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의 숨은 맛집...
무수옥..정육식당인데 설렁탕을 맛나게 끓여낸다. 내는 음식을 가리지는 않지만, 설렁탕과 평양식 냉면을 그중에서도 좋아하기에 이 두 음식은 식당을 가려서 찾는다. 내 기준으로 서울에서 제대로 된 냉면, 설렁탕을 내놓는 집은 열손가락도 남는다. 그중에 도봉역 건너 골목길에 얌전히 자리한 정육식당 무수옥은 우연히 안지도 20여년이 되는 설렁탕집인데 한우등심.육회도 내놓고 수.목요일엔 내장탕을 즐길 수 있다. 내장은 일주일에 한 번 들어오고 손이 많이가서 이틀만 제공한단다. 오늘은 그 고소한 내장탕이 땡겨서 찾는다. 보통 설렁탕 잘하는 집은 김치도 별미라 소주 안주로도 제격이다.버뜨 이집은 김치가 한결 같지가 않다. 맛이 그때그때 다르다..김치를 담글 때마다 재료며 손이 다르다는 쥔장의 알듯모를듯 변명. 그렇지만 무채와 별도로 서빙하는 깎뚜기는 맛나다. 암튼 오늘도 잘 끓여낸 내장탕을 중심으로 김치.무생채.깎뚜기로 빨갱이 하나를 비우고 중량천변의 귀가길을 선택한다. 기온은 떨어졌어도 맑은 가을날의 오후를 찾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 MB의 청계천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한 지자체가 한둘이 아니다. 서울, 수도권은 물론이고 지방에서도..
중량천도 한강의 지천이지만 제법 그 사이즈가 크다. 역시 청계천을 벤치마킹하여 잘 정돈되어 있고 의정부와 경기북부의 오수에서 자유로와진 노력이 오래되었고 거기에 벤치마킹이 오버랩되어 지금은 여러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천변 가지런히 설치된 운동기구에 중년을 지난 노.장년의 남녀분들이 운동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문득 내머리를 스치는 생각..몸.건강관리에 부지런한 노년들..그래서 수명도 길어지는데 그렇다고 노년은퇴가 연장되는 것은 아니다. 출산률은 떨어지는데 생산인력은 줄어드는데 수명은 길어지고 그렇다고 연금제도가 서구의 그것 처럼 운영되는 것도 아니다. 건강한 노년의 숫자가 느는 것이 좋지만은 않다. 연금은 공단에서 재테크 등 관리를 잘하여 걷는 것에서 내주는 것에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데 과연 그 관리가 정권과는 무관하게 외풍의 영향 없이 잘 수행되고 있는지는 내로서는 의문이다. 저러다가 요상한 펀드에 투자한 돈이 환매가 안될 겅우도 있을텐데..요새 라임.옵티머스 얘기로 노파심인지는 모르겠지만..
한편, 중량천을 따라 양쪽에 도열한 아파트군을 보면서 또 염려가 생긴다. 저 많은 아파트 전세든, 월세든, 자가든 한채당 년 세금이 최소 50만원은 될 것이다. 그리고 생각을 확장하여 서울에 비주거용, 사업용 건물로 10층 이상이 몇 채일까? 그런 건물 한채가 생산하는 돈은 얼마일까? 건물주의 수입 그리고 세금 플러스 그 건물 세입자들의 경제활동과 세금..서울만 한정해도 그 총액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러니 대한민국의 국내총생산액은 나라에서 알려주는 숫자가 있지만 실감하지 못하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참조하더라도 대한민국이 가용할 수 있는 돈.현금.경제력은 일반인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어마무시한 액수 일 것이다. 그것이 들어오고 나가고 회전하면서 그 크기를 더욱 신장히키는 것이 정부가 해야할 일인데..
지금은 어떨까? 지난 디제이.노무현 좌파정권 때도 그나마 경제상황이 한결 같지는 않았지만 뒷거름질은 없었고 국고가 줄어드는 경우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 그때 좌파정권은 지금 주세력인 386.운동권.주사파가 힘을 못쓸 때라서 그런지 그런대로 지식.전문성이 있는 인사들이 적소에 배치되어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했다고 본다.
지금은 정권을 잡은 달님동네 인사들이 전정권에서 넘겨준 곡간의 열쇠로 문을 따니 상상외 어마무시한 재산에 놀라 축나는 줄 모르고 겁없이 축만 내면서 엔조이할 줄만 알았지 그것을 채우는 노하우.노력은 접어두었다. 실력도 안되고...
그러다 보니 정권을 내줄 시한이 다가오면서 비어진 곡간이 걱정이 되는지 이제는 약해빠진 경쟁력을 상실한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는 어쩔 수 없음을 알고 얕은 수를 쓰려한다. 세금! 참 우라질..
기분 좋게 반주로 내장탕을 비우고 들어선 중량천변의 가을 모습에서 왜 나는 요런 씨잘데기 없는 생각이 떠 오르는지...답답.깜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