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유명인사의 자살 소식이 우울하게 한다. 한사람이 자살을 할 경우 주변 여섯 명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특히 유명인사의 자살은 ‘베르테르 효과’를 일으켜 모방 자살로 이어져 사회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자살의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큰 이유라고 한다. 자신이 겪고 있는 절망과 상실감을 누군가가 조금만이라도 관심을 가져주고 얘기만 들어주어도 자살 충동에서 벗어 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의 상처를 보듬고 안아주는 것의 중심에 가족이 있어야하는데 정작 가족은 경제적인 이유와 이혼 등으로 해체 위기에 놓여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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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대한민국가족지킴이 오서진 이사장<사진=조형익 기자> | 이런 현실 속에서 최근 (사)대한민국가족지킴이(이하 ‘지킴이’)가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어떤 일을 하려는지 또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오서진 이사장을 만나 얘기를 들어보기로 하자.
이제 창립하는 단체라서 모르시분 분들이 많은데 ‘지킴이’ 소개와 함께 창립을 하게 된 이유를 말씀해주세요.
대한민국 가족지킴이는 현재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자살율 1위와 이혼율 2위라는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불명예스러운 문제를 가족의 문제로 보고 가족을 지키기 위한 운동을 하려고 합니다. 사단법인 설립을 통해 전국적 조직을 갖추고 ‘대한민국 국민 5천만이 행복할 때까지’를 모토로 행복한 가정만들기 운동을 벌이려고 합니다.
이사장인 저 역시 이혼을 체험해보았고 자살기도도 해보았기 때문에 저의 체험 사례를 토대로 가족해체에 따른 고통 받는 분들의 심리적, 환경적 요인들을 함께 나눔으로 극단적 선택을 최소화할 수 있겠다 생각해서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사장님 스스로 이혼과 자살의 충동을 직접 체험해 보았던 경험이 지킴이에서 하고자 하는 일에도 많이 반영될 것 같은데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지 핵심적인 내용을 세가지를 키워드로 정리한다면?
첫째, 가족해체를 예방하고 건강한 가정을 구현하기 위한 정책개발 및 연구, 포럼 및 세미나, 출판등의 학술활동, 무료교육계도사업, 가족 간 소통을 위한 캠프, 각종 시상식을 통한 모범 가족의 발굴을 하며
둘째, 가족 공동체 문화 조성사업. 셋째,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입양가정, 조손가정, 청소년가정, 자살유가족 및 은퇴자 상담 지원 사업 전개 및 일자리 창출에도 노력을 기울이려 합니다.
결국 이런 활동은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지킬 수 있는 핵심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불과 30여년전만해도 한 가정에 3대 혹은 4대가 모여 살며 갈등을 일정정도 해소하는 완충지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회가 산업화되고 핵가족화 되면서 이혼율과 자살율도 같이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가정이 해체 지경에 이르고 있는데 어떻게 접근하고 풀어갈 수 있을까요.
지금은 100세 시대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부터 100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환경·문화적으로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시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일제식민치하, 남북분단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산업화, 민주화 등 역사적으로 엄청난 변화들이 불과 100년 사이에 다 일어났습니다.
10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오는 동안 이 모든 것을 겪으신 분부터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아이들까지 지금 우리는 한 공간에서 함께 숨쉬며 살고 있습니다. 함께 살고 있지만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것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이 세대간 소통과 상생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저희 단체는 각 세대별 소통과 상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전문가들을 모시고 연구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가족지킴이 ‘툭툭 털고 삽시다’ 포럼 같은 무료 강좌를 통해 나와 다른 세대를 이해시키려고 합니다.
또 가정해체의 주범이라 할 수 있는 이혼율을 낮추고 사회의 최소 구성 단위인 가정을 복원하는 것이 우리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지름길일 수 있는데 이혼율을 낮추고 가족간의 유대를 끈끈히 하고 가정이 행복해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소개 좀 해주세요.
많은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지만 우선 올 6월에 시행하게 될 ‘3대 걷기대회’가 있습니다. 중심엔 부부가 있고 좌우에 부모님과 자녀들이 함께 손을 잡고 걷는 것입니다. 3대가 함께 손을 잡고 걸으며 나눴던 대화들을 다시 글을 쓰고 발표도 하게 할 것입니다. 참여하는 모든 가족에게 조그마한 시상과 함께 대한민국가족지킴이에서 주는 ‘행복한가정인증서’도 나눠줄 계획입니다.
그 외에도 8월 경 가족캠프, 추석이 있는 9월 가족 예능대회등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이 한마음으로 모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고 합니다.
한편 이혼하는 부부는 경제적 궁핍과 가정폭력 등의 이유가 큰 것으로 나오고 있는데, 이혼숙려제도나 이런 것을 통해 이혼을 못하게 되거나 늦어질 경우 또 다른 문제는 없을까요?
무조건 이혼을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정이 돌이킬 수 없는 파탄에 이르고 애정이 조금도 남지 않은 경우는 이혼을 해야겠죠?
하지만 주변에서 이혼을 부추기는 경우라든지, 사소한 일로 급격히 관계가 나빠져서 이혼을 하는 경우들이 허다합니다. 2011년에 협의 이혼건수만 약 12만6천쌍에 이릅니다. 부부로는 25만명, 아이들· 양쪽 부모님을 합치면 100만이라는 사람들이 가족해체라는 아픔을 겪은 것입니다.
사회적으로는 이혼 가정이 증가될수록 한부모, 조손가정, 청소년가정 등이 증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한부모가정지원, 조손가정지원, 청소년가정지원에 대한 재원 증가를 부릅니다.
그 외에도 황혼이혼 증가로 독거노인이 증가하고 알콜, 마약에 따른 질병의료비 증가와 스트레스, 도박 위험 등에 따른 범죄 증가와 교도소 비용증가와 같은 사회적인 비용이 급속히 증가됩니다. 또한 사회적 마찰과 충돌 등 묻지마범죄도 증가합니다.
또 더 나아가 이혼은 부부의 당사자간의 뜻이 맞지 않아 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결국은 자녀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줍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상처 받는 자녀들은 탈선과 청소년 범죄에 무방비 상태에 놓이게 되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사회적 프로그램이 가동돼야 할 것 같은데 어떤 것이 있을까요?
다행히 작년 11월 1일부로 대법원 지침서가 내려와 이혼 신청자들에게 이혼숙려 기간에 들어가기 전 자녀 양육 교육을 받도록 했습니다. 부부문제, 자녀문제, 가족 전체 문제를 상담하고 교육을 통하여 감정절제와 미래의 삶을 다시 설계하도록 하고 부부심리 재활치료가 시작되면 부부관계 회복에 큰 도움이 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혼가정의 청소년 문제는 부모의 잘못이 큽니다. 이혼에 따른 청소년 자녀들의 상처와 아픔은 치유되어야 합니다. 해당 청소년을 위해서는 비공개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체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필요합니다. 이 때는 교사, 부모, 자녀가 함께 해야합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이혼 숙려제도가 어느 정도 안착이 되고 있으며 그동안의 효과는 어떤가요.
우선 젊은 층이 이혼을 하기 위해서는 8주간 동안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숙려기간 동안 아이들은 심리치료를 받게 되며 부부도 상담을 통해 이혼에 이르게 된 동기와 원인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향후 양육 계획 등을 밝혀야 합니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부부가 자신을 버리지 않았다는 심리치료를 병행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아이의 고통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며 이혼 하려는 부부도 자신들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 다시 합쳐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혼 숙려제도 도입 효과라 고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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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대한민국가족지킴이에서 함께 하시는 지킴이들<사진=조형익 기자> | 끝으로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세요
저희 단체는 대한민국 5천만 국민이 행복해질 때까지 쉬고 않고 달릴 것입니다. 그리고 특정인 몇 명만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전 국민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준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서진 이사장 스스로 이혼 그리고 자녀와 헤어짐, 자살 등 아픈 경험이 있다. 누구보다 가정의 소중함을 아는 분이니 그 아파하면서 위기를 스스로 극복했기 때문에, 위기의 가정을 구하는 지킴이 역할에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역설적으로 행복한 가정이 늘어나면 ‘지킴이’의 역할이 없어지는데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 저작권자 © 한국정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