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가인을 말하여 경국지색 이라고도 한다. 글자 그대로 나라를 위태롭게 할만큼 숱한 남성들을 울리는 빼어난 미모...
경국지색으로 단연 으뜸인 여자는 중국 춘추시대 鄭나라 夏姬다.
하희는 평생 세번씩이나 젊어졌다는 말이 후세에 전할 만큼 그의 미색은 뛰어났다.
15세에 기상천외 하게도 이인 異人의 가르침을 받아 금과 禁果를 맛보게 되었고 반노환동 返老還童(늙은이에서 아이로 돌아옴)하고 청춘영주 靑春永駐(청춘을 영원히 붙들어 멤)하는 채보지술 采補之術(타인의 정혈을 취하여 자신을 보익하는 법)을 알게되었다.
그녀는 스스로 이를 소녀채전지술 素女採戰之術이라 이름하고 여러차례 여러모로 시험을 하였으나 그때마다 바람에 풀이 쓰러지듯 쓰러지지 않는 자가 없었으며 그 소문은 사방으로 전해졌다.
그녀는 결혼전에 이미 오라비인 영공과 사통하여 기를 말려 죽게했고 재상인 자공과도 통정했으며 평생동안 자그마치 세명의 남편과 두명의 임금, 한명의 아들을 죽게 만들었으며 한나라와 두명의 대신을 파멸시킨 희대의 요부였다.
하희는 鄭나라 공주로 태어나 이웃 陳나라 대부 하어숙에게 시집갔으나 (이때부터 하희라 불리게 된다)
아들 하나를 낳은후 남편이 죽고 말았다.
남편이 죽자 하희는 陳왕 영공과 눈이 맞아 정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다. 뿐만아니라 그에 앞서 공영,의행보라는 두 대부와도 관계를 맺고 있었다. 세사람은 조정의 회의석상에서도 하희와의 관계를 서로 자랑할 정도였다.
기원전 600년 어느날 이들 세사람이 하희의 아들(징서)을 두고 서로를 닮았다고 희롱하며 키득거리기도 했는데 징서가 매우 불쾌하게 여겨 영공을 암살하고 정권을 찬탈했다.
이듬해 초나라 장왕이 영공 암살의 죄상을 들어 징서를 주살하고 진나라를 복속시킨후 하희를 소실로 삼고자 했다.
그러자 대부 무신 巫臣이 하희는 상서롭지 못한 여인이라고 극구말려 장왕을 단념케 했다.
초나라 왕이 단념하자 이번엔 그아들 태자 측 側이 하희를 탐내므로 무신이 또 만류시켰고 그러자 장군 자반이 또 그녀를 달라고 했지만 그역시 무신이 제지 시켰다.
그후 하희는 連尹벼슬에 있는 장군 襄老에게 시집갔으나 얼마 안가 전쟁에 나가 죽자 그아들 黑要가 그를 범하여 10년을 데리고 살았다.
기원전 584년 오래전부터 하희를 탐내 공들여왔던 무신이 꾀를 내어 이미 나이 50이 다되어가는 하희를 꼬득여 데리고 晉나라로 도망쳤다.
그러자 무신에게 속았다고 생각한 자반이 화가나서 무신의 가족을 몰살시켜 버렸다.
이 소식을 들은 무신은 복수를 결심하고 스스로 오나라로 가서 강력한 군대를 길러 晉나라와 힘을 합해 초나라를 공격하여 대승을 거두게 된다.
초나라왕은 한쪽눈에 부상을 입어 실명하였고 홧김에 장군 자반의 목을 베어 죽인다. 이 모두가 하희라는 요부로 부터 비롯된 것이다.
오늘날 우리 눈에 비친 하희는 어떤 모습일까?
진나라 공주로 태어 났지만 타고난 미모로 인해 많은 남자들의 손길에서 놀아나 박복한 생을 살수 밖에 없었던 기구한 운명의 여자였다.
나라가 망해도 오늘 밤 나는 하희를 품으리라 하고 춘추시대를 주름잡던 숱한 군웅들을 벌떼처럼 달려들게 만들었던 그 아름다움....
역사는 분명 인생의 흐름을 보는 지혜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