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씻고 방치하면 세균 감염 불러주부 오진숙(39·가명)씨의 아킬레스건은 발이다. 자주 하이힐을 신는 데다 저녁에는 늦게 귀가해 피곤한 나머지 대충 씻고 발을 홀대한 게 화근이었다. 결국 지금은 남편에게도 보여주기 민망할 정도의 ‘흉한’ 발이 돼 버렸다. 발가락이 휜 데다가 발 뒤꿈치 각질이 심해져 ‘맨발 공포증’까지 생긴 것. 최근에는 남편 무좀이 심해지면서 집안에 무좀 경보령까지 내려졌다. 그녀, 더 이상 발 관리를 미룰 수 없게 됐다.
남편의 평생 친구는 무좀(?)흔히 남자들에게 나타나는 무좀은 발에 물집이 생기면서 간지럽거나 발가락 사이가 간지러우면서 갈라지는 형태가 많다. 간지럽지는 않지만 발바닥에 각질이 일어나고 두터워지는 무좀도 있다. 무서운 것은 전자보다 후자다. 치료가 어려운데다 대부분 무좀이 아닌 줄로 착각하고 ‘괜한’ 연고를 바르다가 증세를 악화시킨다.
무좀은 약만 잘 바르고, 잘 먹으면 한두 달 내 완치될 수 있다. 그러나 잘 재발한다는 것이 문제다. 재발이 잦은 이유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피부사상균이 다시 침투하기 때문. 따라서 평소 곰팡이 수를 줄이는 습관은 필수다. 신발은 자주 바람을 통하게 하고 햇볕에 말리며, 땀을 잘 흡수하는 양말로 자주 갈아 신는다. 시중에 나와 있는 곰팡이 죽이는 위생용품을 사용하는 것도 효과 있다. 무엇보다 평소 잘 씻고 제대로 말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발 수건을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것은 참아야 한다. 양말을 한꺼번에 빠는 것도 주의가 필요하다. 보통 세제를 넣고 빨면 웬만한 곰팡이는 죽지만 무좀이 심할 경우 삶는 것이 제일 안전하다. 더러 무좀에 빙초산이 좋다고 원액에 발을 씻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화상이나 피부염을 발생시킬 수 있다. 초기 효과가 있는 듯 보이는 것은 피부 껍질이 벗겨지기 때문.
노년기엔 발바닥에 기름기가 없어지고 얇아져 신경성 근육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평소 양말을 신어 발을 보호하고 발목을 돌려주거나 발바닥을 지압해 주면 좋다. 특히 엄지발가락을 자극하면 뇌활동이 왕성해져 치매나 건망증을 예방할 수 있다.
하이힐의 부산물, 발 기형과 발 각질앞이 뾰족하고 굽 높은 하이힐을 자주 신는 여성들은 발 기형도 남의 일이 아니다. 발가락이 굽거나 새끼 발톱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 발 기형을 예방하려면 편안한 신발을 신고 발 마사지를 자주 해주도록 한다.
장시간 체중이 앞으로 쏠리는 구두를 신다 보면 발바닥 앞과 새끼 발가락에 굳은살이나 티눈도 자주 생긴다. 가능한 체중이 발 전체로 분산될 수 있는 3cm 안팎의 낮은 굽을 선택하고 구두의 앞 코는 발가락 끝보다 1cm 정도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 티눈 역시 발의 각질이 두꺼워지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굳은 살을 없애주고 자주 마사지해주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겨울철 주부들의 최대 고민은 각질투성이 발이다. 특히 발 뒤꿈치가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져 스타킹을 신어도 하루를 못 채우고 올이 나간다. 심할 경우 피가 나 제대로 걸을 수도 없다. 발뒤꿈치에 유독 각질이 심하게 생기는 까닭은 체중이 많이 쏠리는 데다 하이힐에 의한 자극과 잘못된 걸음걸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각질이 심해지면 주부들은 발을 뜨거운 물에 푹 담갔다가 각질제거용 제품이나 면도칼로 밀어버리기 쉽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건강한 세포까지 함께 갈려 나가므로 상처가 생기기 쉽고 세균 전염의 위험도 따른다. 때문에 반드시 마른 상태에서 전용 버퍼를 사용, 일주일에 2~3번 정도 문질러 제거하고, 발 전용 크림으로 건조함을 막는다. 버퍼는 조금씩 자주 사용하고 크림은 아침보다 잠들기 전 바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족욕도 몸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발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선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는 족욕은 온 몸의 혈액순환을 향상시키고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스트레스나 불면증, 두통을 예방한다. 특히 하체가 찬 여성은 족욕을 통해 냉증을 없애고 자궁과 골반을 튼튼하게 만들 수 있다.
족욕법은 따뜻한 물에 무릎까지 담그는 각탕과 발만 담그는 족탕 두 가지가 있다. 특히 각탕은 발이 차고 저린 사람, 혹은 종아리에 쥐가 잘 나거나 자주 붓는 사람에게 좋다. 무릎 관절염이 있는 사람에게도 효과적이다.
족욕은 온도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편안한 휴식을 위한 ‘저온 족욕’. 38~40℃로 노약자, 임산부, 고혈압자, 당뇨환자 등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머리가 복잡해 휴식이 필요할 때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이용한다.
육체적으로 피곤이 쌓였을 때는 42~45℃의 ‘고온 족욕’을 추천한다. 뜨거운 물이 근육에 쌓인 젖산을 배출시키기 때문. 만성피로에 시달리거나 근육통과 관절염이 있는 사람에게 도움 된다. 단 고온 족욕은 15분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반면 42~45℃의 뜨거운 물과 15~18℃의 차가운 물에 번갈아 발을 담그는 냉온 족욕은 만성 질환자에게 맞다. 혈관이 자극을 받아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혈액순환이 좋아진다. 특히, 몸의 면역성이 좋아지고 만성화된 통증이 완화된다. 온탕은 길게, 냉탕은 짧게 하고 마지막은 냉탕으로 마무리한다.
신발 선택이 발 건강을 좌우한다!발 관련 질환의 95%가 후천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작은 신발을 신거나 하이힐을 신으면 발이 기형으로 변하고 꽉 끼거나 인조피혁 신발을 신으면 굳은 살이나 티눈이 생길 수 있다. 잘못 선택한 신발이 병을 부르는 것.
신발의 기본 기능은 발을 보호하고 걸을 때 지면과의 충격을 완화시키는 것. 따라서 이러한 기준에 가장 적합한 신발을 골라야 한다. 피로감이 덜하고 가벼운 신발이 좋은데, 지면과의 마찰이 커 잘 미끄러지지 않으면서 외부로부터 수분을 막아주고 공기가 잘 통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1cm 정도 여유가 있고 발 뒤꿈치는 너무 딱딱하지 않아야 한다. 또 발이 약간 부은 저녁 무렵 사는 것이 좋다.
발 상태에 따라 신발 신는 방법도 달라진다. 평발은 걸을 때 발이 안쪽으로 심하게 돌아가는 것이 특징이므로 신발 안쪽에 중간 깔창을 넣어 아치부분을 지탱해줘야 한다. 발의 중간부분이 위로 올라간 요족은 충격을 잘 흡수하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포인트. 겉은 딱딱하지만 속은 부드러운 신발이 이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