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감성돔 낚기가 쉽다는 가을이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고참꾼들의 얘기, 초급자들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초급자들이 이처럼 감성돔낚시를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낚시방법을 정확하게 몰라서다.
사실 가을은 다른 계절에 비해 초급자와 고참꾼간의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계절이다. 낚시방법을 정확하게 모르더라도 대충 비슷하기만 하면 감성돔이 낚이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가을 감성돔낚시가 쉽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금부터 가을 감성돔낚시를 속성으로 배워보자. 몇가지 되는 않는 내용이지만 이것만 알고 있어도 감성돔을 반쯤은 낚은 것이나 다름없다. 나머지 절반은 이 방법들을 현장에서 얼마나 적절히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찌 선택부터 시작하자
가을 감성돔낚시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찌의 선택이다. 특히 입문자의 경우 갯바위 현장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특정한 종류나 부력의 찌를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찌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할 사항은 감도와 가시성, 그리고 조작성과 파도 타는 능력이다.
감도가 좋은 찌가 유리하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가시성은 입질을 확인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파도 타는 능력은 찌가 해면에 안정된 자세로 떠있어야 밑채비가 안정되고 가시성도 확보되기 때문에 필요하다. 조작성은 각종 견제 동작이나 유인동작을 효과적으로 취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한 조건이다.
이상과 같은 네가지 기준은 상황에 따른 찌 선택이 기본이라 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숙지해 둬야 한다.
그렇다면 낚시터 현장에서 사용할 찌를 선택할 때는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할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그 포인트의 수심과 조류다. 노리는 수심층과 조류의 속도에 따라 효과적인 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수온에 따른 감성돔의 수심층이다. 감성돔은 여름이나 겨울에는 바닥층에서 주로 생활하지만 가을이 되면 중층까지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또한 먹이를 찾아 얕은 지역까지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가을 감성돔낚시에서는 감성돔이 어느 수심층에서 노는지 재빨리 파악해야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다.
수심 깊은 포인트를 공략할 때는 무거운 봉돌을 사용할 수 있는 고부력찌를 선택해야 한다. 이런 경우에는 과감하게 막대찌를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얕은 곳이나 갯바위 벽쪽을 공략할 때는 예민한 저부력찌를 선택해야 한다. 가을 감성돔낚시에서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이것이다.
감도를 생각하면 찌는 부피가 작을수록 더 유리하다. 수심이 얕은 곳에서는 활성도가 높은 반면 경계심도 강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얕은 수심에서 구멍찌를 사용할 때는 거리에 관계없이 크기가 작고 부력이 약한 찌를 선택하는 게 좋다.
하지만 수심이 얕다고 해서 무조건 감도가 좋은 저부력찌를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파도가 거친 상황에서는 가시성이 좋고 파도를 잘 타는 부피 큰 찌가 오히려 유리한 경우가 더 많다.
파도가 있을 때는 감성돔의 경계심이 희박해지기 때문에 찌의 감도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감도가 좋은 찌는 파도에 휩쓸려 물속에 잠기므로 찌의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이것은 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입질파악과 직결되는 문제인만큼 찌를 선택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파도가 셀 때는 고부력찌가 훨씬 조작성이 좋으며 무거운 봉돌이나 수중찌를 달 수 있어 원하는 포인트를 정확하게 공략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파도와 마찬가지로 바람에 따라서도 찌를 달리 선택해야 한다. 바람 약할 때는 감도가 좋은 찌가 유리하고 바람이 셀때는 무겁고 가시성이 좋은 찌가 더 유리하다.
봉돌 없으면 가을 감성돔채비 아니다
가을은 잡어가 많은 계절이다. 잡어를 피해서 미끼를 가라앉힐 수 있는 채비가 필요한 것이다. 미끼를 가라앉히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봉돌을 이용하는 것이다.
미끼가 자연스럽게 가라앉기 위해서는 목줄에 아무것도 달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봉돌은 미끼의 자연스런 연출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요악이다. 미끼가 감성돔이 있는 수심층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목줄에 봉돌을 다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미끼가 가라앉는 속도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봉돌 없는 채비는 감성돔을 만나는 시간을 지연시킬 뿐이다.
좁쌀봉돌은 찌의 감도를 높이는 역할도 한다. 수중찌로 상쇄할 수 없는 잔존부력을 없애 찌에 어신이 선명하게 나타나게 해준다. 또한 수중여나 포말에 의해 복잡한 조류가 형성되는 곳에서 밑채비가 떠오르지 않도록 팽팽하게 당겨주는 역할도 한다. 목줄에 좁쌀봉돌을 다는 것은 채비의 자연스러움을 포기할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하지만 좁쌀봉돌은 상황에 맞게 적절히 사용해야지만 진가를 발휘한다. 조류의 변화나 감성돔의 수심층 등 여건에 맞게 봉돌의 갯수와 위치를 조금씩 바꿔야 하는 것이다.
먼저 갯바위 벽쪽을 노리는 상황부터 살펴보자. 이 경우에는 작은 좁쌀봉돌을 사용해 갯바위 벽에 채비를 붙여 가라앉히는 게 좋다. 이때 봉돌을 다는 위치는 바늘 위 30㎝ 정도가 적당하다.
가을 감성돔낚시에서 가장 중요한 공략처는 수중여 주변이다. 이 수중여를 공략할 때도 좁쌀봉돌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얕은 곳에 있는 수중여는 누구라도 쉽게 공략할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깊은 곳의 수중여는 그 위치나 크기를 밑걸림을 통해 짐작할 수밖에 없다.
수중여를 공략할 때는 목줄의 중간 위쪽에 좁쌀봉돌을 하나 다는 게 좋다. 밑걸림이 생기더라도 바늘 부분이 걸리는 게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중여의 아래쪽을 공략할 때는 목줄 중간에 다는 봉돌이 의미가 없으므로, 차라리 바늘 가까운 곳에 다는 게 더 유리한 경우가 많다.
한편 조류의 흐름이 있을 때에도 좁쌀봉돌을 사용해야 밑채비가 과도하게 떠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원래 조류가 빠를 때는 채비가 안정 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고 미끼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진다. 특히 조류의 성질이 복잡한 곳에서는 미끼가 떠올라버려 채비 흐름이 더욱 불안정해진다. 목줄에 좁쌀봉돌을 달아주면 이런 현상들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목줄을 3~4등분해서 좁쌀봉돌 두세개를 일정한 간격으로 다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조류의 흐름이 없을 때에도 좁쌀봉돌은 필요하다. 조류가 흐르지 않으면 감성돔의 활성도가 떨어져 입질이 둔해진다. 이럴 때 좁쌀봉돌로 찌의 잔존부력을 없애주지 않으면 간사한 입질을 제대로 간파하기 어렵다. 도래 바로 밑에 잔존부력 제거용 봉돌을 달아줘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목줄에 다는 좁쌀봉돌의 크기가 너무 커서는 곤란하다. B봉돌 정도가 한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채비를 빨리 가라앉히려는 마음에 필요 이상 큰 봉돌을 달면 감성돔에게 위화감을 주므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처럼 좁쌀봉돌은 감성돔낚시 채비에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목줄에 봉돌이 없는 채비는 제대로 된 가을 감성돔낚시 채비가 아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성돔 포인트의 핵심은 조류와 수중여
감성돔낚시에서 포인트를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조류와 수중여다. 따라서 조류에 변화가 생기는 곳이나 수중여를 찾는 작업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이 두가지 방법이 가을 감성돔낚시 포인트 선정의 비법이다.
먼저 조류의 흐름과 조류에 따른 포인트 선정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감성돔낚시를 시작할 때는 조류를 먼저 살펴 중점적으로 공략할 포인트를 선정하고, 그후에 낚시방법을 결정하는 게 정석이다.
이때 가장 우선적으로 노려야 하는 곳이 조류의 합류점과 같이 모종의 변화가 있는 곳이나 갯바위벽이다. 특히 활성도가 높은 가을에는 조류의 합류점이 가장 이상적인 포인트다.
조류에 변화가 있는 곳을 노린다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움직이는 조류의 어느 부분에 가장 큰 변화가 있는가는 세심한 관찰력이 없으면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수면을 살펴보는 것이다. 조류가 움직일 때 그 변화가 수면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조류가 느린 곳이라도 그 중 수면에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다면 공략할 만한 가치가 있는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조류의 변화가 있는 곳으로는 갯바위 벽 주변이나 수중여 주변도 빼놓을 수 있다. 하지만 갯바위 벽은 가까운 곳이기 때문에 소홀히 보기 쉽고, 수중여 주변은 바닥 조류의 움직임을 알 수 없어 발견하기 어렵다. 따라서 낚시터에서는 항상 갯바위 벽과 수중여 주변을 유심히 관찰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한편 조류가 변화하는 곳을 공략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노리는 포인트에 직접 밑밥을 뿌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밑밥은 항상 조류의 상류에 뿌려 포인트로 흘러들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밑밥투입의 대원칙이다.
하지만 수중여의 위치를 알고 있는 경우에는 수중여 부근에 넓게 밑밥을 흩뿌리는 게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이것은 집중적인 포인트를 형성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수중여 주변에 있는 감성돔의 활성도를 높인다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수중여를 공략할 때는 그 여에 바늘이 걸릴 정도로 찌밑수심을 조절해야 한다. 수중여에 채비가 걸리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감성돔을 낚을 수 없다.
수심이 깊어 바닥층의 상황을 알 수 없을 때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광범위한 지역을 탐색해야 한다. 이때 찌밑수심에 다양한 변화를 주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 밑걸림이 없으면 찌밑수심을 더 주고, 밑걸림이 생기면 조금 올리는 식으로 물밑지형을 파악해야 한다.
밑걸림이 없더라도 노래미나 쏨뱅이 같은 바닥고기가 낚이면 찌밑수심이 어느정도 맞았다고 판단해도 무리가 없다. 바닥층 고기는 수중여 주변에 많이 살기 때문에, 이런 물고기가 낚인다는 것은 미끼가 수중여 주변까지 접근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찌밑수심으로 채비를 몇번 더 흘려보고, 그래도 입질이 없으면 조금씩 더 깊은 수심을 공략하는 게 좋다.
밑밥투입 방법에 따라 조과 달라진다
밑밥 역시 감성돔낚시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밑밥은 뿌리는 방법에 따라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특히, 아직 감성돔낚시에 익숙하지 않은 초급자들은 밑밥 투입을 잘못해 감성돔을 멀리 쫓아버리는 잘못을 많이 저지른다. 상황에 따라 밑밥을 뿌리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수심이 깊고 조류가 흐르지 않는 곳에서는 밑밥을 띠 모양으로 길게 뿌리는 것이 기본이다. 이때 밑밥을 단단히 뭉쳐서 던지면 포인트가 집중되기 때문에 빠른 입질을 유도할 수 있다. 채비를 멀리 던져 밑밥이 뿌려진 띠를 따라 끌어들이는 게 가장 핵심적인 공략법이다.
이때 찌밑수심을 전체수심보다 길게 준 채비로 미끼를 바닥층에 붙여서 끌어주는 게 좋다. 이런 상황에서는 감성돔이 바닥층에 머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밑걸림을 조금이라도 방지하기 위해 목줄에 다는 좁쌀봉돌의 위치는 중간 위쪽으로 올려야 한다. 수심이 깊은 곳일수록 목줄을 길게 주는 게 유리하다.
얕은 곳이라면 주변에 있는 수중여나 간출여와 같은 장애물 부근에 인위적인 포인트를 만들어야 한다. 1~2m의 간격을 두고 3곳에 밑밥을 뿌리면서 그 주변을 두루 탐색하면 된다. 정삼각형을 임의로 설정한 다음 각 꼭지점에 해당하는 곳에 밑밥을 뿌리고는 중앙을 공략하는 것이다. 다만 조류가 너무 빠른 곳에서는 아무리 수심이 얕다 하더라도 이 방법이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다. 오히려 수심이 다소 깊은 곳이라도 조류가 멈췄을 때 이방법이 효과적인 경우가 더 많다.
멈췄던 조류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도 밑밥 뿌리는 방법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물돌이시간대라 하는 이 시기는 감성돔이 먹이활동을 시작하는 때라고 알려져 있다. 이때 먹이활동에 나서는 감성돔들은 조류가 멈췄을 때 뿌려둔 밑밥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조류가 움직일 때에도 좀전과 같은 지점에 밑밥을 뿌리면 공연히 밑밥띠만 분산되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새로 뿌리는 밑밥은 기존의 투입지점보다 약간 거리를 두고 조류의 상류에 투입해야 한다. 조류가 느릴 때는 2~3m, 조금 더 빨라지면 3~4m, 더 빨라지면 그보다 더 멀리 밑밥을 뿌린다. 이처럼 조류의 흐름에 따라 투입점을 달리해주면 밑밥띠가 분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집어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월간바다낚시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