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좋은 개살구라는 속담이 있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실속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원래는 개살구나무가 우리의 토종이다.
열매가 좀 작고 떫은 맛이 강하여 먹기가 거북스러운 탓에 그만 ‘개’자가 붙어서 천대를 받는다.
그런 까닭으로 개살구는 흔하리라 여겨지지만 사실은 깊은 산에서만 만날 수 있는 나무이다.
여름이 차츰 다가오면서 보신탕집이 붐비는 계절이 되었다.
살구(殺狗)란 개의 독을 중화시킨다는 뜻이 담겨 있기에 예전에 개고기를 먹고 탈이 나면 살구 씨를 달여 먹어 낫게 했다고 전한다.
지금도 어떤 집에서는 보신탕을 먹은 후 살구 씨를 내 놓기도 한다.
살구나무는 상큼한 열매가 열리는 과실수로 추위에 강하고 우리나라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중에 하나며 봄을 반겨주는 아름다운 살구꽃은 복숭아꽃과 함께 고향을 대표하기도 한다.
꽃 모양과 연분홍 색깔이 매화나 복사꽃과 흡사하다.
매화가 양반들의 멋을 나타내는 귀족 꽃나무라면 살구와 복사꽃은 질박하게 살아온 서민들과 함께 하는 나무이다.
매화는 살구와는 식물학적으로 형제간처럼 가까운 사이인데 매화가 조금 일찍 피며 꽃받침이 붙어 있으나 살구꽃은 꽃받침이 젖혀져 있고, 매화의 도장가지가 초록색이면 살구는 붉은 색을 띈다. 이러한 관계로 열매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매실 수확 때에 살구를 섞어서 판다는 소문도 자주 들리는 것을 보면 무척 닮았음을 알 수 있다.
조상들이 살구나무를 마을에 많이 심은 것은 꽃을 즐기며 여유로움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낮이 길고 배가 고픈 초여름에 먹음직 서러운 열매를 잔뜩 달아주었고 먹고 난 씨앗은 바로 약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살구에는 몇몇 재미난 일화가 전해져 온다.
옛날 중국의 삼국시대 오나라에 동봉이라는 의원이 살고 있었는데 뛰어난 의술로 많은 환자들의 병을 고쳐 주었으나 병이 나은 환자가 사례를 하고자 하면 결코 돈을 받지 않고 대신 집 뒤에 있는 동산에 살구나무를 심게 하였다.
중병을 앓던 사람은 5그루를 심고, 가벼운 환자는 1그루를 심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집 뒤의 동산은 살구나무 숲 즉 ‘행림(杏林)’으로 바뀌었다. 그리하여
마을 사람들은 살구 씨로 건강을 지키고 동봉은 많은 살구를 수확하여 곡식으로 바꾸어 주변의 가난한 사람들이나 나그네에게 나누어 주었다하여 이 숲을 ‘의사 동봉 신선의 살구나무 숲’이라고 부르면서 동봉을 기리게 되었다.
이후로 행림은 의원이나 의학계에 종사하는 사람, 또는 의학계를 일컫는 말이 되어 진정한 의술을 펴는 의원을 나타내는 말로도 대신하며 한의대학의 축제는 대부분 ‘행림제’라고 부르고 한의사 협회의 상징도 살구꽃 모양으로 한 이유가 이 이야기에서 연유한다.
또 살구나무는 학문의 전당을 뜻하는 행단(杏亶)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중국 춘추시대 노 나라의 공자가 살구나무 아래에서 제자들과 학문을 논하였다는 것에서 전래된 것이다.
살구 씨를 한방에서는 행인(杏仁)이라고 부르며 약용으로 많이 쓰인다.
과육을 먹고 난 딱딱한 씨 껍질 안에 알맹이를 ‘인(仁)’ 이라고 한다.
어질 인(人+二)자의 구성은 사람이 둘인데 한 사람은 의원이요 한 사람은 환자를 나타내기에 의술을 ‘인술’이라고도 부르게 되는 깊은 뜻이 살구에 담겨있다 하겠다.
"최근에 분석된 살구 씨의 육질은 비타민A, C가 풍부하며 신진대사를 도와주는 구연산과 사과산이 2-3%나 들어있고 이런 성분들은 특히 여름철에 큰 도움을 주며 기침, 천식을 다스리고 항암, 피부미용 작용을 하며 지방이 많아
변비의 치료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특히 살구 씨에서 뽑아낸 기름 속에는 '아미그달린’ 이라는 성분이 천식에 좋은 효과를 낸다고 알려져 있다.
한방적 약성가에는 담과 기침, 변비에 쓰이며 개의 독을 없애고 쌍으로 들어있는 것은 사람을 죽인다는 내용으로 보아 살구의 씨는 독성이 있음을 경험에 의해 기술된 것으로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살구는 동양에서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항암제로도 사용되며
무중력 상태의 비행사들의 심장을 건강상태로 유지시키는 점에 착안하여 아폴로 우주탐사대의 건강식으로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도원초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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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꽃차를 만드는 사람들을 보면
이 세상 꽃들은 다아 차가 되는 것 같으고
음식을 보면 열매라고 하는 것들 역시도 마찬가지인듯 싶습니다..
생각의 끝은 어디까지일까요?.........ㅎ..행복하소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해서 담으면 살구 통조림이 되겠지요
달달하니 먹음직스러워 보여요~^^
살구에대한 상식 확실히 알았네요. 감사 합니다.
올해 만들어 봐야겠네요.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우리마을에서천대받는살구가우주탐사대의건강식으로까지몰랐네요감사합니다좋은정보.
자료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