 책임은 나 자신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본인의 이름을 적고, 보증인 사인과 가족 두 명의 사인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걸 호스피스에 보내면, 안녕카드를 만들어줍니다. 호스피스에서 정보를 보관해 주고, 본인은 가족들에게 카드를 보여주며 알립니다. 내가 이 카드를 작성했으니까, 내가 나중에 이런 상황이 되면 이거에 따라라. 하고 해두는 거죠. 비용은 만원입니다. 카드 만들고 정보 보관하는 비용입니다. 나중에 카드가 오더라도 내가 안하겠다면 카드에 취소라고 써놓으면 됩니다. 가족들이 보내드려야 하는데 보내드릴 수 없을 때 괴롭습니다. 본인이 의식이 없을 때 가족들이 호흡기를 떼면 안락사 같은 살인입니다. 위법입니다. 그런데 이 카드가 있으면 됩니다. 이것을 환자가 미리 해뒀다고 보여드리면 됩니다. 물론 회복할 수 있을 때 회복해야죠. 이것은 회복할 수 없을 때에 한합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법이 제정된 것은 아니지만 효력이 있답니다. 그래서 여러분도 작성해 두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보내드리는 가족들 입장에서는 쉽지 않죠. 차마 그럴 수가 없죠. 만에 하나라는 희망, 다르게 말하면 착심이라고 할 수 있죠. 최대한 붙잡아 놓는거에요. 얼굴 더 보고 싶어서 최대한 붙잡아 두는 거죠. 내가 그 자리에 있다면 보내라 할 거 같아요. 새 몸 받아서 새로 살아야 하는데, 가게 해달라고.
(3) 질의 응답
(대중: 나는 회복이 안될 것 같은데, 병원에서는 회복 할 수 있다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
아, 그럼 회복 해야죠. 치료해야죠. 의사의 판단이 우선입니다. 의사가 판단 했을 때 회복할 수 없다고 하면 이 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내가 내 몸을 잘 봐야되요.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병, 그리고 가족력을 보면 내 몸이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 대충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치료를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가 대충 나옵니다. 그 때 내가 이렇게 하겠다는 것을 남기는 거죠.
(대중: 내가 볼 때 80세 넘어서 아프다고 하면, 그 땐 할 일이 없거든요. 그럼 가시는게 나은데. 의사나 가족들은 주사 놓고 콧구멍에 뭐 넣고 해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가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무 필요가 없는 건데, 그 한계를 분명히 해 둬야 의사나 자식들이 따라오지. 80이나 90 넘은 사람들이 살아서 뭐할거야? 내가 봤을 때는.)
사실은 현재 논쟁 중인 내용입니다. 왜냐면 예전에는 안락사라는 개념을 썼잖아요. 적극적 안락사, 소극적 안락사가 있습니다. 적극적 안락사는 약물주사를 줘서 죽게 하는 거고, 소극적 안락사는 호흡기를 떼는 겁니다. 미국에서 안락사를 하는 살인 의사가 문제가 됐었죠. 환자들이 죽여달라고 해서 죽인 거죠. 소극적 안락사는 서서히 죽게 하는 거죠.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소극적 안락사도 위법입니다.
(대중: 자연스러운게 좋은거지요. 의사들이 돈 벌어먹을라고 만들었지. 살아나서 국가 가족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국가 판단, 가족 판단, 의사 판단 다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 판단이죠. 내가 누워서도 얼마든지 기여할 수 있죠. 스티븐 호킹 박사가 가장 많이 쓰이는 예지요. 그 사람은 뤼게릭 병이라서 몸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죠. 그렇지만 이룬 업적이 대단하지요.
(대중: 그런 사람은 특별한 한둘이고 오래 살아야 되죠. 일반 대중으로 봐서 살아 봤자, 그 집 식량이나 축내는 경우가 많아서 의미가 없지요.)
본인이 그렇게 판단할 수도 있겠지만, 보조기의 도움 없이 살 수 있다면 살아야죠. 왜요? 가만 있는 사람은 아무 것도 못하는 거에요? 살아 있는 동안은 살아 있을 의무가 있습니다. 사은에 보은 해야할 의무가 있고, 지금까지 수양 한번도 제대로 안했으니 누워있을 때라도 수양해야죠. 누가 건들지도 않고 얼마나 좋아요. 그런데 수양을 할 수 있을 만큼 정신이 있느냐는 거죠. 내가 판단할 수 있을 때는 얼마든지 표현하면 되지요. 판단을 할 만큼 정신이 없을 때를 준비하자는 거죠. 누워 있는 사람의 삶은 안 중요하고, 걸어다니는 사람만 중요하냐. 아이큐 200인 사람만 중요하고, 아이큐 80인 사람은 안 소중하냐. 그 판단은 누가 하냐. 내가 합니다. 이 모든 내용에 대해서는 회복할 수 없을 때라는 전제가 있습니다. 회복할 수 있을 때는 생명을 연장시키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게 잘 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내 스스로 아직 대소유무의 이치 속에 자연의 이치 속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이것을 거부하는 것은 배은 하는 겁니다. 이것이 보통 사람들에게는 잘 통용이 안되는 얘깁니다. 우리 원불교를 믿고 생사가 둘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받아들이기가 쉬워요. 저는 이거 보는 순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생사가 둘이 아니라는 것을 빋고 사는 분이라면 이 카드를 미리 작성하시면 좋겠고, 혼자만 알고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내가 했으니까 사인하라고 반드시 가족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보증인 없으면 교무님께 받으시면 됩니다. 누구한테 끌려가는 다른 사람의 의지에 의해서 사는 삶이 아닌 내 스스로 판단하고 내가 내 맘을 맘대로 할 수 있는 결정권이 있으니까 많은 분들이 작성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에서 말씀 드린 은혜상조하고도 연결이 되요. 더 중요한 거는 생사일여를 깨치는 겁니다. 아무리 준비를 해둬도 내가 생사일여를 모르면 소용 없어요. 그것이 첫 번째고, 그리고 이것도 같이 준비하면 좋겠다. 이 카드를 작성해서 교당에 가져다 주면 교당에서 발송해서 카드를 나눠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대중: 은혜상조 들은 사람은, 안 해도 되는 건가요?)
이건 다른 겁니다. 그건 사후, 이건 사전입니다. 상조는 죽은 다음에 어떻게 해달라는 거고, 안녕카드는 살아 있을 때 어떻게 해달라는 의사표시입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타이핑 감사합니다~^^ 놓쳤으면 몰랐을뻔 한 내용이네요
법회 다시 재현해 놓은 거 같아요 ㅎㅎ
감사합니다
신천숙은 그 날이 언제인가...
이렇게 찬탄해도 누가 욕은 안하겠죠?
정말 울 안암의 학자님...읽을 때마다 감탄합니다.
이리도 빠짐없이, 더 생생하게 타이핑 해놓으니요.
기억 가물가물 했는데, 완전 살아났어요.
많이~~고맙고 고맙죠^^
작은 교무님께 그 용지 더 달라며 말할때에,
더 자세히 쓴 것(다른 인쇄물)이 없냐고 했던 이유가 생각나요.
ㅎㅎㅎ
법문 들으며 입력된 기억과 혼동 되었더랬어요.
그러니, 공부는 젊을 때에 하는 겁니다 ㅋㅋ
지인들에게 인쇄해서 적극 이 글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런데...
안녕카드가 진짜로 '안녕' 하네요^^ 하하하
아 결혼식가느라 못들은 설법이었네요 이런 내용이 있었는줄 정말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