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컴퓨터로 다운받아 봤었는데, 상영회에서 보기엔 너무 용량이 작아서 알라딘에서 DVD를 14000원 주고 구입을 하려고 합니다. 고화질로 좋은 영화를 보고 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생각을 하니 기대가 되네요.^^
독일 남부지방의 작은 마을.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부모 사이에 태어난 라라는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바깥 세계와 부모 사이의 다리가 되었다. 가족 중 말하고,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던 여덟살 라라는 수업도중에도 은행에 대출협상을 하러 부모님과 동반해야 하고, 학교에서 그녀에게 내리는 훈계까지 전달해야 했다.
라라의 아빠 마틴, 그는 소리를 들을 수 없었고, 또 음악 애호가 아버지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여동생 클라리사의 그늘에 가려 고립된 삶을 살았다.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낸 마틴은 그의 딸 라라와 소리 알아 맞추기 게임을 하고 했다."해가 뜰때는 어떤 소리가 나지?" "눈이 땅에 닿을 때는 어떤 소리를 내지?" 그는 라라가 태어남으로 인해, 세상의 소리와 연결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라라에게는 세상 사람들과는 다른 고립된 환경이었다. 여덟살 라라의 크리스마스. 그날 라라는 유명한 클라리넷 연주자이며 아름다운 고모 클라리사로부터 클라리넷을 선물 받는다. 그날부터 라라에게는 음악이라는 새로운 소리의 세계가 열리고, 마틴은 라라가 자신과는 단절된 바깥세계로 연결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라라와 클라리사가 가까워지는 것을 보며 점점 외로움을 느낀다.
-----------------------------------------------------------------------------
청각장애자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라라는 수화를 통해 세상의 소리와 부부의 삶을 연결시켜주는 존재다. 은행대출관련껀으로 은행원사이에서 통역을 하기도 하고, TV 밑에서 수화로 대사를 전달해주기도 한다. 대신에 그녀는 쓰기와 읽기의 능력이 다른 아이들에비해 늦을수 밖에 없다. 크리스마스 어느날 라라는 고모로부터 클라리넷을 선물받는다. 소리에 민감해서 그런지, 그녀는 악기 다루는데 천재적인 소질을 가지고 있었다. 소리의 세계에 집중하는 딸을 보면서 마틴(아버지)는 딸이 자신들과 멀어지는건 아닌가 염려스럽다.
마틴과 클라리사(고모)사이에도 풀기에는 너무 힘든 상처가 있다. 음악애호가인 아버지밑에서 클라리넷의 재능을 인정받는 여동생 클라리사때문에 마틴은 아버지로부터 소외된다. 그러다보니, 어머니는 마틴에 대해 과잉보호를 하게 되고 클라리사는 그것이 불만이었다. 사람들이 정장을 입고 모인 어느날 클라리사는 어느때와 같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멋지게 연주를 하고 있었다. 아마 가족 내에서의 고립감때문이었을것이다. 마틴은 거기서 소리를 지르고 클라리사는 연주를 엉망으로 망치고 그뒤로는 클라리넷을 한번도 만지지 않았다. 가족 모임이 벌어질때면 그들은 마틴과 클라리사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른다.
클라리사는 라라에게서 클라리넷에 대한 재능을 발견하고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고 좀더 좋은 교육환경에서 교육받아야 음악학교에 입학할수 있다고 자신의 집에서 연습하자고 한다. 마틴은 딸이 집을 떠나는것이 자신만 아는 이기심으로 여기고, 라라가 보기엔 음악을 무조건 반대하는 아빠가 독재적으로 느껴진다. 라라가 클라리넷으로 집에서 슬픈 음악을 연주를 하자, 그녀는 경쾌한 음악을 연주하라고 주문한다. 우울한 음악을 들으면 자신이 우울해지기 때문이다. 라라는 말로 표현하기엔 힘든 슬픈정서가 자신에게 있기때문에 슬픈 음악에 관심이 많다. 그제서야 라라는 고모가 고모의 대리만족을 위해서 자신을 격려함을 깨닫고 고모집을 나선다. 고모와 고모부 사이도 건조하다. 고모는 자신과 음악과, 아빠와 오빠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남편에겐 관심이 없다. 그래서, 그들은 결국 별거를 하게 된다.
음악연습할곳이 없어 전전하다가 고모부를 우연히 만나, 고모부 집에서 연습하게 된다. 그때 청각장애학교선생님(톰)을 만나 사랑이라는 감정이 푹빠지기도 한다. 그러다 엄마의 죽음소식을 듣고 집으로 잠깐 돌아온다. 영화 초반에 청각장애인은 귀때문에 중심잡기가 힘들어 자전거를 못탄다고 하는데, 라라가 격려해서 자전거를 타게 된다. 마틴이 보기엔 아내의 죽음이 꼭 라라때문인것 같다. 베를린을 떠나기전에 물어물어 라라를 보러온 톰. 그들은 그녀의 집에서 사랑을 나누고 함께 잠자리를 갖는데, 잠든 모습을 아버지가 보고 만다. 아버지에게 화가 나 있는 라라는 아침식사시간에 라디오를 켜고, 아버지는 끄라고 한다. 그녀는 드디어 그동안 쌓였던것이 터지면서 화를 내고 마틴도 자신의 집에서 남자랑 잤다는 사실을 용납할수 없다며 떠나라고 한다.
라라는 어머니가 생전에 선물로 주었던 유명한 클라리넷 연주가의 음악회를 갔다가 깊은 감명을 받는다. 꼭 합격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남은시간 열심히 연습을 한다. 시험 몇일전 동생이 언니가 보고 싶어서 혼자서 멀리 베를린까지 찾아왔다. 데려다 주기엔 연습시간이 부족해서 고모부의 부탁으로 고모는 동생을 데려다준다. 조카가 고모에게 집에 들어갔다 가자고 하지만, 그녀는 거절한다. 창문에서 오빠가 보고있다. 그녀는 오빠에게 수화로 말을 건다. 그장면이 꽤 감동적이었는데, 클라리사는 오빠에게 라라의 시험응원을 하러 같이 가자고 하지만 고집도 유전이라면서 제안을 거부한다. 클라리사는 언제 수화를 배웠을까? 오빠와 소통하고 싶어서?
드디어 대회당일, 마지막 순서로 라라가 연주를 하는데, 공연장 뒤에 아버지가 구경을 왔다. 둘은 심사위원을 사이에 두고 수화로 의사소통을 한다. 왜 왔냐? 니가 연주하는거 보러 왔다. 계속 그러니까 신경쓰이잖아요. 알았다. 그리고 연주를 하고 심사위원들은 긍적적인 반응을 보인다. 연주가 끝나고 아빠에게 수화로 묻는다. 연주가 어땠냐고? 나는 들을수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이해하도록 노력할께 라고 대답하자. 라라는 태어날때부터 아빠를 사랑해왔다고 말한다. 나는 아버지의 잘 모르겠지만, 이해하도록 노력할께. 라는 구절이 마음을 와닿는다. 서로 잘알고 있는 사이에도 얼마나 모르는것이 많은가. 상대방을 안다는 말은 쉽게 할수 있는 말이 아니다. 그 다름을 서로 이해하기도 힘들다. 그 다름이 납득이 안가고 잘 이해가 가지 않지만, 이해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은 너랑 소통하고 싶다라는 말이다. 소통하고 싶고, 가까워지고 싶다는 말이다. 그러나 물론 그 과정이 쉬운것도 아니다. 다투고 화해하고 소통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되풀이 하면서 조금씩 서로 다가가는 것이다.
수화가 각국마다 다른지는 모르겠으나, 수화를 배우시는 분들이 봐도 좋을 영화같고, 청각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일상속에서 겪는 불편함과 위험함(마틴부부는 청각장애를 가진 사람들만 다니는 교회에 다니는데, 아내의 양수가 터져서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라라가 알아차리고 병원으로 가게 되었다. 라라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였다. 그리고, 가족 이라는 틀안에서 상처를 서로 주고 받는 관계에서 그것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쉽지 않음을 하지만, 가치있는 일임을 보여준다. 라라가 청각장애부부의 딸이라는 삶의 틀을 깨고 자신이 잘하고 하고싶어하는 세계를 찾아 떠나는 성장드라마이기도 했다. 많은 이야기 거리가 담긴 풍부한 독일 영화였다. 독일 영화중에도 괜찮은 작품들이 꽤 있는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