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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제와 노제(路祭) 역시 당연히 지내지 않는다. 기독교식 장례절차는 하관예배를 마치고 장지에서 돌아오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며, 돌아온 직후 초우제를 대신한 위로예배, 임종 5일차에 장지를 찾아 삼우제를 대신한 추도예배를 드리는 경우도 있으나, 안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기독교식 조문
1. 헌화용 꽃
앞서도 설명했지만, 기독교식 장례에서는 조문객들이 분향을 하지 않고 신위에 절하지도 않는다. 헌화(獻花)와 묵념(黙念)으로 대신하는데, 그래서 기독교식 장례에는 헌화용 꽃을 충분히(최소한 40~50송이 정도) 마련해두어야 하며, 화병 안에 얼음물을 채워서 꽃의 싱싱함이 오래가도록 관리해 주면 좋다. 유교식 장례인 경우에도 기독교인 조문객을 위해 헌화용 꽃을 적당량(20~30송이 정도) 마련해두어야 한다.
2. 화병(花甁)의 위치
장례식장 빈소에는 꽃을 담는 도자기 화병이 대부분 비치되어 있으므로 여기에 놓아두면 되는데, 기독교식 장례에서 꽃(花)은 향(香)을 대신하는 것이므로, 화병을 놓는 위치는 제단 중앙 향탁의 위치가 적합하다.
3. 조문방법
조문객이 빈소에 입장하면 화병에서 꽃을 뽑아 제단 위에 놓는다. 두세 걸음 물러서서 5~10초 정도 묵념한 다음, 상주와 맞절한다. 영정에 절을 해서는 안 되는데,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이 습관적으로 절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제단 옆에 『절은 받지 않습니다.』라는 팻말을 세워둔다. 헌화할 때 꽃봉오리의 방향이 영정 쪽을 향해야 한다는 주장(고인께서 향을 맡으셔야 한다는 주장)과 조문객 쪽을 향해야 한다는 주장(고인께서 보시기에 좋아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그러나 헌화는 본래 서양의 예법이며 예서(禮書)에 기록된 바가 없어 원칙이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이미 앞서 조문한 이들이 놓은 방향에 맞추어 놓으면 될 것이다. 기독교신자들 중엔 상주와 맞절하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도 있으나, 상주와의 맞절은 그냥 「인사」에 불과하므로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교회 등에서 단체로 조문 온 경우에는 그 때마다 예배를 드리므로, 장례기간 중 수시로 예배가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
일부 기독교인들의 오해
1. 기독교인은 수의(壽衣)를 입지 않는다?
무엇 때문에 그런 믿음이 생겼는지 모르겠으나, 기독교식 장례에서는 고인께 수의를 입히지 않는다고 믿고 있는 신자들이 간혹 있는데, 이것은 틀린 믿음이다. 귀신의 휴가기간인 윤달에 수의를 미리 준비하면 오래 사신다는 전통의 믿음이, 기독교적인 내세관에 어긋나기도 하고 인간의 생사화복(生死禍福)을 하나님이 직접 주관하신다는 기독교 교리에 위배되므로, 「수의를 미리 준비하는 것」을 하지 않을 뿐이다. 수의 자체는 고인께 입혀드리는 의복일 뿐, 그 어떤 미신적인 요소도 없다. 따라서 기독교에서는 수의 입히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다.
2. 기독교인은 염(殮: 시신을 결박하는 것)을 하지 않는다?
필자는 기독교인이며, 오랫동안 전통상례 예법을 공부해 왔으나, 염습은 기독교인들이 미신으로 혐오할만한 요소가 없다. 우리나라 여러 기독교 교단의 예식서에는 염하는 과정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에, 수의를 입힌 후 염은 하지 않고 바로 입관시키는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기독교 예식서에 염하는 과정이 생략된 것은, 지금은 위헌판결을 받고 사문화(死文化)된 「가정의례준칙」 때문이다. 기독교단의 예식서는 가정의례준칙을 기초로 하고 있는데, 여기에 나온 『심한 결박을 하지 아니 한다』는 조항 때문에 예식서에서 제외된 것일 뿐이다. 고인을 7번 결박한 다음, 그 위에 다시 21번 결박하는 것은, 그 이유를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시신학대에 가까운 「심한 결박」으로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시신을 그렇게 꽁꽁 결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인께서 생전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육탈(肉脫)되시라는 의미이다. 이는 비단 기독교인들 뿐 아니라 유교적 풍속을 따르는 가정에서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염하는 것은 기독교 교리에 위배되는 풍습이 아니므로, 거부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기독교식 장례 시 주의사항
고인과 유족이 전부 기독교인인 경우에는 철저하게 기독교식으로 지켜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가족 또는 친인척들의 영향으로 다소 개방성을 가지게 되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 예를 들어, 유교식 장례에서 기독교인 조문객을 위해 헌화용 꽃을 비치하듯이, 기독교식 장례에서도 분향과 신위에 절하는 것을 허용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이 모든 것은 가족들의 논의를 통해 결정하므로, 상조회사 행사참가자들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진행해주면 된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의전담당 초보자가 가장 잘 저지르는 실수가 이것이 맞고 저것이 틀리고 하는 식으로 자신의 지식을 과도하게 내세움으로써 유족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다. 기독교식 장례행사에서 행사의 주체는 유족이며, 진행담당자는 목사님이다. 상조회사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행사의 주체인 유족들과 행사를 진행하는 목사님을 돕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출처:한국장례지도사 http://cafe.daum.net/dsos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