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초반, 중국과 일본 출신 '아시아 쿼터' 선수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아시아쿼터란 기존의 팀별 외국인 선수 3명 외에 AFC(아시아축구연맹) 소속 선수 1명을 추가로 영입할 수 있도록 한 제도. 현재 호주 3명, 중국 2명, 일본 2명 등 7명이 한국에 진출했다. 이 중 수원의 중국출신 선수 리웨이펑과 강원FC의 일본인 선수 오하시 마사히로는 이미 지역 팬들로부터 스타 대접을 받고 있다.
수원 팬들은 오는 22일 제주와의 홈경기 때 K리그 '1호 중국인'인 리웨이펑을 위해 오성홍기 응원을 계획 중이다. 지난 10일 일본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AFC 홈 개막경기 때 리웨이펑이 데뷔골 겸 결승골을 터뜨렸을 때부터 관중석에선 "짜요(加油·힘내라는 뜻)"라는 중국말 응원이 나오기 시작했다.
리웨이펑은 "한국에서 중국어 응원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 정말 감동했다"고 말했다. 수원 팬들도 처음엔 "중국 선수라니… 막장으로 가자는 거냐?"며 반발했지만 지금은 "선수 걸개 하나 만들어야겠다" "리웨이펑 加油" 등의 응원 글을 구단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다. 수원은 "리웨이펑이 골키퍼인 이운재의 한국어 지시를 알아듣기 위해 왼쪽, 오른쪽, 나가지 마, 들어 와 등의 한국말을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하시 마사히로 역시 신생 강원FC의 미드필드를 '업 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처음에는 "웬 일본선수?"라고 생각했던 강원 팬들도 최근엔 구단 게시판에 "마사형과 을용이형은 정말 최고의 미드필더"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팬클럽 나르샤 멤버들은 "간바레(힘내라), 스고이(멋지다) 등 마사히로를 위한 일본어 응원 구호를 따로 만들자"며 흥분하고 있다. 1999년 J리그 요코하마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그는 "은퇴는 K리그에서 하고 싶다"며 "그 팀이 강원FC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사히로는 일본에서 만난 한국인 부인과 결혼했고 올해 아들도 얻었다. [김동석 기자 ds-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