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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문] 바둑의 선착과 덤의 이점 | |||||||||||||||||||||
덤의 역사 바둑의 유구한 역사에 비해 덤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적용된 최초의 프로기전인 일본 본인방(本因坊)기전이 탄생한 1940년이었다. 당시 이 기전을 주최했던 마이니치(每日)신문이 흑의 공격을 유도해 재미있는 바둑을 독자들에게 보이기 위해 흑 덤4집을 도입하였다. 그후 비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반집을 더해 4집반으로 했다가 1962년에 명인(名人)전을 요미우리 신문이 창설할 때 덤을 5집으로 늘리고 비기면 백승으로 처리했다. 그후 74년 본인방전에서 5집반 공제가 확정되면서 현재까지 통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룰에 있어서 일본룰을 그대로 따르다 보니 덤도 일본의 덤 변천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데 국제기전에서 성가를 높인 한국의 바둑도 이제 주체적으로 덤에 대한 평가나 연구를 해야할 때가 되었다. | |||||||||||||||||||||
현재의 덤 5집반에 대한 프로기사들의 견해 대부분의 프로기사들은 덤이 5집반이면 흑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대국에서 돌을 가릴 때 흑을 쥐게 되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유명한 우 칭위엔(吳淸源)기성은 집흑(執黑)이 약 10집의 이점이 있다고 했고 어떤 기사들은 집흑을 하면 누구든 이길 수 있다고 큰소리를 하 기도 한다. 예를 들어 차민수 四단은 미국에서 활약할 당시 흑을 쥐면 누구든지 자신있다고 공언을 한 적이 있고 실제로 미국 대표로 88년도 후지쯔배에 참가하여 집흑으로 일본대표인 두명의 九단기사들을 연파하여 미국 바둑를 흥분시켰다. 그러나 실제로 덤이 어느 정도가 되어야 선착의 이점이 없이 실력으로만의 대국이 가능한가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거의 없었다. | |||||||||||||||||||||
덤의 적정한 크기에 관한 기존 연구 및 문제점 1.잉창치 씨 분석의 예 잉창치씨는 1978년에 일본신문지상에 발표된 총 1,971 대국의 결과를 분석하였는데 흑의 승률이 54%가 넘으므로 덤 5집반은 흑에게 유리하다고 주장. 덤을 6집반으로 하더라도 흑의 승률이 53%에 달해 여전히 흑이 유리 하다고 분석하였다. 2. 조-엘리아슨의 연구 수년전에 조-엘리아슨 공식(Cho-Eliason formula)이 발표된 적이 있는 데 덤에 대한 수학적 접근의 의의는 있지만 풀이과정에서 지극히 주관인 추정치를 사용하여 신뢰성이 없으며(물론 학술사에 수록되지도 않았음)지 극히 주관적인 추측(덤은 6집반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꿰어 맞춘 것에 불과한 논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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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목적 선착의 효과 : 대국의 승패 예측 : | |||||||||||||||||||||
분석자료 1989년과 1990년도 {바둑연감}(한국기원 발행)에 수록된 대국자료 중 11개 주요기전의 예선과 본선 대국 *한해에 5회 이하의 대국을 한 기사의 대국자료는 제외 결과적으로 58명 전문기사의 총 577대국자료(89년 268국, 90년 309국) | |||||||||||||||||||||
연구결과(요약) 1. 현재의 5집반의 덤이라면 집흑이 유리한가? 577국의 승패를 흑백으로 나누어 구분한 결과는 아래의 표와 같다. 이 긴 대 국 합 계 퍼센트 계 가 불 계 집 흑 136 183 319 55% 집 백 116 142 258 45% 만약 덤 5집반이 적절한다면 흑백의 승률은 거의 50%의 균형을 유지할 것이다. 총 577대국에서 흑의 승률은 55%로 흑을 쥐었을 떠의 승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통계적으로 얘기하면 95%의 유의수준에서 신뢰구간이 51.2% 에서 59.3% 사이이므로 흑의 승률이 유의하게 높다) 따라서 덤이 5집반이면 흑을 쥐는 것이 유리하다. 또한 흑을 쥐는 것이 유리하다면 이긴 대국의 내용면에서도 두 가지 현상이 나타나리라고 예상 할 수 있다. 즉 흑이 백보다 불계승을 더 많이 기록하거나 계가로 이긴 경 우에도 승패의 집 차이가 백승보다도 흑승의 경우에 더 벌어져야 할 것이. 불계승을 보면 흑은 183/319=0.57이고 백은 142/258=0.55이므로 흑이 비율적으로 약간 불계승이 많지만 그 차이는 미미하다고 하겠다. 계가를 했을 때 차이로 이기고 있고 백승의 경우에도 평균 4.8집의 차이로 승리하 는 것으로 분석되어 흑의 더 큰 집 차이로 이기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요약하면 덤 5집반이면 흑의 승률이 높지만 대국의 내용면에 있어서는 집흑의 이점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이러한 분석은 집흑이 유리하지 만 그 이점이 모든 프로기사에게 일관적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2. 집흑의 이점이 모든 프로기사들에게 동일한가? 위의 분석에서 집흑의 이점이 모든 기사들에게 일관적으로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표2>집흑과 대국승리와의 관계 분석(그룹별)
검정 결과는 예상한 대로 나타났다. 즉 승률이 0.6이하인 그룹의 경기에 서는 흑을 잡는 것과 승리하는 것은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즉 현재의 덤 5 집반이 적절하다). 그러나(대국에서 한 기사라도)승률이 0.6이상이 되면 흑을 잡는 것이 유리하였다(집흑의 효과가 덤 5집반보다 크다). 3. 덤의 적정한 수준은? 덤의 적정한 크기란 모든 기사들이 선착의 효과가 없이 각자의 실력만으 로 대국을 하게 되는 덤의 크기를 말한다. 그러나 위의 분석에서 나타나듯 이 흑을 쥐는 이점이 모든 기사들에게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으므로 선착에 대한 백의 보상을 일률적으로 정하는 방식으로는 덤의 효과를 없앨 수 없다. 4. 대국의 승패 예측에 어떤 변수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 대국의 승패를 예측하기 위하여 로지스틱 회귀분석(LOGISTIC REGRESSION)모델을 사용하였다. 모델은 89년 데이타로 추정을 한 뒤, 다시 이 추정모델로 90년도의 대국결과를 예측하여 실제의 대국결과와 비교하여 모델을 검증하였다. 모델에서 종속변수는 대국의 승패여부, 독립변수는 대 국자의 승률, 상대대국자의 승률, 집흑 여부, 그리고 승률과 집흑 여부의 상호작용 효과가 포함되었다. 5. 대국의 승패 예측에 집흑 여부가 얼마나 중요한가? 두 대국자의 승률과 집흑 여부의 3변수를 사용하는 모델에서 집흑 여부 가 유의한 변수이기는 하였지만 예측율 증가는 미미하였는데 이를 좀더 분 석하기 위하여 상호적용효과를 포함하는 4개의 독립변수를 모델에 사용한 결과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났다. | |||||||||||||||||||||
연구의의 본 논문은 바둑계에서 관심이 높은 적정수준의 덤에 대해서 논리적, 통 계적으로 접근한 시도로서의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프로기사들의 대국에 관한 데이타를 쉽게 접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이 러한 연구는 때늦은 감도 있으며 앞으로 다양한 시야에서 덤에 관한 연구 를 하는데 있어 본 연구가 자극제가 되기를 바란다. 저단자대국, 고단자대국(예,국제기전)을 구분하여 좀더 세밀히 분석하거나 다른 나라의 자료로 같은 방법으로 분석을 하는 것은 큰 어려움 없이 바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피아의 형세가 드러나기 전에 미리 알아서 싸우는 것이 이로운지, 해로운지를 판단하여 공격과 수비에 임하여야 한다는 것. | |||||||||||||||||||||
발표자 김진호(공군사관학교 경영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