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무사히 볼 수 있도록 힘을 써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려요.
그리고 오늘 아침, 잠의 유혹에서 당당히 일어나 준 두 다리에게도 칭찬을..
아..죄송합니다. 시상식 소감처럼 되어 버렸네요.
그도 그럴것이, 월요일부터 '하울의..'를 보려고 계속 시도를 했는데
알람을 끄고 다시 자버리는 바람에 오늘까지 온 것이거든요.
그동안 캐뱅 식구들이 '하울의..'을 보러오는 어린아이들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주신 바 있어서,
아예 아침 일찍 제일 빠른 것으로 보자- 라고 마음을 먹었었는데요.
(아침이라면 늦잠자는 어린아이들은 없을테지- 라는 생각에.;)
오늘은 인천CGV가 '하울의..'를 마지막으로 올리는 날이라 일어났던 것 같아요. 힛.
솔직히 자막판과 더빙판 둘 중에 하나를 본다면 무엇을 봐야할지 고민 많이 했어요.
김영선님, 손정아님, 엄상현님, 김서영님, 기타 출연진분들 (특히 김영선님!!) 너무 좋아하지만,
이미 본 친구들은 자막을 보라고 엄청나게 부르짖어서 말이죠.
시간표를 보니 자막판이 8시 40분, 더빙판은 9시 20분이 첫 타임이었는데,
제가 영화관에 도착한게 8시 20분이었으므로 자막판을 먼저보기로 하고 더빙판은 두번째 타임인 11시 50분거로 예매했습니다.
흠흠,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서론이 너무 길었지요..ㅠ)
자막판에 대한 결론적인 제 감상은,
무난하게 좋았다- 정도인 것 같아요.
제 친구 중 한 녀석이 기무라 타쿠야(이하 기무라상)의 팬이지만, 어제 전화통화로
"흠, 그냥 그랬어. 아니 역시 좋았어."라고.;
처음은 본심이고, 나중은 나름대로 편을 든 거 같았지요.
'하울'이란 캐릭터가 워낙 매력 있어, 기무라상의 약간 어색한 면도 커버가 되는 듯 했습니다.
전 원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만드는 애니의 모든 남자주인공은
전부, 좋아하게 되어버리거든요. 무슨 마법같이..;;(아..하쿠..! 아시타카..!!)
아, 초반에 하울이 소피를 잡고 하늘로 둥실-떠올라 걷는 장면에선 외마디 탄성이 나왔답니다.
너무 환상적이었어요. 저번 주말에 서점에 가서 원작 소설을 사서 읽었었는데,
원작을 읽으면서 제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멋졌습니다.
캘시퍼는 원작 소설에서 묘사하는 모습과 정말 닮았더군요.
손을 뻗어서 장작을 집어 자기쪽으로 끌어다놓는 그 귀여움이라니요. 훗.
'황야의 마녀'의 목소리는 처음에 남자같아서 좀 놀랐지만 곧 익숙해졌답니다.
아무래도 자막판은 목소리를 듣는데 열중하기보다,
작품을 이해하고 한 장면이라도 빠뜨리지 않고 가슴 속에 새기기 위해서 열심히 눈을 굴렸어요.
역시, 역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네요. 영원히 작품을 내신다면 좋을텐데요.
자막판을 보고 한 시간정도 빵과 커피, 원작과 함께 기다리다가
드디어! 더빙판을 보러 들어갔습니다.
그런데...이 무슨 운명의 장난일까요.ㅠ
아침 일찍 예매를 해두어서 좋은 자리였긴 했지만, 온통 얘들, 얘들 천지였습니다.(거의 만원;)
제 옆도 앞도 뒤도 모두 얘들과 어머니들.
전 평소에 어린아이들을 엄청 좋아하지만요...그래도....그래도.......ㅠ
하는 수 없이 조금이나마 집중하기 위해 가방을 부여잡고
앞쪽(제가 보기엔 중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여학생들 쪽)으로 가서 앉았습니다.
고개를 꽤 들어야 했지만 원래 자리보단 나았어요.
여전히 아이들이 울고 떠들고 질문하고 소리지르고 영화 전의 주의사항에도 자지러지게 웃고-
(뭐가 웃긴건지.;)하는 상황 속에서 저는 자기 암시를 걸었더랍니다. 집중하자. 집중하자..!
더빙판, 좋았습니다. 엄청 좋았습니다.
김영선님께 다시 한번 빠지게 되었다죠.
인간이 낼 수 있는 가장 매력있고 멋있는 목소리구나-하고 보는 내내 생각했습니다.
기무라상이 '하울'이란 캐릭터의 매력에 힘입어 성우로서의 첫 테이프를 성공적으로 끊었다고 한다면, 김영선님은 '하울'의 매력을 몇 배나 더 더 크게 부각시키셨다고 할까요.
정말, 영화가 끝날 때까지 손으로 입을 막고 있었습니다. 풉.
김서영님의 '기다리쇼.'와 엄상현님의 '떨어진다. 진짜 떨어진다.'도 역시 추천받은 부분답게
너무 좋았어요. 특히 그 '기다리쇼.'는 언제까지나 꼭 간직해두고 싶을 정도예요.
킹스베리에서 손님이 몇 명쯤은 더 찾아와도 좋았을텐데요.
김서영님의 '기다리쇼.' 좀 더 들을 수 있도록.
집에 오는 길에 그 두 영화표를 등을 마주대고 코팅을 했어요. 책갈피로 쓰려고요.
오늘 느낀 이 가슴이 터질 것 같은 행복을 오래도록 간직하기 위해,
제가 부리는 요행 중의 하나랄까요.
보지 않았다면, 정말 정말 후회했을 거 같아요. 추천해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저는 꽤 게으르고 꿈만 꾸고 의지라곤 없어서,
바라는 걸 위해 노력은 않으면서 꿈꾸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을까봐 두려워했어요.
오늘 '하울의..'를 보고 느낀 것 중의 가장 큰 조각을 찾아본다면,
소피처럼 적극적으로 용기있게 앞으로 나아가보자- 라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 언젠가, 저한테도 하울처럼 멋진 사람이 나타나지 않을까요^ ^
첫댓글 하울의 움직이는성은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던 거지요.. 우리나라 더빙판이 있었나요? ;;
ㅠㅠ;위에님아;; 나온지 오래됬다는-_-;ㅎㅎ 더빙판이들어오고나서 거의몇일지나고선 들어온거아니면 하루지나고들어왓쬬;ㅎㅎ
하울의 움직이는 성 더빙..정말 최고라고 생각해요..^^ 인천에서 마지막이었군요...이럴줄 알았으면 한번더 보러 가는건데...에구..DVD로 만족을 해야겠네요....TT
혹시 메가박스에서 보셨나요?저 보러갔을 때도 구자형님께서 비상구 안내하실 때 애들이 막 웃더라구요.게다가 중간에 필름을 누가 비볐는지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소리가 작아지더라구요.도대체 필름 관리를 어떻게 하는 지...그래서 저 다시 메가박스에서 더빙판 안 볼겁니다.
메가박스 비상구 안내가 구자형님입니까?;;;; 전혀 몰랐다는!!;ㅁ;
[김정훈aka이가람] 노래방새우... 님> 구자형 님 맞아요. 저 역시도 '하울의...'를 보러 극장에 갔을 때 시작 전에 듣던 기억이 납니다.
아니..구자형님이라니..도대체 메가박스에서 어떤 일이 있었기에....
아니!!! 구자형님이랍니까!?!????? 앞으로 꼭 비상구안내는 새겨들어야겠군요!~!!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지방까지는 더빙판이 개봉 안해서 얼마나 부러운지 ㅠ_ㅠ 빨리 비디오로 출시 되었으면... 나도 듣고 싶다~~ 센과 치히로의 영선님을 잊을 수가 없기에~~^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