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생태도시에서의 1박 2일
대한민국 생태도시 순천을 대표하는 곳은 바로 갈대숲이 가없이 펼쳐진 순천만이다. 순천은 그만큼 때 묻지 않은 자연 생태가 그대로 살아 있다. 광활한 갯벌에는 수많은 생명이 숨 쉬고, 강줄기를 따라 붉은 빛깔의 칠면초가 물감으로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절경을 그려낸다. 붉은 노을이 지는 하늘에서 펼쳐지는 철새들의 군무는 생태도시 순천의 상징이다. 드라마 촬영장, 뿌리깊은나무 박물관, 낙안읍성까지 돌아보는 1박 2일 동안의 순천 에코투어이다.
대한민국현대사와 마주하다, 드라마 촬영장
드라마 촬영장
순천역에서 차로 10분 정도면 우리나라의 현대사와 마주하는 공간을 만나볼 수 있다. 드라마 촬영장은 순천시 조례동 야산의 언덕바지 자연 경사면을 살려 1960~80년대의 생활상을 옛 모습 그대로 재현한 공간이다. 세트장 안으로 들어서면 서울시의 대표적인 달동네였던 ‘봉천동 달동네’와 강원도 탄광촌 ‘황지마을’의 풍경이 사실감 넘치게 재현되어 있다. 사라져가는 달동네 풍경 속으로의 여행이 아이들은 그저 신기할 따름이고, 그 시대를 살아온 어른들은 옛 시절의 추억에 잠긴다.
수평선과 지평선이 맞닿은 곳, 순천만
순천만
순천만은 동서로 여수반도와 고흥반도에 둘러싸여 있다. 천혜의 자원인 갯벌을 비롯해 크고 작은 섬과 주변의 산, 바다가 조화를 이루며 기가 막힌 풍경을 만들어낸다. 취미건 직업이건, 사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출사지로 알려져 있다. 평원처럼 펼쳐진 갈대밭은 그저 탄성만으로는 부족하다. 25km에 이르는 드넓은 갯벌 위로 하얀 철새가 날아오른다. 타오르는 듯 뜨거운 석양이 내려앉는 순천만의 모습은 사시사철 사람들을 유혹한다. 10월에 열리는 순천만 갈대축제는 황금빛 물결의 갈대숲과 사람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라면 용산전망대에 올라 순천만 S라인 속에 번져가는 고혹적인 낙조를 감상하는 것도 잊지 말자. 1박 2일 여정인 만큼, 첫날 여행의 마무리로 순천만 낙조를 감상한다면 오래도록 추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지붕없는 박물관, 낙안읍성
낙안읍성
낙안읍성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지방 계획 도시로 마을 전체가 그 자체로 지붕 없는 박물관이다. 낙안읍성 민속마을은 성내에 관아와 100여 채의 초가가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실제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고 있다. 국창 송만갑을 비롯해 가야금 병창의 달인 오태석 등 수많은 명창을 배출했고, 유서 깊은 동편제의 산실이기도 하다. 마을 돌담길 사이를 거닐다 보면 어디선가 우리의 소리가 청량하게 들려올 것만 같다.
청동기시대부터 지금까지 내 나라의 향기, 뿌리깊은나무 박물관
뿌리깊은나무 박물관
《뿌리깊은나무》 발행인이자 시대의 지성인이었던 한창기 선생이 살아생전 전 재산을 털어 수집한 소장 문화재 2,000여 점 중 80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건물 1동과 전통 한옥을 관람할 수 있는 한옥 8채로 이루어졌다. 청동기시대에서 통일신라시대의 토기, 고구려에서 조선시대의 기와류, 불교 의식에 사용된 금고와 바라, 은제유개병 등 시대를 아우르는 유물을 통해 선현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단아한 정취를 간직한 절집, 선암사
선암사
대한민국 태고종찰 선암사는 아름다운 조계산 자락에 자리한 천년고찰이다. 승선교, 삼층석탑, 대각암 부도, 대웅전 등 총 9점에 이르는 보물급 문화재를 보유한 만큼 유구한 역사와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신선만이 오른다는 승선교와 선암사 강선루에 맞닿은 숲길 양옆으로 늘어서 있는 참나무와 삼나무가 유서 깊은 사찰에 단아한 정취를 더해준다. 봄이면 절정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홍매화인 선암매는 고혹적인 매력으로 찾는 이들의 발걸음을 붙들어놓는다. 일주문을 지나 펼쳐지는 차밭과 하늘에 닿아 있는 아름드리 삼나무 숲을 거닐며 세속의 번뇌를 피안의 세계로 날려보자.
여행정보
≫ 시티투어 정보
토·일 1박 2일 운행 / 순천시티투어 http://tour.suncheon.go.kr / 전화번호 061-742-5200 / 팔마체육관 출발, 순천역 경유 / 성인 1만 7,600원, 군인·중고생 1만 3,000원, 초등생 7,800원, 유아 4,000원(식비, 숙박비 제외)
≫ 기타 시티투어 정보
1코스 : 월요일 운행 / 드라마촬영장 → 송광사 → 낙안읍성 → 순천만
2코스 : 화요일 운행 / 드라마 촬영장 → 뿌리깊은나무 박물관 → 낙안읍성 → 순천만
3코스 : 수요일 운행 / 드라마 촬영장 → 낙안읍성 → 순천만 → 문화의 거리
4코스 : 목요일 운행 / 드라마 촬영장 → 순천대 박물관 → 낙안읍성 → 순천만
5코스 : 금요일 운행 / 드라마 촬영장 → 선암사 → 낙안읍성 → 순천만 → (문화의 거리)
≫ 한줄팁!
첫날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순천만에서 아름다운 낙조까지 느긋하게 즐기고 싶다면 사전에 해설사에게 알려준다. 이때 돌아오는 교통편은 개별이다.
글, 사진 : 홍유진(여행작가)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