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겨울철에 연 날리기를 많이 했습니다. 연은 모양과 재료도 가지각색 일 뿐 아니라 크기도 다양합니다. 바람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연줄을 당기고 풀어줌으로 연은 더 높이 그리고 더 멀리 하늘로 솟구쳐 올라갑니다. 이렇게 하늘 높이 떠 있는 연은 아무리 멋지고 훌륭하게 만들어졌다 해도 그 자체만으로는 하늘로 올라갈 수 없습니다. 반드시 바람이 불어 주어야 하고 연줄에 매달려 있어야 떠오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 날리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과 사람의 관계를 생각해 봅니다. 연이 하늘 높이 오름과 같이 사람도 하나님과 가까이 이르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아무리 세상적으로 훌륭하다 할지라도 스스로는 하나님께 가까이 나갈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바람에 해당하는 하나님께서 값없이 주시는 은혜와 연줄에 해당하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수 있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과 신자의 관계에서 하나님은 신자에게 먼저 은혜를 주시고 신자는 그 은혜를 주시는 하나님을 믿고 신뢰함으로 서로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 관계에서 세상적인 것들은 내세울만한 틈이 없습니다. 사랑은 오직 서로에게 자신을 기꺼이 내어줌으로써 깊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관계가 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신자가 욕심이 생기거나 교만해져서 하나님을 의지하고 순종하는 믿음으로부터 벗어나서도 스스로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할 때입니다. 아담과 하와도 그래서 마귀의 달콤한 유혹에 욕심이 발동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불순종하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아담과 하와는 끈 떨어진 연과 같은 신세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믿음을 저버리고 불순종하는 순간 연은 줄에서 떨어져 나감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의 믿음인 연줄을 당기거나 풀어주면서 하나님의 은혜인 바람 안에서 항상 최고로 인도하셨던 일이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이때 끈 떨어진 연은 연줄에 매달려 있던 구속에서 벗어나 잠깐 동안은 하늘로 더 높이 솟구치며 맘껏 자유를 누리는 것 같이 보입니다. 그러나 이후에는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다가 결국에는 땅에 곤두박질하고 맙니다. 이제 날이 저물어 맘껏 창공에서 뛰놀던 연들이 모두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 안식하러 갈 때에 끈 떨어진 연은 어둡고 추운 땅에 처박혀 슬피 울며 이를 갈고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