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은 사람을 겸허하게 한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렇고, 특히 나이테가 밭이랑처럼 그려진 사람들 앞에서는 더욱 그렇다.
제20회 농촌사랑 농도사랑 상생포럼이 7월 18일 7시에 강릉시 옥계면 주수1리 송화마을 마을회관에서 개최되었다.
포럼을 위해 마을회관 주민들과 강원일보사, 강릉시 공무원과 옥계면 관계자들, 포럼회원등 80명이 참석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부녀회에서 준비하신 저녁을 맛나게 먹었다. 역시 바닷가 마을이라 은어튀김과 문어, 젖갈 맛이 좋았다. 깨끗한 물에서 살고 민감한 은어는 비린내가 아니라 수박향이 나는 것이 특이했다. 향수까지 살짝 뿌린 예민한 사춘기소녀와 같았다.
누군가를 위해 식사을 준비한다는 것은 먹을 사람이 그 음식을 먹기 전에 이미 먹은 것과 같은 것이 된다.
왜냐하면 쌀을 씻고, 야채를 다듬고, 상을 차리는 과정 속에 그 음식을 먹을 사람을 염두해 두기 때문이다.
포럼이 시작되었다.
김주원회장님의 인사말씀이 있으셨고, 김강열 마을 이장님의 마을소개가 있으셨고,
이어서 지경배박사님의 마을만들기와 주민참여에 대해 말씀하셨다. 시장의 소득과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어메니티와 주민의 의지에 대해 강조하셨다.
다음은 내 차례다.
선진화될 수록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아지고, 서비스업에 있는 사람들이 반드시 인식해야 할 중요한 개념은 바로 "고객"이다.
송화마을 주민은 90% 가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왔고 지금도 농사을 지으면서 관광서비스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관광송화마을이 되기 위해서는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관광가이드가 되야 함은 물론이다.
미소짓기와 맞이인사, 안내와 지시하는 것에 대해 연습을 했다.
불편한 몸으로 뒤늦게 배우는 4박자 인사가 다소 힘드셨으리라.
나이가 들었다고 인사만 받을 것인가 기꺼이 할 수 있어야 한다. 마을을 찾은 관광객을
반갑게 맞이하는 것이 먼저다. 아무리 관광마을을 만들었어도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무뚝뚝, 무표정하다면
다시는 관광객이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다음은 김기업차장님의 행복한 송화마을 만들기 위해서 상대와 다양성에 대해 언급하셨고, 이어서 박영선대표님의 함께 만드는 송화마을 발전계획에 대해 송화마을의 지리학적인 상황과 타 농촌의 성공한 케이스 그리고 송화마을의 자원에 대해 말씀하셨다.
밤늦도록 토론이 이어졌다.
이 포럼에서 굉장히 신선했던 것은 지난 달에 했던 영월 들골마을 이장님과 마을 사람들의 실천력과 경험담을 듣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다음 포럼지인 인제 이장님이 참석한 것이다.
단독으로 포럼을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고 연결고리가 만들어지고 벤치마킹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분명 남들의 경험을 귀담아 들을 필요는 있는 것이다.
새벽에 잠깐 눈을 붙이고 아침식사를 했다.
비옷을 입고 옥계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주수천을 따라 고무보트를 타며 둘러보았다.
모래 위에 둘러앉은 갈매기들, 강에서 쑹~쑹 뛰어올라오는 은어, 부들밑에
옹기종기 숨어있을 재첩들, 나지막한 산줄기에 이어 강과 바다가 이어지는 이 송화마을의
자원을 십분 활용한다면 세계적인 마을이 될 것임에 의심하지 않는다.
쌩뚱맞은 한라시멘트를 어쩌겠나 송화마을이 안고 가야할 애물단지인것을
송화마을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개선해야한다. 마을입구의 안정성이 시급하다.
강을 둘러보고 들어와 토론을 마무리했다.
감동적이었다.
돈으로 가치를 계산 할 수 없으리라. 부모에게 받은 이 몸을 돈으로 메길 수 없는 것처럼
사랑이 아니면 불가능하고 사랑으로 갚을 일이다.
포럼회원이 1박을 하며 주말을 반납하는 것은 나만 잘 사는 것이 아닌 함께 잘 살자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것이다. 포럼회원들이 더욱 신이 나서 지속적으로 봉사하게 하는 것은 한 가지다.
송화마을 주민들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실행하는 것이다.
지금 농촌은 유인촌이 아니라 노인촌이다. 어르신들이 힘드시더라도 앞에 가는 사람으로서
몸소 솔선수범을 하신다면 농촌을 떠났던 젊은이들이 농촌을 찾을 수 있는 동기를
마련하고 어르신들 또한 마을의 목표와 할 일 이 있기에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을 것이
조금 우려되는 것은 새농촌건설운동에 남의 마을과 똑같이 하는 것이다.
자신들의 마을만이 가능한 것을 찾아내야 한다.
어느 마을이 장승으로 성공했다고 장승을 깍을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의 농촌은 장승촌이
될 것이다. 자기 마을만의 고유성과 다른 마을 간의 차별성이 있다면 새농촌건설운동은
성공할 것이다.
송화마을 화이팅!
첫댓글 서비스 전문가의 시각에서 느끼신 점을 정말 잘 표현한 글 감사합니다. 미친소가 미소가되기 위해서는 친자를 빼면 되나요 미소가 살아있는 농촌마을 만드는데 많은 도움을 주실 것으로 기대되고 또 그렇게 해주시는 거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