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의 마지막날, 닷새되는 날이다.
니말링을 출발해 이번 트레킹 중 가장 높은 콩마루 라를 넘어 촉도까지 약18km(소요시간 8~9시간)를 내려가서 차를 타고, 샥티 리조트로 이동해 다음일정 판공쵸를 가기위해 휴식을 취하는 일정이다. 표고차가 거의 700m, 트레킹을 시작하자마자 바로 오르막이다. 그동안 잘 적응해 온 고소지만 나는 언제나 4,000m대 특히 4,700m가 넘어가면 극심한 메스꺼움과 무력감에 힘이 든다. 콩마루는 바로 눈앞에 보이지만 말걸음은 늦어지고, 보폭도 자연스레 좁아진다. 누가 뒤에서 잡아당기는 것도 아닌데 어쩔수 없이 꾸역꾸역 걷는 느낌이다. 마냥 쉬고만 쉽다. 그래도 언제나 그렇듯 정상이 바로 저기인데 하는 마음으로 꾹꾹 참고 견디며 오른다.
나무 한그루 없는 삭막한 산이라는 막연한 상상은 사라졌다. 이 거칠고 삭막한 내부에는 생명을 품을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들을 가지고 있다. 극도로 힘들고 억센 상황에서도 여유있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없을것 같은 동식물들의 평화로운 삶들이 이 거칠고 삭막한 산에서 강한 힘을 느끼게 한다.
힘들고 어려웠지만 무탈하게 트레킹을 마무리하며 우리는 또다른 행복의 시간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자연을 경외하는 맘과 나를, 나의 삶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그런 시간들이 되었으리라^
평화로운 니말링 평원의 아침모습
고도가 높은 곳이니 만큼 제법 쌀쌀한 아침을 맞이한다.
서늘한 기운의 아침, 아침식사를 하긴 해야하는데... 고소증으로 두통에 메스껍고 입맛은 벌써 달아나 실종됐다.
부지런한 스텝들은 벌써부터 텐트를 걷고 있다.
이 모습은 출발후 개울건너 유목민의 집 양들의 모습이다. 가축은 이곳 사람들 경제의 중심이다. 고기와 우유, 양모와 노동력, 연료까지 제공하는 이곳 사람들과 일생을 함께하는 동반자인 것이다.
귀여운 마모트들, 이 곳에선 크고 작은 마코트들이 부지런히 먹이를 구하려 왔다갔다 하다 잽싸게 자기가 파놓은 이곳 저곳의 굴로 들어갔다 나왔다 한다. 어찌나 빠르게 움직이던지...
오늘 드디어 콩마루 패스를 넘는다. 북인도 히말라야의 깊고, 고요한 땅 라다크의 마카밸리 정점으로 향한다.
또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기억상자로 옮겨질 이쪽저쪽을 배경으로 사진에 담는다.
힘들지만 다 왔는데 잘해보자구, 화이팅 합시다^^
신들메 화이팅~~
니말링 캠프촌을 뒤로 하고 콩마루 라(언덕)로 향한다. 여러팀들이 많이 왔다. 다들 부지런한 출발로 부산하다.
니말링에서 첫 고개를 올라섯지만 고소증은 점점 더 고통으로 다가온다.
정말 힘들다, 심장이 마구 뛰고 머리아픈건 그래도 좀 참을만한대 메스껍고 욕지거리가 난다. 근육은 무력해져 주저 앉고만 싶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끝까지 잘견뎌 주셨습니다. 정상에 함께 해야지요^
캠핑촌에서 개울을 건너자 마자 오르막이다. 쉽지 않은 걸음이지만 그래도 올라야 한다.
왕회장, 백사, 시끌, 이분들 우리팀의 에이스들, 마찬가지로 힘들기야 하겠지만 다른사람들에 비해 월등 쎄다.
명정 형, 거의 기진맥진인 거 같다. 허심심은 도통 말이 없어 상태가 어쩐지 저쩐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말없는 배려, 뒤에서 처진 사람들과 함께 하는 거 같다.
평원에 올라섯다. 저 높은 곳이 콩마루 언덕이다. 그러나 눈앞에 보인다고 해서 가까운 것은 아니다. 높은곳, 그리고 평원이라 가도가도 끝이 없게 길은 길다. 아마도 힘들어 더 하는 거겠지^
이 평화로운 아름다움이라니....
뒤돌아보니 멀리 히말라야가 아득하게 보이고 많은 사람들이 이쪽 콩마루로 향하여 온다.
캉야체 옆으로 이어지는 고봉 정상에 쌓인 눈, 바로 코앞으로 펼쳐진 설산의 위용^
이 높은 곳에서도 귀여운 마모트가 아침을 즐기고 있다.
우리와 내내 함께하신 외국 트레커가 마모트가 귀여워 손을 내밀어 본다.
아, 백운봉도 강자다. 레간자(소리없이 강하다)^
다온 듯 한대 속도가 나지 않아 멀게만 느껴진다.
아쉬운 듯, 눈으로 혹은 가슴으로 캉야체를 담는다.
아름다운 니말링 캠프장을 내려본다. 이곳의 주인 캉야체봉 밑 넓은 평원, 설산이 녹아만든 개울, 초지.... 파아란 하늘, 아름답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쎈분들은 일행들 중 속도가 빨라 다소 여유가 있다.
등뒤로 캉야체는 묵묵히 그자릴 지키고 있다. 언제나 다시 볼 수 있을까^
무서운체력, 자신의 페이스대로 가야 힘들지 않다며 쭉 앞서 쉬지 않고 콩마루까지 올랐다. 아마도 이사진은 콩마루 정상이지^
배낭을 말에 맡겨지만 짓누르는 고소증은 여전히 힘들게 한다.
길의 끝, 콩마루 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쎈분들 "쉬엄 쉬엄 가자구, 뒷사람들 잘올라오나? "
이제 콩마루를 넘어서면 저 캉야체와 작별을 해야한다. 파노라마로 담아 본다.
드디어 도착한 콩마루 라의 좌측 끝부분의 모습
다 왔습니다. 어서 올라서세요
정상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