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나라의 인사말 (1)
어느 나라에서나 인사말은, 하루에 세 번 식사하는 것과 같이, 아침, 낮, 저녁 세 번(또는 밤까지 네 번) 하게 되는데, 그 인사말에 공통성이 있는 것도 있지만 다른 것도 있어서 비교해 보면 재미가 있다.
어느 민족이나 나라에서도 인사말은 그저 인사를 하는 말일 뿐, 그 말의 문자적인 뜻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예를 몇 가지 들어 본다.
1) 영어- Good morning(아침), Good day(낮), Good evening(저녁), Good night(밤)
2) 독일어- Guten Morgen, Guten Tag, Guten Abend, Gute Nacht
3) 프랑스- Bon Matin, Bon Jour, Bon Soir, Bonne Nuit
4) 중국- 早安(쟈우안; 이른 아침에 평안하십니까)
5) 일본- お早うございます, こんにちは(今日は), 今晩は
6) 한국- 안녕하십니까. 아침 잡수셨습니까, 점심 ..., 저녁 ...
이상에서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일본어(낮과 밤 인사)는 아침, 낮, 저녁, 밤의 시각을 나타내는 말일 뿐 어떤 의미를 가진 내용이 없다. 그리고 영어인 경우는 명사 형용사 등에 격이 없으므로 그 시각이 주격인지 대격인지도 모른다. 독일어의 격(Guten)을 보아서야 그 뜻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다. 즉 영어의 Good morning 은 “좋은 아침입니다”란 뜻이 아니라 “좋은 아침을 (가지십시오)‘란 뜻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부언할 것은 우리 민족의 오랜 인사말은 아침 낮 저녁 모두 식사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아침에는 “아침 잡수셨습니까?” 낮에는 “점심 잡수셨습니까?” 저녁에는 “저녁 잡수셨습니까?” 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은 영어의 “How are you”에 해당되는 것이나 문자적으로는 식사 여부를 묻는 말이다.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가난했기에 식사 여부를 묻는 말이 인사가 되었는가? -
-그렇다! “금강산도 식후경”, 세상에서 먹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는가? 우리 조상들의 인사말은 지극히 현실적인 것 아닌가?
첫 만남의 인사말(2)
사람이 쓰는 말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는 인사말은 모두가 그 민족이나 종족의 심성과 정감을 나타내는 것인데, 그 표현하는 말의 문자적인 뜻은 같지 않다. 예를 몇 가지 들면 다음과 같다:
영어- Nice to meet you / glad to meet you.
독일- Sehr erfreut / Es freut mich sehr Sie zu sehen.
프랑스- Enchante / Je suis heureux de vous rencontrer
한국 - 처음 뵙겠습니다
중국 - 見到你很高興 (당신을 만나서 매우 기쁩니다)
일본 - 始めまして(처음입니다)
-위의 예에서 보면, 한국과 일본의 인사말은 단지 처음으로 만났다는 사실의 진술인데 대해, 영미인 프랑스인 독일인 중국인의 경우에는 반가움의 정감을 나타내는 차이점이 있다.
작별 인사의 여러 형태(3)
여러 나라 국민의 작별 인사도 비교해 보면 재미있고 교훈적이다.
1) 한국- 안녕히 계십시오. 안녕히 가세요.
2) 영어- Good-bye, So long. See you again.
영어권 사람들에게 가장 일반적인 인사말이다. 이 말에서 ‘Good'는 그 어원이 ’God'이어서, 그 본래적인 의미는 “(May) God be with you"(하나님이 당신과 함께하시기를 빕니다)이다. 이것은 기독교 신앙이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구미사회에서는 가장 자연스럽고 익숙한 인사말이나 점차적으로 신적인 요소가 약화되면서 ‘So long' ‘See you again' 등이 함께, 혹은 더 쓰이게 되었다.
3) 독일어- Auf wiedersehen. 문자적으로 “다시 봅시다”로서 헤어지는 섭섭함에 다시 만남의 기대를 더하는 인정을 보이는 인사말이다.
4) 프랑스- Au revoir.
5) 중국- 再見(쟈이젠). 독일인의 작별 인사와 같은 뜻이다.
6) 일본- さようなら(左樣なら, 사요나라). 이 인사말의 문자적인 뜻은 ‘그러면’ 하는 말로서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인사말이다. 즉 미완성의 말이다. 그 뜻을 보완한다면 그 다음에 “안녕히 가십시오”나 “다시 만납시다” 등의 실질적인 요소가 함축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불교에서는 인생의 두 가지 큰 사실을 “生者必滅 會者定離”(출생한 사람은 반드시 죽고,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라고 하여 재회를 말하지 않고 있으나, 기독교 신앙에서는 성도들이 천국에서 다시 만남을 말함으로 이 세상에서의 작별인사는 결국 잠정적인 것으로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