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중소사찰 모범사례 당진 정토사
충남 당진에 위치한 정토사는 1995년 10월 개산한 이후 97년부터 본격적인 창건 불사에 입재, 2000년 초 5000여평의 대지에 지상 2층에 한 층당 108평 규모의 무량수전을 지었다.
포교대상의 특성에 맞춘 집중포교 전략을 수립한 정토사는 지역주민들과의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사찰이 아닌 ‘문화원’이라는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지역에 다가가는 방법을 택했다. 농촌지역의 고령화 현실을 인지하고 외롭고 쓸쓸한 노인들을 위한 효도잔치와 전통적 마을공동체 사업을 통한 포교로 농촌지역에 특성화된 포교를 펼치고 있는 정토사의 사찰운영 방식에 대해 알아본다.
농촌의 노령인구 대상 복지사업을 통한 포교
정토사가 위치한 충남 당진시 면천면은 농어업에 종사하는 노령인구가 대부분으로 최연소자가 60대인 농촌마을이 그 중 상당수를 차지하며 칠십, 팔십대의 노인들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이러한 노인들은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에 모여 소일을 하고 있으며 노후의 여가생활을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힘든 농사일을 감당하고 있다. 정토사는 개산 초기 이러한 지역 주민들의 생활여건을 파악하고 소통하기위해 특별한 놀이거리가 없는 마을 노인들을 위한 효도잔치를 개최하였다.
별 준비 없이 치룬 첫 회에만 600여 명의 마을 주민들이 모인 행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연륜이 쌓이며 이듬해에는 800여 명이 모였고, 제 6회 효도잔치 때부터는 1500여 명의 어르신들이 자리를 함께 해 당진을 대표하는 효도마당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당진시 12개 읍면의 경로당에 봉고차를 보내 오가는 어르신들의 길을 편안히 해드렸으며, 효도잔치와 함께 당진시민발전 기원법회와 문화공연을 함께 열며 더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마련해 갔다.
13회째를 맞는 정토사 효도잔치. 지역 어르신들에게 무료한 농촌생활 속 보고 즐길 거리를 제공하며
지역민과 사찰이 함께 상생하는 포교방안이다.
지난해까지 13회째를 맞은 정토사 효도잔치 및 시민발전 기원법회는 동네 주민들은 물론 당진시의 노인, 공무원, 정치인, 주부들이 정토사를 이야기 하고 주변에 소개하게끔 만들었
으며, 이를 계기로 의식 있는 젊은 불자들이 지역을 위한 봉사사업에 동참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현재 매 행사 때 마다 정토사 자원봉사회, 효도문화 선양회, 당진군청불자회, 면천 연꽃사랑모임, 면천생활개선회 회원 등이 봉사활동을 하며 일손을 거들고 있다.
노령화 농촌의 포교방법으로는 정토사와 같이 무료한 노인들을 위해 위문공연을 하거나 심부름 대행 또는 무료급식,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한 특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주민들과의 교류를 통하여 불교를 포교할 수 있다. 특히 농촌마을에 필요한 사업으로는 병원진료를 위한 차량이동봉사, 목욕봉사 등 자비행을 통한 포교방법이 있다.
정토사는 이 같은 노인복지를 통한 포교사업을 현실에 실현시키고자 2010년 당진시 최초의 시립노인요양원을 위탁 운영하게 된다.
정토사는 2009년 당시 당진군의 요양원 건축에 맞춰 그해 10월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에 지회설치 신고를 하고 곧바로 정토사 지회로 등기를 하였다. 미리 위탁준비를 하고 조계종 사회복지재단과 수시로 협의하여 완벽하게 위탁신청서 준비를 마련한 끝에 손쉽게 위탁을 받아 현재 최단시간 만에 입소자 100명의 정원을 채우고 정상운영을 하고 있으며 100여명이 넘는 대기자가 다른 시설에서 또는 집에서 입소를 기다리고 있다. 이는 지역민의 정보와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의 적극적인 협조, 또한 10년간의 효도잔치로 지역을 위한 착실한 봉사와 지역사회기여도에 따른 결실이었다. 이밖에 정토사는 당진시내에 지역아동센터와 정토문화원을 설립하여 지역 아동들을 위한 방과 후 학습, 놀토프로그램과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사찰음식, 천연비누 만들기 등의 문화강좌를 개설, 교육도량으로서의 활동도 꾸준히 전개해 나가고 있다.
마을주민들과 함께하는 농촌 일거리 창출사업
현재 정토사는 백련영농조합과 함께 백련을 소재로 상품들을 개발하여 그 경제적 가치와 경쟁력, 관광 자원으로서의 가능성 등을 시험 중에 있다. 처음 사찰 부지 매입 시 논과 밭을 매입하였으나 돌이 많아 농사를 지을 수는 없었고, 벼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농산물로 백련을 심고 거두게 되었다. 이때부터 정토사 주지 선오스님은 백련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여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식재료로 백련을 이용한 음식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연구 도중에는 당진군 농업기술센터의 지원 사업으로 백련농산물 홍보용 책자발간에 일천만원을 지원받아 《선오스님의 백련으로 만드는 사찰음식》을 발간하였으며 불교tv에서 사찰음식도 진행하며 백련을 이용한 사찰음식 연구가로도 활동하게 되었다.
처음 농사를 시작할 무렵에는 종묘로 대부분 판매하였으나 해가 거듭되면서 전국에 백련농사가 확산되어 종묘생산에는 소득이 없게 되었다. 이에 백련냉면, 연근가루, 연씨, 연잎차 등 가공품으로 만들어서 생산전량을 판매하게 되었다.
또한, 일거리 창출사업으로 면천면 생활개선회원들에게 채취, 가공, 제초작업 등을 전담시켜 30여 명의 회원들이 작업을 해서 회비로 사용하게 하였다. 정토사 연꽃농사에 참여하는 면천면 생활개선회원들 대부분은 불자가 되었으며 600여 명의 당진시 전체 생활개선회원들과도 친분을 형성하여 이러한 연유로 정토사의 크고 작은 행사에 단체들의 봉사가 활발히 진행되게 되었다.
백련영농조합의 경우 농토가 있는 신도 6명이 주주인 이사로 구성되어 있고, 이익금 전액은 당진지역아동센터의 운영비 및 정토사의 발전기금으로 쓰여 진다. 영농조합을 통하여 불교의 색채를 띠지 않고 자연스럽게 포교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합운영을 통해 마을의 사업을 함께 하는 것은 지역민들과 가장 살갑게 교류하는 계기가 되며 사찰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현재 지역의 기술센터에서는 많은 영농기술을 교육하지만 대부분 외래종이나 인기품목에 한정되어있다. 지역 사찰의 스님들이 토종식물을 이용한 영농사업 등을 제안하고 사업화하여 마을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실행하는 것도 농촌포교의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