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님들이 바닷가에서 살았던 탓인가요?
부모님이 남겨주신 삶의 시작은
음력생일로 기억되어왔습니다.
음력표시가 없는 말레이시아 달력으로
생일을 찾을 수 없어
컴퓨터 달력을 열어보니
참, 우연히도
음력생일과 양력생일이 따악 겹치드라구요.
이런 일이 몇 년에 한번씩 일어날까?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글쎄, 19년만에 한번씩 돌아온다는군요.
말하자면, 양력은 한달이 28~31일이고, 음력은 29~30일이라서
그 차이를 보정하는게 윤달인데
그 것 때문에 겹치는 날이 생긴다는 계산... 흠....
그런데, 그게 하루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사실
1992. 3. 27은 음력으로 1992. 2. 24(실제생일은 2. 23)이라서 꽝!
다음 겹치는 해는 2030. 3. 27인데. 역시 2030. 2. 24... 또, 꽝!
2049년까지는 살 수가 없고...
내 인생은 결국 두번의 꽝! 이구,
이번에 두번째이자, 마지막 로또당첨 ?!
꼭, 생일때문은 아니지만,
지난 주말 2박3일 일정으로 페낭여행을 갔었죠.
주변 리조트의 야경이 아름답고,
드넓게 펼쳐진 인도양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탄중 분가의 플라밍고호텔의 오션뷰 특실
분위기도 괜찮고, 가격도 착하고, 아침식사도 괜찮았습니다.
고속도로 양옆에 늘어선 팜오일 농장들이 즐비한
400키로, 다섯시간이 넘는 운전길에는
맑음, 흐림, 비, 갬 네 가지 일기예보(?)가
열번 이상 바뀌는 군요.
일년내내 계절변화가 없는 이 곳은
단 하루만에 변화무쌍한 날씨를 견디어내야 하니
자연의 오묘함이란...
잠시, 일본대지진을 생각해내며
우린 자연 앞에서 더더욱 겸손해야겠다고 생각해봅니다.
생일 전날은 하루종일 억센 비가 내렸습니다.
빗속에서도
수상 이슬람사원(Floating Mosque),
태국 불교사원,
버마 불교사원,
중국 절(극락사, 페낭힐: 조지타운이 내려다 보이는 높은 산에 위치),
서양과 일본 제국열강들의 침략사 흔적들을 돌아보고,
두리얀 농장에서 구토직전까지 가는 경험을 한 후
(바투 페링기에서 낙조를 보려는 계획은 비때문에 무산)
인도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날은 바로 생일날,
전망이 좋은 거니드라이브에서
마눌 스카프를 하나 사 주고,
전날과는 너무나 다르게
화창한 날씨에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져
거대한 철과 콘크리트 덩어리에 불과한
페낭대교 구조물마저 보석처럼 빛나 보였습니다.
그렇게...
내 인생의 마지막
듀플 버스데이는 지나갔습니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시간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