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어록 1
1.노벨평화상 수상 소감 중에서 ( 2000. 10. 13 )
....오늘의 영광은 지난 40년 동안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남북간의 평화와 화해협력을 일관되게 지지해 준 국민들의 성원의 덕분입니다.
이 영광을 우리 국민 모두에게 돌리고자 합니다. 우리 국민과 더불어 이러한 노력을 성원해 준 세계의 민주화와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시민들에게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인권과 민주주의,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그리고 아시아와 세계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서 계속 헌신하고자 합니다...
2.찬란한 희망의 21세기를 향하여- ( 1999. 1. 1 대통령 신년사 중에서)
“…… 그간 국내는 물론 우방국가와의 관계에서 혼선을 거듭 하던 대북한정책 역시 지난 10개월 동안에 과거 어느 때보다도 안정되었고 또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안보와 화해·협력을 병행추진하는 ‘국민의 정부’의 정책은 가장 적절한 대북한정책으로서 국민과 세계가 지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한편으로는 잠수정 침투, 미사일 발사나 지하 의혹시설 구축 등 도발행위를 거듭하고 있으며, 다른 한 편으로는 금강산관광을 비롯한 남북한간의 교류협력을 시작하고 있고, 여러 분야에서 조심스럽게나마 변화의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우방국과 공조하여 철저한 대비태세를 게을리하지 않겠지만, 그들의 긍정적인 태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포용의 자세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입니다 ……”
3. CNN 위성방송 기조연설문 전문 ( 1999. 5. 5 )
제10회 World Report Contributors Conference 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먼저 이 자리를 빌려 대통령 취임 이후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과 국민들이 우리국민에게 보내준 격려와 지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난 1년여 동안 한국은 참으로 힘겨운 길을 걸어왔습니다. 온 국민이 함께 고통을 나누며 강도 높은 경제개혁을 추진해왔고, 이제 그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정도로 만족해서는 안됩니다. 지금까지 추진해 온 개혁을 보다 철저히 완수하여 한국경제를 본격적인 재도약의 궤도에 올려놓아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곧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한국’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될 것입니다.
또한 나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대북포용정책, 즉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왔습니다. 한국정부가 추진해 온 대북포용정책으로 남북관계는 대한민국 역사상 그 어느 때 보다도 큰 진전이 있었습니다. 금강산관광으로 상징되는 대북 접촉으로 약 6만명이 금강산을 다녀왔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 한해 동안 3천3백명이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이는 지난 9년 동안의 방북인원 모두를 합친 2천4백명을 훨씬 상회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활발한 인적교류는 독일의 경험에 비춰봐서도 매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앞으로 더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함께 남북한과 미·중이 참여하여 열리는 4자회담과 판문점 장성급 접촉, 그리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다루는 미·북 회담 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남북 당국간회담의 재개를 위한 분위기가 조성되어가고 있습니다. 북한은 또 작년 헌법개정을 통해 개인소유의 범위를 확대하는 등 사회주의적 시장경제 요소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렇게 긍정적인 측면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동해안 잠수함사건이 발생했었고, 미사일 발사나 금창리 지하의혹시설 같은 부정적인 일도 일어났습니다.
우리는 결코 북한이 선의만을 가지고 대하리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에 대하여 성의를 가지고 대하면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실사구시적 입장에서 공정한 대북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대북포용정책을 포괄적으로 추진하자는 것입니다.
나는 우리의 대북포용정책을 작년 두 번의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클린턴 미국 대통령에게 설명했고, 적극적인 지지를 얻은 바 있습니다. 일본의 오부치총리로부터도 지지에 대한 약속을 받았습니다.
중국의 장쩌민 주석도 우리의 대북포용정책이 최선의 대안임을 인정하였습니다. 러시아도 이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 달 중 옐친대통령을 만나서 이를 재확인할 예정입니다.
세계의 언론인 여러분!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된 지 반세기가 지났습니다.
분단의 원인이 된 냉전적 국제질서는 미국과 러시아의 화해로 오래 전에 종식되었습니다. 오직 한반도에서만 적대와 반목 속에서 대결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냉전구조를 그대로 두고서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은 이룩되기 어렵습니다. 한반도에서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접근법을 모색해 나가야 합니다. 다음의 5가지 과제가 한반도 주변국과의 협력과 공조를 바탕으로 해결되어야 합니다.
첫째, 남북간 대결과 불신의 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전환시켜 나가야 합니다. 이는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를 통해 이룩한 화해, 불가침, 교류협력의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둘째, 미국과 일본이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정상화하는 과정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미국과 일본이 꼭 서울을 거쳐 평양에 가야 한다거나, 미·일보다 우리가 먼저 북한을 접촉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점은 전임정권들과는 그 입장이 분명히 다른 것입니다. 우선 미·북간의 제네바 합의를 쌍방이 성실하게 이행하면서 상호 위협을 감소시키고, 관계를 개선해야 합니다.
셋째, 북한이 안심하고 변화와 개방을 추진하여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여건과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합니다. 미·일·중·러 등 한반도 냉전과 관련된 국가들은 물론 가능한 많은 세계의 국가들이 북한과 교류하여 북한에 햇볕이 많이 들도록 해야 합니다.
넷째, 한반도에서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통제·제거하고 군비통제를 실현해야 합니다. 이는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의 핵심이자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선결과제입니다.
다섯째, 현재의 정전체제를 남북간의 평화체제로 바꾸어야 합니다. 한반도에서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이 서로 오가며 돕고 나누는 ‘사실상의 통일’(de facto unification) 상황이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상의 5가지 사안은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를 위한 근본문제로서 서로 밀접히 연관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포괄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모든 당사자들이 안보는 물론 정치, 외교, 경제, 통상 등 관련사안을 포괄적으로 주고받는 협상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문제와 같은 긴급한 당면현안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근본적인 문제를 병행해서 해결할 때만이 북한은 안심하고 자기 손에 있는 카드를 내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의 언론인 여러분!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우리는 북한에 대해 호의를 기대하는, 그 어떤 환상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현실적인 대북정책은 북한으로 하여금 전쟁을 포기하게 하고, 북한 스스로 평화공존의 길을 택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포괄적 접근과 대북포용정책은 한반도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반도문제는 7천만 한민족에게는 생존에 관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한반도문제는 기본적으로 한민족의 뜻에 따라 남북 당사자간의 대화를 통해 해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대한민국 정부의 대북포용정책과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를 위한 포괄적 접근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김대중대통령의 발자취를 보면 볼 수록 제가 너무 그분에 대해 무지했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러면서 현대통령이 김전대통령의 뒤를 잇고자 애쓰고 있음에도 그는 너무 힘겨워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운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