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봉고차를 운전하다보니 피곤했는지 사진이 별로 없네요. 그래도 갔다온 이야기는 아이들 마음 속에 남아있겠지요.
통영은 멀긴 하지만 바다가 멋진 곳입니다. 간혹 도시 외 시골이나 한적한 곳을 데리고 가면 아이들은 크게 감동받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도시의 복잡한 곳을 더 좋아하지요. 하지만 시골을 천천히 갔다오다보면 아이들도 하나씩 감성이 늘어납니다. 그것이 달팽이 처럼 빠르지 않고 느리게 나타날 뿐이지요.
아침 일찍 봉고차 2대로 나뉘어 출발~~
배시간에 맞추다 보니 조금 늦은 점심을 먹었네요. 해물 된장찌게..찌게맛이 일품이더군요. 함께 밥을 먹고 나서 연대도 오후 2시배를 타고 들어갔습니다.
통영 연대도의 멋진 바다입니다..
일단 펜션으로 가서 짐을 두고 난 후에 각자 알아서 팀을 나누었죠. 미션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섬을 탐험하고 난 후 지도 그리기~~예린이는 처음와서 그런지 괜히 왔다며 혼자 방안에 있다 날다랑 함께 산책하고 돌아오니 그 사이에 아이들과 친해졌나봅니다. 여자아이들과 신나게 놀면서 섬을 돌아다니더군요. 아이들은 이렇게 기다려주면 자기들끼리 잘 놉니다~~ㅎㅎ
연대도 섬은 에코아일랜드로 유명하지요. 섬의 태양광 발전소는 섬 전체 전기를 다 쓰고도 남아 다시 다른 섬에 또는 한전으로 다시 역전송하고 있습니다. 마을 회관 또한 패시브 하우스라고 해서 열전달을 완벽하게 막아서 따로 난방을 하지 않아도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마을 회관입니다. 주위 산도 있고 마을도 이쁘게 조그만 골목 골목이 있는 연대도..예전에 올 때와 또 다르게 안타까운 점은 유명하다보니 여러곳에 공사하는 둥 인조물이 늘어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곳 연대도 에코체험관입니다. 여기에는 숙박시설도 있는데 20명 넘는 단체만 받는다더군요. 하지만 운동장에는 다양한 체험시설이 있는데 여기저기 고장난 것이 많아 아쉬웠습니다. 예전에 학교부지였는데 새롭게 조성된 곳이랍니다. 돈을 들여도 제대로 쓰여졌으면 좋겠습니다. 자주 고장나서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하는데 그럼 왜 만드는지 모르겠네요. 고장 나지 않은 여러 환경체험이 있어서 재미있었답니다.
봄이나 여름에 오면 에코 꽃밭이 조성되어 있는데 겨울이 다가와서 그런지 현재는 꽃이 거의 없네요. 하지만 계단식 밭들이 이어져 또하나의 볼거리가 있어서 좋은 곳입니다.
지환이와 상원이가 강아지 풀로 장난을 하네요~~ㅎㅎ
아침에 좀 서두르다 보니 아이들 고기(오리와 돼지 불고기)를 깜박잊고 사무실 냉동실에 두고 왔네요. 이런..역시 서두르면 안되나 봅니다. 대신 아이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아이스크림과 내일 미션때 맛있는 음식을 사먹기 위해 미션 수행금을 조금 더 주었습니다. ㅋㅋ 그래도 가져온 각종 유기농 식재료를 이용 감자 햄 뽁음을 해 먹고 가져온 반찬도 나누어 먹으니 진수성찬이 되네요..ㅎ
밥 먹는시간이 무한 도전 시간이라네요. 정신없이 밥먹으면서 무한도전 시청을 하고 있습니다. 왜 아이들은 무한 도전을 좋아하는 걸까요..아마도 무한 도전의 늘 새로운 시도들이 재미있지 않을까..생각됩니다. 저 또한 팬으로 무한 박수를 보냅니다..ㅋㅋ
자~~이제 식사를 마치고 난 후 아이들과 함께 지도 그리기 발표를 합니다. 대부분 집들을 자세히 그려주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이 재미있어하는 곳을 그리기도 합니다. 자주 아이들은 묻습니다. 이것 해도 되나요? 어떻게 그려야 하나요? 그럼 전 이렇게 이야기하지요. 네게 하고 싶고 그리고 싶은 마음대로 그려라고..ㅋㅋ 각 팀별로 특색이 다 있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집을 크게 그리기도 하고 어떤 친구들은 에코체험관의 놀이시설을 크게 그리기도 하고 항구를 그린 친구들..모두들 재미있게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한 조는 연필과 지우개가 없다고 저에게 구해달라고 하네요..ㅋㅋ 연필과 지우개는 핑게고 그리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닐까 물어보니 제대로 답을 못하네요..ㅎㅎ 그럼면서 간단히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늘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뭐가 없어서 못한다는 것은 하기 싫다는 것이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고 싶은 마음이다.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여러가지 조건은 중요하지 않다고..그렇죠. 하고 싶은 마음을 만들게 하는 것..저도 참 어려운 교육과제입니다. 늘 아이들과 여행하면서 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기다리기도 하지요. 짧은 1박 2일 동안 많이 힘들기도 하지만 결과를 좋게 만들기위해 억지로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ㅋ
크레파스와 색연필을 가져왔는데 유일하게 여자아이들은 여러 색을 이용해서 그렸네요. 역시 여자아이들의 색감은 늘 훌륭합니다. 연대도에서 가장 똑똑한 할머니, 말이 없어 과묵한 노총각이 살고 있는 집등 연대도의 집마다 팻말이 붙어있는데 참 재미있습니다.
남자아이들도 열심히 발표를 하고 있지요~~
검은색 한가지로 그리다보니 잘 안나왔지만 그래도 여러가지 시설들을 자세하게 잘 그렸답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자유시간..날다랑 오후에 연대도를 돌면서 10분정도 걷는 산책길이 무척 좋았습니다. 멋진 바다를 볼 수 있고 숲이 우거져 있어서 더더욱 좋았지요. 희망하는 친구 5명과 함께 야간 담력 테스트 겸 9시 30분 한밤중에 그 길을 다녀왔습니다.
조그만 핸드폰 후라쉬를 이용해 숲길을 가다보니 가은이가 손을 꼭 잡고 걸었네요. 약간은 무서웠는데 재미있었다고 하네요.
목적지에 가서 모든 빛을 끄고 나서 야생 그대로 불빛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니 하늘의 별이 너무 아름답더군요. 반짝 반짝 빛나는 별을 구경하고 그렇게 돌아왔습니다. 귀신도 없지만 섬의 조그만 언덕은 그렇게 자연그대로의 모습이어서 고맙더군요.
12시경 대부분 아이들은 그렇게 잠이 들었고 아침으로 간단한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간단한 아침식사후 섬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다시 동피랑 마을로 이동..
미션 수행금 만원을 나누어 주고 점심먹고 마음에 드는 벽화를 찍어오라고 하였죠. 11시 50분에 도착하여 1시간 30분의 시간을 주었지요. 동피랑 마을은 원래 오랫동안 나이 많은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었는데 이곳 경치가 아름답다보니 개발을 할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통영의 시민단체와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서 벽화마을로 조성을 해서 개발을 막았다고 합니다.이곳은 3년마다 한번씩 벽화를 새롭게 그립니다. 올해 4월달 대부분의 벽화가 새롭게 그려져 있더군요. 아쉬운 것은 역시 유명새를 타다보니 카페와 편의시설들이 너무 많이 들어서 있더군요. 예전의 자연스러운 면들은 너무 깔끔한 이미지로 바뀌어 조금은 안타까웠습니다. 아마도 시에서 지원을 하다보니 그런 것 같네요. 특히 커피숖이 너무 많이 들어섰더군요. 그래도 경치와 벽화는 정말 멋있습니다~~
저도 간단히 기념 사진을 찍고~~
제주도 강정마을을 지키기 위한 벽화도 있어서 더더욱 좋았더랬습니다. 제발 그대로 두기를 기원합니다.
남자아이들은 피씨방을 가기위한 도전을 시도합니다. ㅋㅋ 휘리릭 20분만에 벽화마을을 다 돌고 나서 뛰어 내려가더군요.
준호도 멋지게 한장 찍고 나서 휘리릭 달려가지요..ㅎㅎ
남자아이들은 벽화마을을 다 돌고나서 피씨방을 찾아갔었답니다. 4군데를 돌아다녔는데 2곳은 문을 닫았고 한군데는 성인 피씨방이라 들어가지도 못했고 겨우 한곳을 갔는데 남은 시간은 30분이라네요. ㅋㅋ 그래도 재미있게 30분동안 즐겁게 놀다 왔다네요..ㅎㅎ 밥은 먹었냐고 물어보니 맛있게 다 먹었다고 합니다. 그 열의가 참 대단합니다. 미디어 세대라 늘 저 또한 게임에 대해 어떻게 해야 되는지 고민입니다. 하지만 강제적으로 아이들을 규제하는 것 보다 스스로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제적인 통제를 하다보니 강제적이지 않는 곳에서는 정신없이 게임을 하게 마련이지요.
네팔 여행갔을 때 아이들과 스스로 핸드폰 사용에 대해 이야기 하니 자기들 끼리 잘 조절하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그 짧은 1시간 30분동안 벽화마을 다 돌아보고 밥먹고 30분동안 자신의 자유시간에 피씨방을 이용하는 노력들이 멋지지 않나요..ㅋㅋ 그 열정이 참 대단합니다~~
돌아오는 길..생협에 들러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고 통영 연대도의 여행을 마쳤습니다.
역시 아이들은 다음달 여행에 대해 묻더군요. 다음에는 꼭 시설들이 좋은 도시로 가자고 하네요. ㅋㅋ 저도 아직 정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어디를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훨씬 더 좋으니까 달팽이여행에 늘 오지 않을까요..그것이 달팽이 여행을 통한 아이들 스트레스 해소하는 통로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행복한 1박2일 재미있는 여행이 그들에게는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었으니까요~~
다음달 11월 전교조와 함께 하는 달팽이 여행의 마지막이네요. 11월 17일 또 즐겁게 만나기를 희망합니다~~
첫댓글 친구들 만나서 반가웠어^^
이제 카페에 가입했어요, ^^ 저도 달팽이처럼 느리게 쉬엄쉬엄 일을 하고 싶은데 맨날 바쁘다는 핑계네요, 아이들 표정이 멋지네요, 신나하는 지환이 모습, 갔다와서 좀 자세하게 놀은 이야기 해 달라면 너무 짧게 해줘서 아쉬웠는데ㅎㅎ 여기 들어와보니 사진도 올려주시고 넘 고맙습니다. 사실 제 고향이 통영인데 연대도가 어디지? 했는데, 알고봤더니 저희 동네를 지나쳐 갔다던군요, 산양면에 달아 마을에서 배타고 들어가는 그 섬이란 사실을 알고 제가 엄청 흥분했어요, 낚시하러 많이 가는 그 섬이 에코 마을로 꾸며져 관광지로 알려진 줄은 몰랐거든요.ㅎㅎ그냥 앞에 보이는 작은섬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