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이 돕는 아름다운 교회 “새나루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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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아름다운 교회
역, 재래시장, 윤락가, 달동네, 굴다리 이런 단어들이 전혀 낯설지 않는 공동체.
대전광역시 동구 삼성동에 위치한 새나루공동체가 바로 그 곳이다.
새나루공동체(김수택 목사)는 이곳에 10년동안 매일 300여명에게 식사들 대접하는 아름다운 봉사를 하고 있다. 새나루공동체(새나루교회)의 오후5시는 아주 분주하다. 여기 저기서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찾아온 노숙자와 무의탁 노인들로 2층 입구부터 일층 길가에까지 북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의 수는 평일 저녁식사는 약 200~250명 정도이고 토요일과 주일 점심식사는 평일보다 조금 많은 300~350명을 넘는다.
1994년에 시작된 새나루공동체의 모체는 새나루교회였다. 당시 서울에서 무료급식관련 일을 하던 김수택 목사는 선배의 권유로 대전에 목회의 비전을 가지고 방문하게 된다. 선배로부터 새나루 교회를 소개받았을때 이미 이 교회는 엉망인 상태였다. 교인은 한명도 없고 건물도 이미 없어진 상태였다. 그의 손에 쥐어진건 690만원이 전부였다. 그는 일단 교회를 일으키기 위해 공간을 찾았다. 마침 쪽방촌 길가 전봇대에 400만원 보증금에 20만원 월세 전단지를 발견했다. 무조건 계약부터 하고 나머지 돈으로 냄비와 식기구등을 사들고 새나루 교회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 대전시 동구 지역은 재개발이 별로 없어 하루에 2천원 정도면 머물수 있는 쪽방들이 역주변으로 유난히 많다. 물론 이곳을 이용하는 이들은 무의탁노인, 실직 노숙자, 가출 청소년등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이 대부분이다. 김목사는 이들을 위해 이곳에 희망의 보금자리를 만들 생각이었던 것이다.
이제 새나루교회를 통해 봉사한지 벌써 10여년의 시간이 지나갔다.
그동안 새나루 공동체는 이 지역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아낌 없는 봉사를 해왔다. 새나루 나눔의 집을 운영하여 무의탁 노인, 실직노숙자, 결식아동들을 위한 무료급식, 그리고 움직이기 힘든 노인들을 위해 1주일에 1800그릇 가량의 사랑의 도시락을 직접 배달하는 일까지 하고 있다. 가출한 청소년들이나 가정해채를 겪고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교회안에 그룹홈이라는 작은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10여년간을 이렇게 일하다 보니 김목사는 이제 동네에 나가면 저마다 주민들의 인사를 받느라 정신이 없다. 심지어는 새나루공동체를 이 지역의 주먹(?)들이 지켜주고 있기까지 한다며 김목사는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재정 때문에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버틸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재정보다 더 김목사를 힘들게 하는 사실은 어느날 보이지 않는 어르신들 때문이라고 한다. 김목사는 “어르신들이 분명 돌아가셨기 때문에 오시지 못하는 거예요” 하며 눈시울을 붉힌다.
오늘도 숨은 봉사자들의 노고가 빛을 발한다.
최근 남루한 옷차림을 한 세분이 이 새나루 공동체를 방문하여 두둑한 돈 봉투를 건내는 일이 있었다. 이들은 대전시 기능미화원협회(구두닦는이들)라는 곳에서 온 사람들로 어른들께 기름진 것이라도 대접하고 싶다며 내민 성금이었다.
한번은 새나루공동체 입구에 종종 야채, 쌀등이 놓여 있다고 한다. 이 지역의 주민들이나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이들이 몰래 가져다 놓고 가는 것이다.
가장 흥미로운 에피소드는 지나가시던 스님이 시주 받으신 돈을 어른들위해 써달라며 내밀고 가신 일이다. 김수택 목사는 “오히려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이 알게모르게 더 많이 돕지요”하며 그들에게 가슴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
지난 5월9일 새나루공동체는 10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감사한 마음로 기관을 섬기는 사역자 일곱분과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김목사를 돕는 김용숙 사모에게 지난 10년이 미안할 따름이다. 요즘은 특히나 경기가 어려운 탓에 급식인원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어서 식구들에게 여러모로 고생이 되고 있지만 날마다 식사 한끼를 위해 두손모아 같이 기도를 드리는 급식소 식구들을 볼때면 희망이 생긴다고 한다.
새나루교회에 등록된 교우는 30~40명 밖에 지나지 않지만 매주 출석교우는 100명을 훨씬 넘어선다. 하지만 김목사는 출석교인들을 등록하도록 권유하지 않는다. 그가 그분들을 모두 책임질수 있는 형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동안은 등록된 교인들중 노환에 힘겨워 하는 무의탁 노인들이 많아 이분들의 장래식을 치루느라 힘겨운 시기를 보낸적도 많다고 한다.
그에게는 이제 작은 소망이 있다. 노인들을 위한 평생목회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무의탁 노인들이 돌아가실때까지 이 공동체가 책임져줄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는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오히려 “저처럼 행복한 목회자가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하세요.”라고 반문한다.
김준, 임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