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려 굽이치는 청량사 입구 계곡이 장관입니다>
올 여름 내내 비가 많이도 내렸습니다. 그리고 사찰탐방을 갈 때마다 비가 옵니다. 이것이 징크스일까요, 길조일까요? 출발전날 새벽에는 태풍의 여파였는지 천둥소리도 요란했더랬습니다. 아침이 되자 그냥 부슬비 정도라서 다행이다 생각했습니다. 밤새 안녕이라고 몇몇분이 날씨가 걱정되어서인지 참석치 못했습니다. 안동은 참 먼 곳입니다. 카페지기는 사오년전에 청량사를 한번 다녀와서 완전히 반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살짝 그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출발하면서 떡과 과일을 나누어주고 간단하게 요기를 끝내자 현장스님께서 예불을 시작하셨습니다. 사람 숫자는 조금 적어졌지만 예불 모시는 목소리들은 힘이 있고 경쾌했습니다. 예불이 끝나자 본격적으로 마이크를 잡고 현장스님께서 버스에서 일어나셨습니다. 바야흐로 탐방 가이드가 시작되신 거지요.
<청량사 찻집 안심당 뜰에 피어난 이름모를 작은꽃입니다>
청량사를 배경으로 찍은 드라마들, 청량사에 얽힌 전설과 설화, 꽃에도 큰형과 막내가 있다는 것등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게 푹 빠져서 설명을 듣습니다. 가만히 설명만 들어서는 안됩니다. 지난번 탐방때 들려주신 칠완다가를 다시 외워보게 만드십니다. 못 외우면 무안하니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 설명을 들어야 됩니다. 스님께서 너무 오래 이야기를 하시니 이번에는 일수스님께서 마이크를 넘겨 받습니다. 일수스님은 일본 임제종파 스님이신데 일본의 사찰 순례코스로 유명한곳을 50여일에 걸쳐 노숙을 하면서 다녀오셨답니다. 산속에서 기이한 일도 당하고 열 명 중에 노숙으로 순례를 다니는 사람은 두명이 될까 말까 한답니다. 현장스님께서 농담을 하셨습니다. 급한 돈 필요하면 일수스님께 일수를 빌리면 된다고요. 하하하. 가다가 점심때가 되어서 휴게소에서 점심공양을 했습니다. 이번에도 김치를 담아 오신 보살님, 반찬과 미역국을 만들어 주신 자원봉사님들 덕분에 따듯하고 맛있는 점심공양을 마치고 중간에 합류하신 문수행 보살님과 같이 버스에 올랐습니다. 항상 마음씀씀이가 넉넉하셔서 고구마, 보리빵, 곶감등 간식거리를 한보따리 싸 오셨습니다.
청량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비가 오락가락합니다. 청량사는 주차장에서 30여분 가파른 길을 삼삼오오 올라갑니다. 청량사는 전각이 33채나 되는 큰절이었는데 다 소실되어 버리고 약사여래를 모신 유리보전과 응진전만 남아 있답니다. 유리보전에 계신 지장보살님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이 되셨습니다. 청량사에 가면 꼭 탑전에 앉아 보시기 바랍니다. 탑이 세워진 자리는 연꽃의 수술부분에 해당하는 자리로 카일라스와 같은 기운이 느껴진다고 현장스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들도 스님과 함께 10분간 좌선을 하고 앉아 보았습니다. 응진전을 들러서 가려고 했는데 시간도 촉박하고 비가 내려 산길이 미끄러워서 그냥 하산을 서둘렀습니다.
<청량사 유리보전 앞 계단에서 경치에 취한 채 한 컷 했습니다>
<탈박물관장님과 담소를 나누시는 현장스님입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한 시간쯤 하회마을의 태극풍수에 대한 이야기, 하회탈에 얽힌 전설을 들으면서 하회마을에 도착을 했습니다. 하회마을에 새로 생긴 탈 박물관에 들러 탈에 대한 유래와 우리나라와 세계의 여러 가지 탈을 구경하고 하회마을로 가는 버스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아담하게 꾸며진 마을 옆으로 흐르는 낙동강이 이 마을 앞에서 에스자로 굽이치는 것을 보고 현장에서 설명을 들으니 귀에 더욱 쏙쏙 들어왔습니다. 다음 코스로 봉정사를 가려고 했으나 돌아오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여 봉정사는 다음기회를 기약하기로 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여흥이 남아 보살님들께 마이크가 돌아가니 다들 어찌나 노래들을 잘하시는지 살림은 안하고 노래 연습들만 하신 것 같았습니다.(농담임) 버스안 노래방 기계는 펑크난 회비 걱정을 하는 진행팀의 마음을 알았는지 부르실 때마다 백점이 터져서 회비에 보탬이 되었습니다. 비오는 창밖으로 지는 해를 보면서 낭만적인 마음이 더해지니 다들 가수가 된 기분이 되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월정사와 적멸보궁 상원사 탐방을 간다고 하니 뭔가 갈수록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보는것 같은 기분으로 또 한달후가 기다려 지겠습니다.
첫댓글 아.사진을 보니 그때 그감동이.. 바위병풍이 연꽃으로 화한곳 탑전 그 연꽃 중앙수술에 둘러 앉아 스님의 안내로 잠시좌선을 하며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볼수록 아름답고 신기하구나,, 작은 금강산이 내안에,, 세상모든것이 내안에 살아이써 고맙고 또 고맙고.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