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번 동덕여자대학교 수시합격을 한 김이경이라고 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애니메이션학과를 가기 위해 미술입시학원을 다녔었습니다. 그 때부터 그림도 그리고 칸만화의 콘티를 짜면서 미술과 글에 재미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일 년만에 관두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미술에도 흥미가 있었지만 글을 쓰는 쪽에 더 흥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미술에서 문학의 길로 진로를 급하게 바꾼 것이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이 끝날 무렵이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새학기가 시작되는 이 중요한 시기에 진로를 바꾼다는 것에 반대를 하셨지만 금새 저를 믿으시고 허락해주셨습니다.
막 학원을 다니기 시작할 때, 제가 걱정했던 것은 학원을 일주일에 세네번 가는 것이었습니다. 집과 학원이 조금 먼 탓에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두 번 학원을 오고 한번은 집에서 숙제를 해서 인터넷으로 올리는 것으로 편의를 봐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좀 부지런떨고 열심히 학원을 나갔으면 좋았을 걸 후회도 들지만 지금도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두 번째로 학원을 다니기 시작할 때 제가 걱정했던 것은 독서량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사실 저는 만화책 말고는 독서량이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필독서만 읽는 정도였습니다. 학원을 다니면서 적지만 독서량을 늘려나갔고 그러면서 글에 대한 감각을 키우게 된 것 같습니다. 글을 잘 모르던 처음엔 글이 잘 꾸며지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학원을 다니다보니 글에서 묻어나는 진정성, 진솔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대해 깨달았습니다. 문지원 선생님과 최금진 선생님의 가르침 덕분에 제 글이 향상된 것 같습니다.
학원에서는 글을 쓰는 것 외에도 숙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원에 들어오자마자 그 해의 신춘문예 소설집을 읽고 필사하는 숙제를 했었습니다. 팔도 아프고 고된 작업이지만 필사는 정말 글 실력을 늘릴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맞춤법뿐만 아니라 비문을 없애고, 소설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을 받았습니다.
때론 학원에서 아이들이 글을 쓸 때면 너무 진부한 이야기나 시제에 맞지 않은 글이 나올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선생님께선 다른 예를 들어주시거나 첨삭을 해주시며 저희를 이해시켜 주셨습니다. 학원에서 들었던 많은 이야기나 선배님들이 썼던 소설 줄거리를 선생님께 들으면서 저는 더 넓은 사고를 갖고 글을 쓰게 된 것 같습니다.
5월부터는 본격적인 백일장이 열립니다. 그 때부터는 대회도 많고 아이들이 점점 상을 타오기 시작하는 때라고 합니다. 저는 낙방도 엄청 많이 했고 꽤 연속으로 백일장이 있을 때면 아픈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부터 대회에서 작은 상 몇 개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자꾸 대회에서 낙방한다고 중도 포기하지 않은 것이 결실을 맺은 것 같습니다. 저는 수상실적 치곤 그렇게 큰 상이 없어 걱정도 했지만 결국 동덕여대 인문학부 수시에 붙었습니다. 다른 학교에 비해 최저등급이 있어서 수능도 봐야했고 발표도 늦어서 조마조마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대학이 발표가 났을 때 축하해주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감사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제가 학원을 만난 것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학원을 빼먹거나 할 때는 선생님께 혼난 적도 있었지만 선생님께선 언제나 친절하고 다정하게 학생들을 대해주셨습니다. 또한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도 모두 친절하고 착한 친구들이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보면 제가 좋아하는 글을 쓰고, 백일장을 다녔던 반년은 굉장히 빨리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글을 쓰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학원을 다니며 글을 쓰시는 분들께선 앞으로 시작될 입시에 대한 걱정을 잠시 접어두고 지금은 글을 쓰는 데 노력을 기울이며, 즐겁게 글을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글을 배우는 친구라면 분명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해서 이 길을 택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제가 다니게 될 문예창작과에서 배울 모든 것들이 기대가 됩니다. 이제 대학생활을 하면서 글이 자꾸 안 써지고 왠지 글을 배우면서도 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저는 예전의 마음가짐을 다시 찾아 처음 그 때처럼 설레는 글을 쓰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모두들 잘 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