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할 때부터 날씨가 그리 좋지는 않았다.
해는 거의 보이지 않는 흐린 하늘에 간간이 눈발이 날리기도 했다.
알타이공화국 들어서자 마자 수도인 '고르노알타이스크'가 나타났다.
러시아내 한 공화국의 수도이긴 하지만 인구 5만 정도의 아주 작은 도시였다.
거기서 간단히 끼니를 때운 후 알타이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 남쪽으로 더 깊이 내려갔다.
가장 경치가 좋은 곳은 거리가 너무 멀어서 이번에 가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관광지 몇 군데 중에 가까운 한 곳을 정해서 가기로 했다.
나는 그렇게도 오고 싶었던 알타이를 본 것만으로도 만족했기 때문에 어디를 가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알타이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여름에 와야 한다는 사실은 느낄 수 있었다.
가는 길에 지니스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동안 러시아인에 대해서 이해하기 힘들었던 많은 것들을 물어 보고 진솔한 답을 들었다.
시베리아 체류 일 년 365일 중 조금 과장해서 364일이 러시아와 러시아인에 대해 짜증나고 불만족스러운 것이었지만,
마지막 365일째 지니스라는 러시아 친구로 인해 나의 모든 부정적인 마음이 눈녹듯 사라지고 러시아와 러시아인은 매력있는 나라이고 민족이라는 생각이 싹트기 시작했다.
당신이라면 그럴 수 있겠는가?
자기 나라를 싫어하는 외국 친구를 위해 눈내리는 길 800킬로, 왕복 1600킬로를 자기 차로 태워서 그 친구가 가장 보고싶어 하는 곳을 구경시켜줄 마음이 있는가?
그런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면,
러시아인을 좋아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지니스, 정말 고맙다!!!

고르노 알타이스크 시를 벗어나서 목적지로 향하는 갈래길


눈발이 조금씩 날리기 시작한다.

알타이의 시골 풍경이다.
산을 등지고 작은 마을이 있고 마을 앞에는 냇물이 흐르는 내 어릴적 동네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알타이의 시냇물에 세수를 하고 싶어서 내려갔다.
한국에서 수천 킬로 떨어진 곳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만큼 친근한 풍경이었다.



길을 따라서 계속 산으로 올라가니 꽤 큰 호수가 나왔다.
이곳이 상수원이라고 했다.



물은 맑고 고요했다.
성수기인 여름철이 아니고 날씨도 흐려서 놀러온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ㅎㅎ

돌아오는 길에 드디어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10월인데 눈이 내리기 시작하니 금세 쌓인다.

돌아오는 길에 발견한 간이 식당이다.
잠깐 차를 세우고 이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이것저것 맛있게 먹고 다시 노보시비르스크로 돌아왔다.
첫댓글 까페지기님만 계셔셔 그런지 그냥 우리나라 한적한 산골과 비스한 느낌이네요 ㅎ
알타이에서 느낀게 그겁니다~
우리나라 산골 같다는거~
우리말이 우랄-알타이 어족에서 어쩌구 하는데, 여기랑 상관이 있나요? (무식한 질문 입니다만... ㅎㅎ)
예 맞습니다~ 바로 그 알타이 입니다.
지금 간 곳이 알타이 산맥이고 이 곳에서 서쪽으로 더 가면 북극해 연안에서 남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인 우랄산맥이 있습니다.
우리가 배운게 '우랄 알타이'라서 둘이 엄청 가까운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어는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언어로 보고 있고, 우리의 언어적 민족적 기원이 바로 이 알타이산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