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현저한 기온의 차이는 노인 들의 적응력이 불량하기 때문에 자칫 면역성의 저하를 가져오기 쉽다.
감기에 잘 걸리는 것도 알고 보면 면역력의 저하 때문이다.
일반감기는 보통감기(common cold) 또는 상기도 감염증(upper respiratory tract infection, URI)이라고 하는데 의사 들 사이에서는 흔히 URI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아직 감기에 대한 치료제는 없다. 만약 좋은 감기약이 개발 된다면 노벨 의학상 감이다. '감기 좀 빨리 낫게 주사약을 써 달라'느니, '항생제를 써 달라'느니 하는 것은 감기의 속성을 몰라서 하는 이야기다. 대개의 감기는 바이러스라는 약한 미생물이 원인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인체의 면역력 때문에 저절로 낫는다. '병원에 가면 10일, 안가면 열흘'이라는 말은 사실에 가깝다.
의사가 하는 일이라는 것은 고작 발열, 두통, 기침 등의 고통을 덜어 주는 소위 대증요법을 해 주는 것 뿐이다.
대증요법은 증세를 완화해주는 치료 법이란 뜻으로 대충 치료하는 대충요법이라는 우스게 말로 그 의미가 대변된다.
바이러스 침범으로 약해 진 부분에 이차적으로 다른 세균이 염증을 일으키면 그 때는 항생제를 써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감기는 예방이 중요하며 몸을 항상 따뜻하게 유지하고, 평소보다 손발을 더 자주 씻고, 사람 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되도록이면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 평소에 바이타민 C를 500-1000mg 정도 씩 복용 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보통 감기에 비해 유행성독감은 그 전염성이 훨씬 강하고 합병증도 더 많이 생긴다. 이를 인풀루엔자(Influenza)라고 부르며 유행하기 한 두 달 전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 고혈압, 천식, 심장병 등을 앓고 있는 사람 들은 면역성이 저하되어 있어 더 쉽게 독감에 걸리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접종 하여야 한다. 아주 특별한 체질이 아니라면 모든 노인은 매년 접종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정책이다.
예방 접종으로 100% 예방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앓더라도 좀 더 쉽게 앓고 합병증도 적어진다.
환절기에 자주 따끈하게 목욕을 하고 땀을 내는 것이 좋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확실히 답하기가 곤란하다. 물론 몸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잦은 목욕으로 피부의 지방질이 너무 없어지면 피부가 건조해지며 특히 노인에서는 겨울철 피부 가려움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목욕 횟수를 줄이고, 어린이용 비누를 쓸 것이며,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예방과 치료의 원칙이다.
'노인가려움증'을 일명 '겨울철가려움증'이라고도 하는데 피부건조가 원인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지만 피부에 적당량의 기름기(때)를 유지 하는 것도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이 될 지도 모른다.
목욕과 더불어 환절기 수영장 출입도 문제점들이 있다. 수영장 속에는 여러 가지 잡균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으므로 요로감염증을 앓고 있는 노인 여성 들은 자신과 남을 위해서 출입을 삼가야 한다. 특히 요실금이 있거나 방광염 증세가 있는 여성은 주의하는 것이 좋다. 수영장이나 목욕탕 물은 아무리 소독을 잘 하더라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불결하다.
환절기가 되면 많은 사람 들이 우울함을 느낀다. 계절성 감정병(seasonal affective disorder)으로써 앞자만 모으면 SAD라는 글자가 되어 '슬프다, 우울하다'라는 뜻이 된다. 이 병은 우울증의 일종인데 아마도 일조량의 결핍과 관련이 있지 않나 하는 견해가 있다.
따라서 예방을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햇볕을 쬐는 것도 좋을 것이다. 환절기의 햇볕은 자외선의 피폭량이 여름철 보다는 적지만 SPF 15 이상의 햇볕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SPF15 이상이면 성능에 큰 차이가 없으므로 너무 숫자가 많은 제품을 고를 필요는 없다. SPF는 자외선차단지수를 말한다.
그 이외에도 노인 들이 환절기에 조심할 사항으로 낙상 예방을 뺄 수 없다.
기온의 저하 탓에 관절의 기능도 저하 되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음지나 계단에 살얼음이 얼어 미끄러지기 쉽다. 낙상은 예방이 중요하며 일단 낙상으로 인해서 엉덩관절이나 척추관절이 골절이 되면 그 합병증의 위험은 상상을 초월한다.
70-80세 이상의 노인에서 큰 관절이 골절되면 그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율이 일년에 40%를 상회한다.
환절기가 되면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이 호흡기질환이다. 감기나 독감은 물론이고 기존에 천식을 알고 있던 환자나 담배를 오래 피워 만성기관지염을 앓고 있는 노인 들은 각별히 더 조심해야 한다.
이런 사람 들은 폐렴에 더 잘 걸리며, 유감스럽지만 지금같이 개화되고 의학이 발달한 시대에도
호흡기질환의 종착역은 폐렴이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율은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율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폐렴(특히 폐렴균에 의한 폐렴)은 평생 한 번만 예방접종을 하면 되지만, 예방 접종의 여부를 확인 할 수 없을 때는 무조건 한 번 더 접종 하는 것이 최선이다.
노인의 개념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人生七十古來稀'라고 했지만, 지금 70살은 새로운 개념의 청년이다.
그러나 자기의 건강 여건을 염두에 두지 않은 무모함은 화를 부른다. 이런 환절기라면, 새벽녘에 안개 속에서 골프를 치는 것이 더 이상 낭만이 아니라 생명을 거는 무모함이 될 수 있다.
중용을 지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살살 달래 가면서, 건강한 노년을 행복하게 만끽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