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날입니다.
지난 주는 책 소개와 서문, 긱스터 프로그래머 커티스 라슨의 이야기를 같이 읽어 보았습니다.
이번 주는 우버 기사 에이브의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우버 기사 에이브의 이야기
〈 생각 나눔 〉
지난 주에 이어 긱 워커로서의 삶에 대한 세 사람의 이야기 중 두 번째로 우버 기사 에이브의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우버에 관해서는 플랫폼, 4차산업혁명을 주제로 하는 도서, 기사 등에서 자주 언급되는 사례들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이 우버의 성공 스토리에 초점을 맞추고 긍정적인 면만 다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기존 택시 업계와의 충돌 등 사회적 부작용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버 기사로서의 삶에 대해 논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에 같이 읽은 에이브의 사례를 통해 플랫폼 사업자와 수요자로서가 아닌 공급자이자 노동자인 우버 기사들의 삶을 엿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좀더 시야를 넓혀 에이브의 이야기와 우버의 비즈니스 모델을 연결지어 아래와 같이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전형적인 플랫폼 형태를 띤 우버는 매칭 서비스를 수행합니다(이하 출처1). 우버는 탑승객이 운전자를 찾는 것을 돕고, 마찬가지로 운전자가 탑승객을 찾는 것도 돕습니다. 특정 도시에서 운전자들의 등록과 이용 밀도가 올라가면, 놀라운 성장 동력이 촉발됩니다다. 탑승객들은 친구들에게 우버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어떤 이들은 남는 시간에 직접 우버 운전자로 나서기도 합니다. 탑승객들의 대기 시간은 줄어들고, 운전자들의 운전 중단 시간도 줄어듭니다. 운전 중단 시간이 줄어든다는 말은 운전자의 운임이 더 낮아져도 같은 금액을 벌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동일한 업무 시간 동안 더 많은 탑승객을 태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운전 중단 시간이 줄어든다는 말은 우버를 통해서 운임을 낮춰 수요를 끌어올리고, 이는 곧 이용 밀도를 더 높여서 선순환을 이끌어 낼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위의 그림은 네트워크 효과의 전형적인 사례를 잘 표현하고 있고, 각각의 참여자가 느끼는 우버의 가치가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어떻게 더 커지는지 보여 줍니다. 또한 그 결과 더욱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이게 되고, 그로 인해 서비스의 가치가 한층 더 커지게 된다는 것도 보여 줍니다.
플랫폼 기업들은 네트워크의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종종 돈을 들여서라도 시장의 한 쪽으로 참여자들을 끌어들이려 합니다. 플랫폼의 한쪽 면에 참여자들을 불러올 수 있으면 다른 쪽도 따라올 거라는 사실을 아는 것입니다. 그래서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을 30달러짜리 무료 이용권을 찍어서 뿌리는 데 사용합니다. 우버가 쿠폰으로 시장 점유율을 사들인 것은 추후 우버에 가입하여 제값을 모두 지불할 운전자와 탑승객들 간의 선순환을 끌어내기 위함이었습니다.
양면 시장에서는 A시장과 관련된 B시장의 성장이 A시장의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면 때로 A시장에서 재정적 손실을 감내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단 여기서 유일한 전제 조건은 B시장에서 거두게 될 수익이 반드시 A시장에서 입은 손실보다 커야 한다는 것입니다.
네트워크가 확장되려면 반드시 양쪽 시장이 비슷한 비율로 성장해야 합니다. 만일 우버 탑승객의 수에 비해서 지나치게 운전자 많아지면 운전자의 운전 중단 시간이 늘어날 것입니다. 반대로 우버 운전자 수에 비해 지나치게 탑승객이 많아지면 탑승객들의 대기 시간이 길어질 것입니다. 사실상 이러한 사태가 이미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버가 주어진 시장에서 포화 상태에 이르자 너무나 많은 운전자들이 서로 충돌하게 되고 운전 중단 시간이 늘어나면서 일부 운전자들은 시장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우버는 이동이라는 가치를 창출합니다(이하 출처2). 그리고 플랫폼의 수익 역시 이동이라는 가치창출을 통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추구가치와 수익의 근간이 동일하게 되면서 경쟁은 지속적으로 발생합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기에 유사 사업자가 계속해서 시장에 진입하고, 이에 따라 수수료 경쟁도 발생하여 플랫폼 참여자들의 불만도 커집니다.
이 시점에서 우버의 수수료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보통 우버는 서비스 요금의 20~25%를 수수료로 징수합니다. 이는 신용카드사가 가맹점주에게 부과하는 수수료의 약 10배 정도로 대단히 높습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요? 플랫폼이 공급자의 잉여자원을 가치자원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잉여가치가 창출되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자신의 승용차로 우버 서비스에 뛰어든 기사들의 차량과 시간은 우버 이전에는 가치를 창출할 수 없었기에 우버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모두 새로이 창출되는 가치인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우버는 차량 공유소비 플랫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공유라는 나눔의 개념이 소비자에 편향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단어 뜻 그대로 공유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창출된 가치를 공평하게 나눠야 합니다. 하지만 우버에서는 그 나눔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버의 공유소비 플랫폼은 기존 서비스와의 경쟁을 위해 택시가 제공하던 서비스보다 낮은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동일한 서비스를 보다 낮은 가격에 누리게 되지만 생산자 시장은 기존의 택시기사 소득보다 더 낮은 우버기사로 대체됩니다. 소비자들은 낮은 가격에 운송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공급자의 소득은 하락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차량공유를 통해 창출된 가치의 대부분이 소비자와 플랫폼 운영자 쪽으로 쏠리게 된 것입니다.
2018년 초 MIT는 우버와 리프트 등 대표적인 승차공유 서비스들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연구에서 운전기사들의 실질적인 소득이 시간당 8.55달러로 미국의 평균적인 최저임금인 약 8달러 수준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차량 운영비나 차량 비용의 감가상각 등을 고려하면 최저임금 보다도 적은 소득입니다.
여기서 살펴봐야 할 점은 기존 택시 기사의 평균 시간당 소득이 12달러였다는 사실입니다. 우버의 등장은 시간당 12달러짜리 직업을 없애고 8달러짜리 직업을 만들어냈습니다. 가치 공유가 소비자에게 쏠리면서 공급자는 4달러라는 소득감소가 발생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소득이 이렇게 적은 이유는 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이용자들이 지불한 요금의 상당 부분이 운전기사들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우버 측으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국가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우버는 약 25%의 수수료를 뗍니다. 거기에 콜비를 비롯한 다양한 항목들이 추가되면서 기사들의 몫은 더 적어지게 됩니다.
플랫폼이 공유가치를 위해 설계되었다면 생산자인 기사들의 소득은 12달러로 유지되었어야 했습니다. 새로운 공유의 개념과 모바일 인터넷이라는 기술은 택시라는 기존 서비스를 차량공유 플랫폼으로 대체하지만 공급자가 기존의 소득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면 차량공유 플랫폼은 보다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단순한 물량과 가격 경쟁이 아닌 무언가 고객의 마음을 받아낼 수 있는 서비스에 집중하면서 공급자의 소득을 유지시키는 것이 앞으로 우버가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숙제일 것입니다.
공유소비 플랫폼이 갖고 있는 문제는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공유소비의 개념이 플랫폼의 등장으로 인해 무너지는 경우입니다. 공유소비의 개념은 기본적으로 잉여자원을 가정합니다. 잉여자원을 가치자원으로 바꿔주고 그 과정에서 가치가 창출됨으로써 이 플랫폼의 존재가 인정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버가 보편화되면서 에이브의 이야기에서 보았듯이 차량을 구입하여 전문 우버기사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잉여자원을 공유하여 소비한다는 개념이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이미 갖고 있는 차량은 나의 기본적인 이동을 위해 존재하므로 우버를 통해 벌어들이는 소득은 추가적인 소득입니다. 하지만 우버를 위해 차량을 구입하고 풀타임으로 기사를 하게 되면 차량구입대금과 나의 시간은 서비스 제공을 위한 원가가 됩니다. 잉여가치는 존재하지 않고, 플랫폼은 추가적인 가치를 창출하지 못합니다. 단지 기존의 택시 숫자를 늘리면서 가격을 낮추는 시장 파괴만을 이끌게 된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공유소비 플랫폼은 반드시 잉여가치 창출을 고민해야 하고 여기에 집중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앞서 말한 공유의 의미 그대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창출된 가치를 공평하게 나눌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하게 됩니다.
다음 주는 ‘메커니컬터크 크라우드노동자 크리스티 밀런드의 이야기’를 같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참고 도서 〉
O 출처1: 『플랫폼 레볼루션』, 마셜 밴 앨스타인 외 2인 지음, 이현경 옮김, 부키 출판, 2017.06.09 출간, 512쪽
O 출처2: 『플랫폼의 생각법』, 이승훈 지음, 한스미디어 출판, 2019.02.28 출간, 312쪽
O 참고1: 『경영을 넷플릭스하다』, 이학연 지음, 넥서스BIZ 출판, 2020.03.08 출간, 388쪽
O 참고2: 『디커플링』, 탈레스 S. 테이셰이라 지음, 김인수 옮김, 인플루엔셜 출판, 2019.09.30 출간, 496쪽
〈 첨부 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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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해가 뜨고 지는 일이 늘 반복되지만
그래도 어제보다 좀 더 나은 내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더불어 함께 오늘을 충실히 잘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남과의 비교가 아닌,
어제 나와의 비교를 통해 하루하루 성장하는 나를 만나고 싶습니다.
-새날 드림/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