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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 부고환과 정관(전면상) |
사람의 고환은 1쌍의 타원형 기관으로 정자와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androgen)을 생산하며 음경 바로 뒤에, 항문 앞에 있는
음낭 안에 있다. 각 고환의 무게는 약 25g 정도, 길이는 4~5cm, 지름은 2~3cm이다. 고환은 백막(白膜 tunica albuginea)이라는 섬유성 피막(皮膜)으로 덮여 있고 백막에서 나오는 섬유성 조직으로 된 격막(隔膜)에 의해 200~400개의 쐐기 모양의 소엽(小葉 lobe)으로 나누어져 있다. 각각의 소엽에는 세정관(細精管 seminiferous tubule)이라고 하는 3~10개의 구불구불하고 가느다란 관이 있는데 여기에서 정자를 생산한다. 소엽과 세정관 사이에 있는 격막들은 고환의 항문에 가까운 한 지점으로 모여 고환종격(睾丸縱隔 mediastinum testis)을 형성한다. 세정관에서 생성된 정자는 세정관의 수축에 의해 고환종격으로 이동하게 된다. 정자는 복잡하게 얽힌 도관(고환망)과 원심성(遠心性) 도관을 통하여 부고환(副睾丸)으로 운반되어 잠시 그곳에 저장된다. 이 부고환은 각 고환의 위쪽과 항문 쪽의 일부분을 둘러싸고 있다.
태아의 경우 고환은 몸 아랫부분의 신장에 가까운 곳에서 발생하여, 태아가 7~8개월 정도 되면 음낭 안의 제위치로 이동하게 된다. 이러한 하강(下降)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에 의해 조절된다. 태아의 고환에서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은 태반(胎盤)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융모성 고나도트로핀의 자극으로 만들어진다.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는 아기가 태어난 지 몇 주 뒤면 중지되기 때문에, 고환 안의 세포들은 유년기에는 미숙한 상태로 남아 있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뇌의 기저부에 있는 뇌하수체에서 생식선자극호르몬이 분비되어 조직의 발달을 자극함으로써 정자와 안드로겐을 만들게 된다.
정자를 생산하는 세정관은 전체 고환 부피의 90%를 차지하며, 나이어린 남성에서는 이 세정관이 미분화된 정원세포(精原細胞 spermatogonia)와 세르톨리 세포(Sertoli cell)로 이루어져 있으며 단순하다. 나이가 들면, 세정관은 가지를 치고 정원세포는
정자형성(spermatogenesis)이라는 일련의 변형과정을 거쳐 수정능력을 갖춘 정자로 변화한다. 어린이나 성인남성 모두에서 볼 수 있는 세르톨리 세포는 정원세포를 기계적으로 지지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백막 아래 세정관 사이의 격막에 있는
라이디히 세포(Leydig cell)라고 하는 간세포(間細胞)는 안드로겐을 분비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라이디히 세포의 모양은 불규칙하며 보통 1개 이상의 핵을 가지고 있고, 종종 지방성 소적(小滴 droplet), 색소입자, 결정구조물 등을 갖고 있다. 이 세포의 수나 모양은 동물의 종(種)마다 차이가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수많은 신경섬유 및 혈관, 림프관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안드로겐 분비는 뇌하수체호르몬에 의해 조절된다.
특정한 계절에만 번식을 하는 양과 염소와 같은 동물의 경우, 번식하는 계절이 아닐 때는 정소가 완전히 퇴화하여 정원세포는 어린 수컷에서와 같은 미성숙한 상태로 돌아간다. 흔히 이런 동물에서 정소는 체강(體腔)으로 들어갔다가 번식을 하는 시기에만 몸 밖으로 나와 성숙하게 된다. 이와 같은 현상을 재연(recrudescence)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