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금융권 단속 본격화로 촉발된 부동산시장 약세장이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반에 고점을 찍은 전국 집값은 8주 연속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거품 붕괴가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이 와중에도 도봉구와 노원구 등 서울 강북 중소형아파트는 리모델링 기대심리와 자금부담이 덜한 장점으로 수요가 몰리며 때이른 봄날을 맞고 있다. 반면, 전세시장은 세입자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본격적인 비수기 진입을 알리고 있다.
도봉•노원구 아파트값 급등 과천 3주 연속 하락
이번주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상승폭(0.33%)보다 다소 둔화된 0.30%의 변동폭을 기록했다. 서울 집값은 0.38% 올라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0.02%p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신도시와 경기도는 각각 0.14%, 0.42% 올라 보합세를 나타냈으며 광역시 집값은 0.18% 상승했다.
서울에서는 재건축 단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반아파트와 주상복합 단지는 전주에 비해 상승폭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상복합 단지의 경우 강남구를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올라 전주 상승폭보다 0.30%p 증가한 0.42%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서울 재건축 단지는 이번주 0.08% 오르며 보합세를 보였다. 구별로는 2.14%의 급등세를 기록한 관악구가 최고 상승률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노원구(1.88%), 도봉구(0.49%), 동작구(0.40%), 서초구(0.21%), 용산구(0.13%) 재건축 단지가 서울 평균을 웃도는 상승폭을 보였으며 강남구와 송파구 재건축 단지는 변동이 없었다.
이번주 강남권(0.14%)은 상승폭의 변화 없이 제자리 걸음을 한 반면 비강남권은 전주(0.51%)보다 소폭 오른 0.53%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구별로는 1.97% 상승한 도봉구 오름폭이 가장 컸으며 노원구(1.57%), 동대문구(0.99%), 마포구(0.85%), 강서구(0.69%), 관악구(0.59%), 광진구(0.51%), 종로구(0.46%), 서대문구(0.42%), 성동구(0.42%), 강북구(0.38%) 등이 뒤를 이었다. 강남권에서는 서초구(0.19%), 강남구(0.13%), 송파구(0.12%) 순이었다.
상승률 1, 2위를 차지한 도봉구와 노원구에서는 주공아파트 중소형평형이 매매가 상승을 견인했다. 도봉구에서는 창동 상계주공19단지 25평형이 4,500만 원 오른 2억 500만 원, 창동 주공1단지 21평형이 2,600만 원 오른 1억 3,500만 원으로 매매가가 조정됐다. 상계주공19단지 인근 C공인 관계자는 “주민들이 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리모델링 추진에 박차를 가하면서 매매가가 급등하고 있다”며 “투자와 실수요를 겸한 매수문의가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11월과 12월에 걸쳐 강남쪽에서 투자자가 몰려와 매물을 싹쓸이해갔다”며 “물건이 모두 소진되면서 가격이 호가 위주로 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원구에서는 상계동 주공3단지(고층) 28평형이 1억 1,750만 원 상승한 2억 7,750만 원, 25평형이 8,000만 원 오른 2억 750만 원에 시세를 형성했다.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몰리며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설 이후로는 다소 진정되고 있는 상태”라고 현장 분위기를 귀띔했다.
강남구에서는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68B평형이 2억 7,500만 원 상승한 28억 2,500만 원, 35B평형이 1억 원 오른 12억 5,000만 원에 거래가를 형성했다. 인근 T공인 관계자는 “2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피해 내놓은 매물이 거래되며 가격이 상향 조정됐다”고 말했다.
신도시에서는 지난주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일산이 반등에 성공하며 0.30%의 오름폭을 기록했다. 평촌(0.21%), 분당(0.09%), 중동(0.02%), 산본(0.01%)이 뒤를 이었다.
일산에서는 대화동 장성동부 27평형이 2,500만 원 오른 3억 원, 대화동 성저동익1단지 32평형이 3,000만 원 오른 3억 7,000만 원에 매매가를 형성했다. 대화동 D공인 대표는 “비수기 진입 이후로는 거래가 실종된 상태”라고 전했다.
평촌에서는 평안동 초원한양 24평형이 1,000만 원 상승한 2억 5,500만 원, 범계동 목련신동아 37평형이 2,500만 원 상승한 8억 2,500만 원으로 조정됐다.
이번주 0.42%의 변동률을 보인 경기도에서는 경원선 개통호재를 맞은 의정부시가 1.49%로 상승률 1위 자리를 꿰찼다. 뒤를 이어 안산시(1.16%), 화성시(1.04%), 오산시(0.80%), 시흥시(0.75%), 부천시(0.64%), 남양주시(0.61%), 파주시(0.59%), 수원시(0.49%), 이천시(0.42%) 등이 경기도 평균을 웃돌았다. 한편, 과천시는 0.04% 하락하며 3주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의정부시에서는 신곡1동 한일아파트 38평형이 2,750만 원 오른 2억 3,000만 원, 신곡1동 서해아파트 26평형이 1,000만 원 오른 8,500만 원에 시세를 형성했다.
화성시에서는 지난주 2억 1,000만 원에 매매가를 형성했던 병점동 신창미션힐1차 33B평형이 2억 6,000만 원으로, 2억 3,500만 원이었던 병점동 신미주 45평형이 2억 8,000만 원으로 조정됐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동탄신도시 입주가 임박해오자 가격 상승을 노린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잦다”고 말했다.
과천시에서는 8억 4,000만 원 선에 형성돼 있던 중앙동 주공1단지 18평형이 8억 2,500만 원, 10억 2,500만 원 선이었던 중앙동 주공10단지 27평형이 10억 1,500만 원으로 조정됐다. 중앙동 H공인 관계자는 “양도세 회피용 급매물이 거래되며 시세가 소폭 하향 조정됐다”며 “현재는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선 상태”라고 전했다.
광역시에서는 울산(0.68%), 인천(0.52%), 부산(0.05%) 등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지방 아파트값에 켜진 적신호를 반영하듯 광주(-0.02%), 대전(-0.03%), 대구(-0.05%)는 일제히 하락했다.
전세가 약세 지속 서울 전세가 0.08% 올라
이번주 전국 전세가는 전주(0.09%)보다 소폭 오른 0.11%의 변동폭을 나타냈다. 평형별로는 중형(0.11%), 소형(0.11%), 대형(0.10%) 순이었다.
서울 전세가는 0.08% 올라 전주 상승폭보다 0.03%p 줄어들었다. 구별로는 도봉구가 0.40%로 가장 많이 올랐으며 중랑구(0.29%), 은평구(0.25%), 마포구(0.17%), 강남구(0.17%), 강북구(0.13%), 종로구(0.12%), 성동구(0.11%), 서대문구(0.11%) 순이었다.
도봉구에서는 창동 상아1차 18평형이 1,100만 원 오른 7,500만 원, 도봉동 한신아파트 28평형이 1,000만 원 오른 1억 1,500만 원에 새로 전세계약을 맺었다. 창동 M공인 대표는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매입한 사람들이 많아 전세물량이 풍부한 편”이라며 “반면, 찾는 사람이 없어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랑구에서는 묵동 신안1차 26평형이 1,000만 원 오른 1억 1,500만 원, 면목동 두산6차 25평형이 1,000만 원 오른 1억 2,000만 원에 전세가를 형성했다.
이번주 0.11% 상승한 신도시에서는 각각 0.23%, 0.19% 상승한 평촌과 산본의 오름폭이 컸다. 일산(0.15%)과 분당(0.05%)이 뒤를 이었으며 중동 전세가는 변동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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