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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는 자동차판매연대노동조합의 가입을 즉각 승인해야 합니다. 자동차판매연대노동조합_금속노조_가입승인을_촉구하며.hwp
-자본이 갈라놓은 노동자간의 대립과 분열에 맞서 노동자는 하나로 투쟁해야 합니다.
카마스터. 자동차를 판매하는 대리점 영업사원을 일컫는 말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서만 1만여명이 일한다. 카마스터는 원래 정규직이었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때 현대차가 구조조정 일환으로 처음 대리점 제도를 도입했다. 희망퇴직과 대리점 소사장제 중 택일을 강요받은 정규직 판매노동자 중 많은 수가 퇴직 후 대리점으로 이동했다. 직영점과 대리점에서 하는 일은 똑같았지만 처우에서 격차가 컸다. 직영점 정규직은 차를 팔지 못해도 받는 연봉이 상당하다. 이에 비해 대리점에서 일하는 판매노동자들은 노동조건이 대단히 열악하다. 기본급과 퇴직금이 없고 4대 보험 가입조차 안 돼 있다. 분기별로 월평균 세 대를 팔지 못하면 본사 차원에서 ‘부진자 교육’이란 명목으로 집합교육을 시킨다. 심지어 모욕을 줘서 퇴사를 종용하기도 한다.
대리점은 본사에서 대리점주와 판매도급 형태의 계약을 맺는다. 대리점주가 판매사원을 채용해서 운영하는 구조다. 현대·기아차 본사는 대리점 판매노동자 입사부터 퇴사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하며 지시 및 지휘 관리·감독을 한다. 입사시 본사 4박5일 집합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시험에 통과해야 대리점에서 근무할 수가 있다. 사번 판매코드도 본사에서 승인·발급해 주며 직급 및 승진 또한 본사에서 한다. 대리점 판매노동자는 직영점 정규직과 똑같은 패턴으로 운영되고, 본사에서도 직접 대리점주를 통해 각종 업무지시나 관리·감독을 한다. 대리점주가 한 달 수천만원의 수익을 얻는 반면 판매노동자들은 건강보험료가 연체될 정도로 생활이 어렵다.
참다못한 대리점 판매노동자들이 부당한 차별을 없애고 노동기본권을 보장받기 위해 전국자동차판매노동자연대(판매연대)를 만들었지만, 출범 직후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간부들이 해고됐고 본사와 대리점주는 무차별 탄압을 자행했다. 전국 도처에서 현대/기아자동차 자본의 탄압으로 자동차판매연대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 100명이 해고되었고, 지금도 자동차판매대리점 노동자들은 본사와 대리점주에게 온갖 모욕과 수모를 당하며 굴종의 삶을 강요당하고 있다.
더 이상 대리점 판매노동자들의 힘만으로는 버겁다. 현대/기아차 자본과 대리점주들에 맞서 정규직과 대리점 판매노동자들이 함께 힘을 모으는 것만이 유일한 활로다. 노조활동을 이유로 해고된 수많은 판매노동자들이 일터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함께 싸워야 마땅하다. 다행히 현대·기아차에는 한국 최대 정규직 노조가 자리잡고 있다. 정규직노조와 비정규직인 판매연대가 단결하면 부당한 노동착취와 탄압을 시정하고 노조활동을 보장받는 길이 열린다.
그런데 판매연대가 금속노조에 가입을 신청했음에도 현대차지부 산하 판매위원회의 반대로 가입을 승인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비정규직 당사자들이 어렵게 만든 노조의 상급단체 가입 문제를 두고 이렇게 내부 갈등으로 시간만 끈다면 현대/기아차 자본만 희희낙락할 뿐이다. 자동차판매연대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은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재벌 자본에 의해 양산돼온 외주하청 형태의 왜곡된 고용구조가 한국 노동시장 양극화를 고착시켜온 주범인 만큼 모두가 판매연대 투쟁에 함께 연대해야 한다. 현대/기아차 자본의 힘이 막강하므로 금속노조와 함께 비정규직 문제 개선과 해결을 바라는 시민사회단체도 힘을 보태 현대/기아차 자본의 정규직, 비정규직 분열 책동을 분쇄해야 한다.
자본이 갈라놓은 노동자들간의 대립을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노동자의 분열과 대립을 노동조합이 단결과 연대로 넘어서지 못한다면 민주노조로서의 대의명분과 사회적 신뢰는 위태로워질 수 밖에 없다. 특
히 비정규직 투쟁을 외면하는 노동조합과 노동운동은 자본과의 투쟁에서 이기기 어렵고 국민들로부터도 외면받고 고립되기 십상이다. 금속노조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한국을 대표하는 민주산별노조다. 금속노조의 노력이 있었기에 한국 사회의 민주화가 진전됐고 노동인권이 이만큼 나아지기도 했다. 1천만 비정규직 시대 금속노조의 사회적 역할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는 민주노조운동의 본산인 금속노조가 상급단체로서 자동차판매연대노동조합의 가입을 절차에 따라 즉각 승인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우리는 자본과 권력에 맞서 비정규직과 함께 하는 금속노조 동지들의 힘찬 투쟁을 응원하며 판매연대 가입 문제가 잘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
2016년 11월 24일 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크워크 광주광역시비정규직지원센터, 구로구근로자복지센터, 경기북부노동인권센터, 당진시 비정규직지원센터, 대전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부천시 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서울노동권익센터, 수원시 비정규직노동자복지센터, 안산시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영등포산선 비정규노동선교센터, 우리동네노동권찾기, 울산동구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음성노동인권센터, 익산시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인천비정규노동센터, 전주시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청주노동인권센터,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이상 19개 단체)와 전남 비정규직노동센터 전경진 노무사(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