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기사/KBS 작가>
전남 구례의 깊숙한 지리산 자락,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둘러싸인 '피아골'에는
수려한 산세만큼이나 자랑할 만한 아가씨가 있다.
29살의 꽃다운 나이에 피아골을 누비며 '처녀 이장'으로
맹활약 중인 김미선(29) 씨!
피아골에서 나고 자란 미선 씨(29)는 외지에서 대학을
마치고 스스로 고향으로 돌아왔다.
마을 어르신들의 강력한 추천으로 27살에 이장으로 선출되고
2년의 임기 후에 재선까지 당당하게 당선!
무슨 일이 일어나기가 무섭게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마을일에 앞장서니
피아골은 그야말로 태평성대가 따로 없다!
미선 씨(29)의 분주한 일상 뒤에서는 묵묵히 그녀를
지켜봐주고 도와주는 가족들이 있다.
든든한 동반자 동생 지혜(25) 씨와 애영(20) 씨
그리고 부지런하고 올곧은 부모님까지.
유독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보낸 터라
세 자매는 어려서부터 밭일이며 집안일,
식당일을 돕는데 도가 텄지만
그런 세 자매를 바라보는
부모님의 마음은 미안함 반, 대견함 반이다.
피아골의 전성시대를 꿈꾸며
오늘도 이른 아침부터 동네 곳곳을 누비는
처녀이장 미선 씨(29)의 야무진 포부를 만나본다.
# 피아골에는 꽃처녀가 살고 있다
전남 구례. 어머니의 품같이 아득한 산새에 둘러싸인 마을 '피아골' 에는
꽃다운 나이의 처녀 이장 미선 씨(29)가 살고 있다.
피아골에서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낸 미선 씨(29)는
외지에 나가 대학을 졸업한 후, 곧장 고향으로 돌아왔다.
도시가 아닌 고향 땅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기 때문!
미선 씨(29)의 꿈은 다름아닌 고향마을 피아골의 '평화' !
마을이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주민들 간에 크고 작은 다툼이
생겨 불협화음을 내고 있던 차..
미선 씨는 "어릴 적 한 가족처럼 지내던 우리 마을로 돌아가요!" 라며
울부짖은 결과! 당당히 최연소 마을 이장으로 선출되었다.
27살에 처음 시작한 이장 일이 2년 임기를 꽉 채운 후에도 재선임 되어
벌써 경력 3년차 이장님이 된 미선 씨(29).
민원, 시설 보수, 개발 사업 등 마을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미선 씨(29)의 발길이 안 닿는 곳이 없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피아골에는 꿈같은 평화가 찾아왔고
이제 마을 어르신들에게 미선 씨(29)는
어디 내놔도 자랑스럽고 아까운 '우리 이장님' 이다.
# 세 자매의 청춘일기
미선 씨(29)네 집 마당에는 소나기에 가랑잎만 떨어져도
'까르르' 웃음소리가 마을 전체로 새어 나온다.
장성하면 농촌 마을을 떠나기 바쁜 젊은이들이 대부분인 요즘,
미선 씨네 집에는 20대 세 자매가 늘 함께하기 때문인데..
털털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의 첫째 미선 씨(29)와
기계면 기계, 회계면 회계 못하는 게 없는 똑순이 둘째 지혜 씨(25)
그리고 맛있는 요리와 애교로 언니들의 마음을 녹이는 막내 애영 씨(20)
세 자매의 우애는 대한민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것!
시골에서는 눈코뜰 새 없이 바쁜 6월.
올해 대학교에 입학해 외지에서 대학생활을 하는 막내 애영(20) 씨도
매주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집을 찾고,
세 자매는 모였다 하면 산나물 채취에 도배, 장 담그기까지
부모님의 도움 없이도 척척 해내는 일당백의 아가씨들이 되었다.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어릴 적부터 부모님을 도와
밭일과 식당일을 거들면서 일찍 철이 들어버린 세 자매.
한창 예쁘게 꾸미고 싶고,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싶을 나이에
집과 마을을 오가며 일 하느라 바쁜 딸들을 지켜볼 때마다
부모님은 몰래 가슴 아픈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부모님을 닮아 부지런함과 성실함으로
학창시절을 보낸 세 자매 덕분에
미선 씨(29)네 집에는 그 어렵다는 자식농사가 풍년이다.
# 피아골 처녀이장 나가신다~!
미선 씨(29)가 유년 시절을 보낸 피아골은 그야말로 천국이었다.
식당일로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미선 씨네 세 자매는
옆 집 할머니가 도맡아 돌봐주시고,
서러운 일이 생겨도 울면서 이웃집에 달려갈 정도로
이웃간의 정이 두터운 마을이었기 때문.
그러던 중, 마을이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서로 경쟁하는 사이
이웃 간에 크고 작은 갈등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미선 씨(29)는 이러한 변화가 안타까워 아버지의 뒤를 이어
기꺼이 이장으로서 우리 마을을 바꿔보겠노라! 굳게 마음먹었다.
주민들에게는 딸이요, 손녀 뻘인 미선 씨(29)가
피아골 마을 전체가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밤낮으로 궁리하고,
민원이면 민원, 보수 공사면 공사,
공지가 떨어지는 대로 척척 피아골로 가져오니
면사무소 직원들은 열혈 이장 미선 씨(29)에게 두 손 두발을 다 들었고
마을 어르신들은 어느새 경쟁이 아니라 화합으로
마음을 한데 모을 수 있었다.
그러나, 미선 씨(29)라고 왜 열혈이장의 면모만 있겠는가!
어르신 댁에 핀 꽃 한 송이에도 마음을 뺏기고,
새끼를 낳은 강아지에게 따뜻한 미역국을 손수 끓여주는 등
마음씨만은 천상 여자인 미선 씨(29)!
이러한 고운 마음씨가 피아골 처녀이장의 힘이요, 섬세한 리더십의 근원일 것이다.
만물이 푸르러가는 6월! 마을의 태평성대를 외치며
미선 씨(29)의 스쿠터는 오늘도 힘차게 피아골을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