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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발과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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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스크랩 제주 올레 72시간
덕장 추천 0 조회 46 09.07.16 11:1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마음으로 걷는
                  7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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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2009년 7월 11일 (토) 밤 9시 40분, KBS 1TV

▶ EP : 김재연

▶ CP : 오강선

▶ PD : 이경묵

▶ 글 . 구성 : 최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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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과 바람의 섬을 두르는 아름다운 길

제주 ‘올레’


파도 소리 벗 삼아

‘놀멍 쉬멍 걸으멍’

거친 세상 점점 멀어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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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품은 길, 제주 올레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로 손꼽히는 아름다운 섬 제주. 요즘 이 섬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걷기 좋은 길, 걷고 싶은 길, ‘제주 올레’를 걷기 위해서다.
‘올레’란 집 마당에서 마을 길로 들고나는 진입로를 뜻하는 제주 방언. 제주 올레는 옛 마을 돌담길부터, 탁 트인 섬 전경이 보이는 오름, 숲 속을 가로지르는 구불구불 오솔길, 푸른 바다를 감싼 해변 등 자연의 내음을 흠뻑 느낄 수 있는 길들로 이어져 있다.
이렇듯 자연을 품은 올레 풍경을 느끼며 걷다 보면, 숨 가쁜 일상을 잠시 잊고 자신도 모르는 새 느려지는 발걸음을 확인하게 된다. 올레에는 이런 느림의 행복, 지친 삶의 쉼표를 찾아 온 사람들의 발길이 날마다 이어지고 있다.

 


 

■ “올레를 걷던 5살 아이가 ‘아름다운 것은 예쁜 것 다섯 개’라고 하더라고.

   그 예쁜 것 다섯 개를 한꺼번에 찾지는 못해도, 하나 둘씩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하죠.”

 

 

 

 

귀여운 새 소리에 귀가 즐거워지고, 작은 풀꽃의 아름다움에 눈이 즐거워지고, 길가에 지천으로 널린 산딸기 맛에 입이 즐거워지는 길, ‘올레’. 그래서 올레만 오면 행복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는 김성진(60)씨. 그는 오래된 나무 앞을 지나다 사람의 인생을 떠올리고, 자연의 깨달음을 생각하며 자주 발길을 멈춘다. 그러다 길을 잃어도, 다시 그의 시선을 빼앗는 예쁜 꽃 한 송이에 마음을 주게 되는 곳이 바로 올레다.

 

 

■ “걸으면서 하늘 보고, 땅 보고, 풀 보고, 돌 보고, 길 보고 걷는 거지, 무슨 생각을 해요” 

 

 


올레를 걷는 사람들 옆,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더없이 편안한 자세로 쉬고 있는 이들을 만났다.
차타고 정신없이 둘러보는 뻔한 관광보다 두 발로 천천히 걷는 길이 좋아 자꾸만 올레를 찾게 된다는 중년의 여성들. 송송 맺힌 땀방울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부드러운 흙길을 밟다 보면 일상에서 느꼈던 스트레스도 모두 사라지고, 몸이 무거워질수록 마음은 가벼워진단다.
그렇게 눈앞의 자연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복잡한 마음이 비워지고, 다시 새롭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는 그녀들. ‘올레’라는 길 위에서 영혼의 휴식을 찾아가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올레, 그 길을 닮아가는 사람들

 

■ “여기 올레에 와서 배낭을 메고 걸어가는데...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행복했어요. 진짜.”

 

 

올레꾼들이 즐겨 찾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만난 남정숙(57)씨. 너무 빨리 흘러가는 세상에 지쳐가던 어느 날, 그녀는 TV에서 올레를 접하고 ‘바로 내가 찾던 거다’ 싶어 홀로 제주를 찾았다. 지금껏 나를 위해 단 한 번도 제대로 살아보지 못했다는 그녀. 처음으로 오직 ‘나’만을 위해 길을 떠나, 배낭을 메고 걷는 걸음이 말 그대로 날아갈 것 같단다. 이렇게 좋은 걸 좀 더 젊었을 때 알았더라면, 젊은 시절 시행착오 없이 지혜롭게 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는 남정숙씨. 길 위에서 풀어놓는 그녀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 “아빠하고 함께 걸은 이 올레 길이 아들에게 영원한 추억으로 남길 바랍니다.”

 

 

7월 말, 군 입대를 앞둔 아들과 함께 올레를 찾은 박경수(48)씨. 한 집에 살면서도 그동안 서로 바쁘다는 핑계로 대화할 시간도 갖지 못 했던 부자(父子)는 짧은 이별을 앞두고, 올레에서 추억을 만들기 위해 길 위에 섰다. 부모 품에서 곱게 키운 아들을 처음 세상으로 내보낼 준비를 하는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와 처음 떠난 이 여행길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아들. 이들 부자에게 ‘길 위의 시간’은 어떤 의미로 기억될까?

 

 

■ “인생에 너무 많은 갈림길이 있어요. 내가 어떤 길을 가느냐에 대한 두려움은 있지만,

    길은 걸어봐야 알 수 있는 거잖아요. 올레 길처럼....”

 

 


나는 과연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일까. 일과 결혼 등 여러 가지 생각들로 고민이 많은 청춘, 최혜진(32)씨. 오는 11월 자신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지만, 공부도 잠시 접은 채 올레 길 위로 뛰어들었다. 넓은 바다와 파란 하늘 사이, 올레를 걸으며 답답한 자신의 마음을 내어놓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그녀. 14일 동안 올레를 걸은 혜진씨, 그녀는 그 길 위에서 어떠한 인생의 해답을 찾았을까?

 

 -카메라를 든 VJ, 올레꾼의 동행이 되다  

 

 

 

 

■ “행복하다. 좋다. 이 말밖에 할 수 없죠. 이해되세요?”
군대에서 마지막 휴가를 나온 아들과 올레 길 걷기에 나선 어머니. 올레 길 위에서 얻는 평화가 너무 좋다고, 돈이 없어도 행복하다고 말하던 어머니는 불쑥 촬영 중인 VJ에게 질문을 던진다. 돈은 벌어서 어디에 쓸 거냐고, 대체 얼마나 있어야 행복할 것 같으냐고. 함께 길을 걷는 동안 자연스레 동행이 되어버린 ‘다큐 3일’ 취재진과 길과 인생의 의미에 대해 소소하지만 가치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올레꾼 모자(母子). ‘다큐 3일’ 제작진은 그렇게 72시간 동안 올레꾼들과 더불어 걸으며 ‘로드 다큐’를 완성해 나갔다.

 

 

 

 

■ “옆에 계셔서 즐겁네요. 길 잃어버려도 잡아주실 것 같고...

   카메라가 무거울 텐데, 힘드시겠어요.”

변화무쌍한 제주 날씨의 변덕에도 끄떡없이 22km에 달하는 제법 긴 코스를 홀로 걷는 올레꾼 김재훈(28)씨. 뷰파인더 너머로 그를 바라보며 촬영하는 동안, ‘다큐 3일’ 취재진은 어느새 동행이 되어 그의 길 위의 시간을 함께 공유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수없이 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경험하게 되는 길 위에서의 짧은 인연. 그러나 묵직한 카메라를 메고 함께 길을 걷는 취재진을 걱정하며 서로의 꿈과 인생에 대해 스스럼없는 대화를 나누는 동안 그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됐다.

 

 

 
-사람으로 완성되어 가는 길, 올레

사라져가는 옛 길은 되살리고, 끊어진 길은 다시 잇고, 없는 길은 새롭게 만들어서 연결해 가는 제주 올레. 2007년 9월 1코스 개장을 시작으로 2009년 6월 13코스 개장까지, 200km가 넘는 올레는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람을 위한, 사람을 향한, 사람의 길. 제주 올레를 완성해 가는 것은 바로 ‘사람, 사람들’이다.

 

 

■ “여긴 아주 큰 병원이에요. 돈 안 드는 병원. 자연이 치유해주는 곳.”

 

 


올레를 찾은 올레꾼들의 안내를 맡은 자원봉사 ‘올레지기’ 윤성돈(49)씨. 길 돌보랴, 사람들 안내하랴, 힘은 들어도 올레에서 얻는 더 큰 즐거움 때문에 그만둘 수가 없단다. 지난 2년 간 올레를 걸으며 0.1톤이 넘던 몸무게도 줄이고 건강을 되찾았다는 그에게 올레는 치유를 위해 찾아오는 곳이자, 언제든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병원이다. 자연만 허락하면 언제든 공짜로 걸을 수 있고, 걷다가 힘들면 쉬어도 누구 하나 뭐라 하지 않는 올레는 그 흔한 관광지보다 훨씬 매력 넘치는 공간이다.
 

 

 

■ “파란색 화살표. 그게 어떻게 보면 삶의 이정표 같은 역할을 하는 거잖아요.”


올레를 처음 찾은 초보 올레꾼들도 길을 잃지 않고 잘 걸을 수 있는 이유는 길 곳곳에서 방향을 지시해 주는 파란색 화살표 덕분이다. 사람 ‘人’자를 닮은 올레의 상징 파란색 화살표. 마을 사람들은 행여 올레꾼들이 길이라도 잃을까, 걷다 다치지는 않을까. 올바른 방향을 알려주는 파란색 화살표를 그리고, 올레 리본을 묶고 길을 손본다. 그런가 하면, 길을 가다 헤맨 경험이 있는 올레꾼들이 뒤에 오는 이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돌멩이 화살표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길이 막막할 때 나타나는 올레의 파란색 화살표처럼, 우리 인생 길에도 ‘삶의 이정표’가 되어주는
화살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가 어떤 잘못된 길을 걸어가고 있을 때 누군가가 다른 방향을 제시해주면

   다시 돌아올 수 있죠. 그냥 혼자 갔다면 굉장히 많은 길을 갔다가 되돌아 올 수

   있겠죠.” _ 강흥대 (43세 올레꾼)

 

         사람이 걷는 사람의 길, 제주 올레.

        ‘일상의 쉼표’와 같은 쉼(休)이 있고, 지친 영혼을 재충전할 수 있는 치유의 길.

        그 길에서의 72시간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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