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4차 삼각산 산행기 (2012년 1차) - 장사 이민영
2012년 1월 1일
참석자: 단풍 우교수, 물처럼 박세우, 항선달, 고수 효용, 여행 은수, 산지기 상국, 괴물 재일, 장사 민영,
뒤풀이: 도다리 모철, 가오리 상욱, 총 10명
이북오도청 – 비봉아래길 – 비봉 – 사모바위 – 문수봉 – 대남문 – 구기동
뒤풀이 1차: 통영 생선구이집
뒤풀이 2차: 당구 전윈 참석 기록
새해 첫날, 8공 산행 첫날, 그리고 파나마로 발령받은 박세우를 환송하는 날이다.
게시판에 첫 산행에 호응이 높지 않은 것 같아 적극 광고 협박을 해보았다. 예상 참석자를 줄 세워보고 자존심 같은 거 멀리하고 호객행위를 하였다. 답글도 21개나 올라오고 참석도 8명 그리고 뒤풀이 2명 합쳐 두자리 수를 억지로 만든다. 근래에 드문 숫자다.
구기동 이북오도청 가는 버스를 뒤 쫓아 뛰어가서 오르니 단풍 우교수와 효용이 반긴다. 종점에 내리니 이어서 은수, 세우, 재일, 문수, 그리고 상국이 마지막으로 시간을 맞춘다. 연화사로 들머리를 잡으려니 상국이 비봉 아래길을 주문한다. 할 수 없이 연화사 코스를 뒤로하고 들머리를 바꾼다.
다들 열심히 한걸음 한걸음 오른다. 이전과 달리 점심식사 전에 술먹자는 주문은 없다. 다들 새해 첫날 마음을 가다듬는 모양이다. 술을 절제하고… 상구기는 1월 2일부터 담배를 끊는다 하기도 하고… (왜 1월 1일 부터가 아닌지 궁금하다.)
겨울 눈이 살짝 내린 길에 바위가 많은 코스라서 애를 먹는다. 상국이 말 듣고 코스를 바꾼게 후회가 된다. 가다가 우회하기도 하고, 바위 옆으로 엉덩이를 붙이고 조심 조심 기어간다. 밧줄이 아쉬운 순간이 두어 번 이상인 것 같다. 그런데 작년 추웠던 3월 1일에도 같은 코스를 탔는데…그때는 취중 산행이라서 그랬는지 거침 없이 간 것 같기도 하고…기억이 가물 거린다.
비봉 아래 양지바른, 찬바람도 숨죽인 장소에 11시 반에 점심 자리를 깐다. 참 오랜 만에 은수표 돗자리를 편다. 2011년 은수가 새로운 일로 바빠서 산행이 뜸하였었구나. 그렇지 은수가 없었을 땐 우리가 신문지 등으로 자리를 마련한 기억이 되살아 난다. 도시락과 겨울 산행의 핵심 메뉴인 컵라면과 뜨거운 국물, …. 세우가 가져온 Polish Vodka (Chopin)의 발음을 두고 상국이가 장난을 친다. 겨울 찬 공기 속에 보드카 한잔이 여러 친구들 몸속을 행복하게 만든다. 보드카 병이 커서 인지 다들 새해 다짐이 있어서인지 술이 잘 줄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부산으로 간 학보생각이 난다. 인서비가 있었으면 벌써 다 비웠거나 학보해뒀을 텐데…ㅋ… 결국 술을 1/3을 남기고 커피와 과일 등으로 마무리 후 사모바위로 향해 간다.
사모바위를 지나친게 십 수번은 되는 것 같은데 “사모”의 뜻이 뭔지 질문이 나오고 그에 대한 답을 뛰우고 사모바위를 지나간다. 뒤돌아서 보니 겨울철에 보이는 사모바위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Pisa의 사탑보다 더 애처러워 보인다. 기울기는 더 기운 것이 약간의 힘을 받으면 쓰러질 것 같다. 이름도 “사모”라고하니 원래의 뜻과는 관계없이 애련하게 들리는 “사모”… 나는 사모를 사랑하고 싶다.
문수봉으로 향해간다. 두갈래길 표시가 있다. 문수봉 꼭대기로 가는 길과 우회해서 청수동암문으로 바로 가는 길. 상국이왈 “문수가 옆에 같이 있는데, 문수봉은 뭔 따로 문수봉을 가냐”… 그래서 청수동암문으로 다들 향한다. 오늘 상국이 말 잘 듣고 간다. 지가 대장같다.
드디어 대남문에 이르다. 그 앞에는 지리산에서 온 일행이 지리산에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케이블카가 들어오면 산 망친다고 하며 모두 서명 날인을 한다. 주최측 일행 중 한명이 우크렐레를 치며 요들송을 부른다. 모두 같이 손벽장단을 맞춘다. 케이블카 얘기가 나오니, 한 5년전 대둔산에서 케이블카 보다 먼저 뛰어내려갔든 재일, 문수, 그리고 내가 서로 얼굴을 보며 씩 웃는다. 대남문에서 문수사 옆길로 내려간다. 구기동 매표소에 도착을 하니 두시 반이다. 4시간 반 산행시간 공지를 한 것과 딱 맞아 떨어진다.
도다리 모철이 전화가 오고, 가오리 상욱이도 연락이 오고.. 3시 경에 약속하였던 통영 생선구이 집으로 들어간다. 음식점 주인과 대화를 나누며 보니 여러명이 통영부근 출신이다. 한산도, 남해, 거제도…. 촌놈들… 정겹다. 통영과 인연이 덜한 우리 테이블에는 물곰 매운탕 고기양도 적다며 아줌마한테 투정을 부려본다.
그냥 갈 수는 없지. 옆에 있는 당구장으로 100% 모두 향한다. 당구대 3 대를 차지하고 게임을 한다. 새해 첫날 도다리와 효용이 편에게 세우와 내가 역전패를 당한다.
건강한 산행과 대화, 고향 맛의 통영음식, 그리고 뒤이은 즐겁고 유쾌한 당구게임, 200% 행복을 만끽하고 2012년 첫 산행을 마감한다.
Happy New Year ! 장도에 오르는 세우야 건강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