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
선생님의 교육 논의는 주로 선진과 후진이라고 하는 개인적인 관계에 더 강조를 두는 듯 합니다. 선생님이 상정한 ‘교육적 관계’란 틀의 속성이 원래 개인적인 관계에 기초한 것인지, 그리고 집단적인 역동성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응답:장상호
내가 말하는 개인은 서로가 다른 신체를 가지고 있고, 특정한 수도계에서 서로 다른 품위를 가질 수 없는 유기체들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나는 그런 개념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교육에서 항상 개인과 개인간의 일대일의 상황만을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 태면, 학교 내에서 한 명의 교사와 다수의 학생이 있는 공동체적인 교실의 상황도 나의 교육관에서 설명을 요하는 현장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단순히 한 명의 스승과 여러 명의 제자가 있는 방식으로 파악하지 않습니다. 나는 다양한 수도계에서 서로 다른 품위를 가진 학생들끼리의 교육적 관계의 활성화가 학생과 교사간의 교육적 관계 보다 더욱 주목해야 할 측면으로 봅니다. 그런 교육적 관계를 가능하도록 어떻게 집단을 조직하느냐 하는 것도 중요한 탐구과제의 하나입니다. 다만 나는 현 단계에서 그런 복잡한 집단적인 측면을 탐구하는 것을 이론화의 첫 단계에서 편의상 유보하고 있을 뿐입니다.
교육의 주체가 개인이냐 혹은 집단이냐 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나의 입장에 대해서 오해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노파심에서 한가지 분명히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런 오해는 특히 개인적인 것은 심리학적인 영역이고, 집단적인 것은 사회학적인 영역이라는 단순한 도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생길 가능성이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개인을 교육의 주체로 삼는 나의 입장이 심리학적인 것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도식은 심리학이나 사회학을 제대로 한 사람의 견해는 아닐 것입니다. 심리학적 사실과 사회학적 사실을 구분하는 것은 그런 일면적인 범주가 결코 아닙니다. 개인 속에 사회학적인 사실이 있고, 집단 속에 심리적인 사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들과 교육적인 것은 이론 전체의 맥락에 의해서 구분될 성질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