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메눌아그가 시월든가 먼가에서
질로 꼴뵈기싫은 순서라고 인상 팍팍 쓰고 있네여.
휴우~!
시어메인 나가 1등인줄 알고 가심 조린능디
가만 봉께 꼴등(4등)이여.
ㅋㅋㅋ...
을매나 다행인가 몰겄소.
메눌아그야! 고마워~
근디말이여.
으째서 니가 델꼬사는 냄편이 1등이여?
고로코럼 뵈기 싫은거여?
증말 웬수여?
참말로 알 수가 읎네.
갸가 알면 을매나 서운타고 할거시여.
쯧쯧쯧!
장남은 건너뛰고 차남부터 낳아라
메눌아그야!
니는 으쩔라고 장남헌티 시집왔능겨?
요즘 아그들은 맏며느리는 싫다고하능디.
장남은 암것도 생기는 것도 읎고 고생만 지지리하능디 말이여.
니는 이 다음에 아 낳을 때
장남은 빼고 차남부터 낳아야 혀!
알긋냐? ㅎㅎㅎ
부부의 정이란 무엇일까?
그 써글넘의 부부의 정이 증말 뭔지…
스무 줄은 아기자기하게 살고
서른 줄은 눈코 뜰새 읎시 살고
마흔 줄은 서로 못버려서 살고
쉰 줄은 가여워서 살고
예순 줄은 서로 고마워서 살고
일흔 줄은 등 긁어주는 맛에 산다고 안하요?
맞지라? 시방 나가 한말이!
ㅋㅋㅋ…
며느리는 시어머니 머리 꼭대기에 있었다
“아그야!
울 메눌아그야!
나는 니 뱃속에 있능디 니는 어디메 있능겨?”
“호호호…
어머님!
저는 어머님 머리 꼭대기에 있잖아요.
보이세요?”
김장하는 날 고부의 꿍꿍이속내는 달랐다
시어머님 댁 마당에 산더미처럼 쌓인
김장 배추를 본 며느리는 안색이 변했다.
하지만 며느리는 곧바로 애써 웃음 진 얼굴을 그렸다.
시어머니가 가까이 다가왔다.
“으째, 배추가 많아보이는 가베?
올해는 니도 시집왔응께 한식구 더 늘었잖어~.
긍게 쪼까 더해야 안쓰겄냐? 잉!”
그러나 시어머니의 본심은 달랐다.
“히히히... 쪼까 심들거시여.
그란디 으쩌것냐? 니랑 나랑 둘이서 헐수밖에
시집살이랑께 이리 매운거시여”
며느리는 계속 웃기만 했다.
“예~ 어머님”
그러나 며느리의 본심은 달랐다.
“어머머! 저 시엄마 말하는 것 좀 봐.
날 완전히 봉으로 아나봐.
못해! 못해! 못한단말이야!
엄마야~! 나 어떻게해. 내 몸 다 부서진단 말이야! 힝~!”
고부갈등문제는 고부가 서로 엉켜 해결해야
참말로 써글넘이구만 그려.
즈그 어매가 아프다고 연락받았으면
자그가 직접 전화넣어서
“엄니! 으디가 으뜻케 아프요?”라고 물어보면 될것인디
으째 마누래헌티 시키는 가 몰겄네.
남자가 능구렁이 맞구만 그려.
시어매하고 즈그각시가 고양이하고 쥐 가튼 사이라는 걸 빤히 암시롱
은근슬쩍 마누래를 시집구덩이로 집어넣어가꼬
밥을 짓든 죽을 쓰든 고부 둘이서 빼도박도 못하게 하고
남자, 자그는 쏙 빠져버리는 여우같은 심뽀아니여?
나 말이 맞제?
써글넘!
나가 누구여?
백년묵은 여우여. 알긋냐? 히히히…
쓰레기 분리수거대만 보면 무섭다는 초로의 남자
남자는 참 슬프다.
젊었을 적, 마누라와 자식새끼를 위해
피땀 흘려가며 돈 찍는 기계노릇만 하다가보니
어느새 몸도 마음도 기력이 쇠진해졌다.
남자는 참 슬프다.
가장 가까이에 있어 위로해주어야 할 마누라가
제일 먼저 반기를 들어 천대를 했다.
왜 그랬을까?
바람피운 적도, 술고래가 된 적도 없었는데…
남자는 참 슬프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보다 서열이 뒤로 밀렸다.
첫 번째 마누라 자신, 두 번째가 강아지, 세 번째가 남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까진 집 거실에서 쫓겨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늘도 간 조리며 살고 있다.
남자는 참 슬프다.
아파트 마당의 분리수거대만 보면 가슴이 콩닥 뛴다.
언젠가 마누라가 악을 쓰며 소리를 질렀다.
“아이고~ 저 웬수! 어디다 버려야 되는데…”
남자는 참 슬프다.
마누라가 참 싸가지 없는 여자라고 늘 생각하고 있지만
단한 번도 입 밖으로 내보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더 슬프다.
남편은 내가 키우는 또 하나의 큰아이다
남편은
아들의 아이스크림을 조금 뺏어먹다가 결국은 둘이 싸웠다.
남편은
고장 난 천정의 형광등을 갈아 끼우고
“나, 참 잘했지? 나, 참 잘했지?”
계속해 칭찬해 달라고 졸랐다.
남편은
맛있는 ‘도루묵찌개’를 왜 안 해주냐고
벌써 며칠 째 칭얼대고 있다.
남편은
아침 출근 때마다 왜 뽀뽀를 안 해주냐고 삐져서 나간다.
남편은
밤마다 몸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에 취해 들어와선
씻지도 않고 침대에 누워 같이 자자고 아이들처럼 소리를 꽥꽥 질러댄다.
일일이 열거하지면 끝도 없다.
한마디로 남편은 내가 기댈 수 있는 남자가 아니라
내가 키우는 또 하나의 자식이다.
긍께 나가 머라했냐?
남자는 냄편이 아니라 내가 키우는 큰자슥이라 했잖여.
니 아부지 봐라.
저렇게 허리가 꼬부라질 정도로 나이먹어 가꼬도 아이들처럼 맨날 삐져있잖혀.
참말로 남사시러워 못살겄당께.
요즘은 남자가 시집살이하는 시대다?
내일이면 토, 일요일. 휴일입니다.
한 달이면 휴일 3주 이상은
철없는 아내의 성화에 처갓집으로 가야합니다.
본가, 처가 골고루 나눠서 갔으면 참 좋을 텐데
아내는 막무가내로 고집을 피웁니다.
옛날엔 여자가 시집살이 한다고 했지만
요즘은 남자가 시집살이 합니다.
괴롭습니다.
매주 마다 본가 부모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입니다.
처갓집에 코 박고 사는 아들을 보고
부모님은 뭐라 하겠습니까?
엄마, 아빠 죄송해요!
고부 사이에 낀 남편이 안쓰러웠습니다
*이야기 25* 고부 사이에 낀 남편 보기가 안쓰러웠습니다 “정말이야? 엄마가 그런 서운한 얘기를 했단 말이지? 내가 생각해봐도 엄마가 좀 지나치셨네. 알았어. 내가 내일 엄마한테 잘 말할게” 다음날 시어머니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남편한테서 무슨 말을 들었기에 전화를 하셨을까? 가슴이 콩닥 뛰었습니다. “애비가 요즘 바쁜가보구나? 일체 전화가 없으니 말이다. 별일은 없지?” 그날 저녁 회사에서 퇴근해 곧장 집으로 들어온 남편이 묻지도 않았는데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마치 싸움에서 이긴 승리자처럼 의기양양하게. “엄마한테 한바탕 해댔지 뭐. 하나밖에 없는 며느리 좀 예쁘게 봐달라고… 엄마가 미안했나봐. 아무소리 안하시던데…” 나는 남편의 얼굴을 뚫어지게 주시했습니다. 남편은 얼굴이 발갛게 변했습니다. 갑자기 남편이 안쓰러웠습니다. <정숙희/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