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 간 사나이" 아놀드 슈왈츠네거!
엥?!
뜬금없이 웬 아놀드?!
그는 현재 유치원 대신에 미국 California 주의 주지사 집무실에 가있지요.
액션 스타로서
"I'll be back!"이라는 대사를 날렸던(?!)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주인공이었던 그도
한 때 가족물 영화에 종종 출연했던 적이 있답니다.
<유치원에 간 사나이>도 그 대표작인데요
혹시 <솔드아웃>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기억하시는지요?
제목만 들으면 그게 원제(original title) 같지만
실은 <솔드아웃>의 영어 제목은 <징글 올 더 웨이: Jingle All the Way>입니다.
그게 어떻게 그렇게 둔갑을 했냐구요?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을 해야 제격인 영화였지만
"크리스마스 영화"로 포장하기가 싫었던 수입/배급사가
액션 스타 아놀드 슈왈츠네거를 돌출시키고
제목도 주인공의 이미지에 걸맞도록 액션 분위기가 나게(?!) 짓는다고 한 것이
<솔드아웃>이 된게 아닌가 싶군요.
그렇다면 그 영화의 제목이 왜 "매진"을 의미하는 이 됐을까요?
영화의 주인공 Howard는 아들의 가라데 수업 때 꼭 구경가겠노라고 약속을 해놓곤
펑크를 내고 맙니다.
To placate his unhappy son
아빠한테 실망한 아들을 달래기 위해
he askes him if there is anything he wants for Christmas.
하워드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뭐든 해줄 테니 원하는 게 뭐냐고 아들한테 묻지요.
He wants Turbo Man.
아들 녀석은 완구 "터보 맨"을 갖고 싶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하워드는 그 약속마저도 까먹고 맙니다.
크리스마스 이브가 다가오고
"아뿔사!" 싶어진 하워드는 Turbo Man을 사러 달려갑니다.
하지만 가는 곳마다 상점 문에 Sold Out 안내판이 붙어있군요.
수입/ 배급사는 Turbo Man이 Sold Out된 상황에서 벌어지는
절박하고도 코믹한 상황을 부각시키기 위해 고심한 끝에
<솔드아웃>이라는 새로운 제목을 탄생시키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극장에 표를 사러갔다가 매진이 됐을 때의 상황과
우리말 "대박"을 영어로 어떻게 표현해야 되는지에 초점을 맞출게요.
잠깐!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Christmas 앞에 와야 되는 전치사에 관해 먼저 집고 넘어가도록 하죠.
12월 초에
제가 KBS의 <대한민국1교시>에 출연하고 나서 경험한 해프닝 한 토막입니다.
"Yes I Can" 꼭지의 말미에 "보너스 코너"를 하게 됐는데
우리나라 영화의 대사를 영어로 옮기는 코너였습니다.
마침 차태연과 김선아가 주연한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가 개봉 전이었고
영화 홍보 겸 배우미로 나왔던 두 배우가
극 중의 대사를 한 토막 주고 받으면
그걸 제가 즉석에서 영어로 옮기는 코너였지요.
차태연: 크리스마스엔 뭐 하세요?
What are you doing for Christmas?
김선아: 글쎄요!
I dunno.
차태연-그래도 크리스마슨데, 뭐 좀 특별한 걸 해봐요.
It's Christmas. You've gotta do something special.
문제는 방송이 나가고 난 다음이었답니다.
어느 네티즌이 Christmas 앞에는 on이나 at이 와야지 왜 for를 썼냐며
제 강의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KBS 홈페이지에 항의성 글을 올린 거 있죠.
하지만 네티즌들끼리 자체적으로 정리가 되더라구요.
미국에 거주하는 어느 친절한 테니즌은
캐나다 친구의 도움을 받아서 Christmas 앞에 어떤 전치사를 써야 되는지를
장문의 사례를 들어서 올리기도 했더군요.
늦었지만 그 분한테 감사 인사...100만 번 보냅니다.
정리를 하자면 이렇습니다.
"때"를 나타내고 싶을 때는 on을 쓰거나
at Christmas 혹은
at the Christmas holidays라고 쓰면 되지만
Christmas 앞에 for를 붙이면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의미있는 날에"의 의미가 담겨지게 되는 것입니다.
요즘은 전산시스템이 워낙 잘 돼 있기 때문에 많은 관객들이 인터넷으로 예매를 하지요.
Multiplex 극장들이 생겨나기 전까지만 해도
cinema ticket을 예매하려면 극장까지 직접 발품을 팔아야 됐었지요.
영화나 연극 또는 공연의 입장권을 파는 "매표소"는
영어로 뭐라고 할까요?
매표소는
the small booth at the front of the theater from which tickets are sold for admission라고 풀이를 할 수 있겠고
두 단어로 box office라고 하면 된답니다.
"상자 같은 작은 사무실"이란 뜻이니까 표현이 참 재미있기도 하네요.
그러니까 "우리 매표소에서 만나."를 표현하고 싶으면
Let's meet at the box office.라고 하면 100점입니다.
참고로 box office는 흥행수입 혹은 흥행성적이란 의미도 있구요
붙여서 boxoffice라고 쓰기도 합니다.
미국엔
극장 배급자들을 위한 정보들 즉, 개봉될 영화(releases)
제작에 들어가는 새 작품들(new productions)이나
앞으로 만들 예정인 작품들(future productions) 등을 알려주는 잡지가 있는데
그 잡지 이름도 Box Office입니다.
box office/ Box Office는
줄여서 b.o./B.O.로도 표기하며
흥행성적이 좋은 영화는 boffo라는 표현을 붙여서
His new movie's doing boffo B.O.라고 표현하면 됩니다.
그가 만든 새 영화가 (흥행적으로) 무척 선방하고 있다는 뜻이 되겠네요.
boffo의 수준보다 훨씬 더 성공적이면 whammo를 붙이면 되는데요
이들 용어는 영영사전에도 등록이 안 돼있더군요.
할리우드 현장에서 미국인들이 즐겨 쓰는 영화 용어라 그런가 봐요.
그럼 흥행성적 면에서 박살이 난(?!) 영화는 영어로는?
bomb입니다.
우리가 흔히 폭탄 맞았다고 하잖아요.
bomb을 풀어드리면
a movie that is a failure, particularly at the box office입니다.
아래에 소개하는 "터졌다"와는 혼돈하면 안되겠군요.
막상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서 box office에 표를 사러 갔는데
저녁 때 표까지 전부 매진(sold out)되고 없으면 우린 보통 그 영화가 "대박났다"는
표현을 쓰지요.
속어로는 "터졌다"고도 하구요.
<실미도>나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이 막 개봉됐을 때처럼 말이지요.
근데 왜 "대박"은 국어사전에 등록이 안 돼있는 걸까요?
언제부턴가 어원이 궁금해지더라구요.
제 판단이 틀리지 않는다면-If I'm not mistaken-
"대박"은 영화판에서 생겨난 말 같아요.
"크게 터졌다"의 뜻으로 정착된 거 같은데
문득 <흥부와 놀부>에 등장하는 커다란 박이 생각나더라구요.
영화 비즈니스는 워낙 투기적인(speculative)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대박이란 말엔 "뜻밖의 횡재"란 의미도 담겨 있는 거 같아요.
어디까지나 저의 추측이지만요!
우리는 일상생활에서도 히트(hit)쳤다는 표현을 종종 사용하잖아요.
그걸 응용해보자구요
대박에 해당하는 영어는 big(대) hit(박)입니다.
마이클 만 감독이 만들고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가 주연을 맡았던 <히트>는 Heat니까 혼돈은 No!
그러므로 "그 영화 대박 날 거야!"는
It's gonna be a big hit.라고 하면 끝입니다.
그럼 만약에 누구도 기대를 안 했던 영화인데
개봉 이후에 입소문-앗, 우리가 이미 익힌 word of mouth-을 통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알려지면서 크게 흥행하거나 선방한 영화는
영어로 뭐라고 할까요?
일반적으로는 surprise hit라고 하지만
미국인들은 sleeper hit라는 표현도 즐겨 씁니다.
sleeper는
1. 자는 사람
2. 침대를 갖춘 야간열차-owl train-의 뜻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내력으로 sleeper hit가 영화에서 unexpected success를 뜻하게 됐냐고요?
네, 그럴만한 사연이 있더라구요.
amature car racing이나 horse racing에서
뒤에 쳐져있다가-누가 봐도 우승할 가망이 없어보이는데-
막판에 선두로 치고 나가서 우승하는 선수를 영어로 sleeper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예상을 깨뜨리고 선방하다가 성공하는 흥행작을 sleeper hit라고 하는 것이지요.
이 표현은 영화 말고도
음반이나 책, 공연 등에도 두루 적용되는 표현입니다.
[돌발퀴즈]
"업어 가도 모르는 잠꾸러기"는 영어로 뭘까요?
정답은 heavy sleeper 혹은 sound sleeper입니다.
"깊이 잠이 든"은 sound asleep이 되겠구요. 그 반대 의미는 light sleeper.
그럼 He is sleeping like a log.은 무슨 뜻일까요?
그는 수학의 "로그"처럼 잔다일까요?!
쓰러져있는 통나무에서 꿈쩍도 않는 이미지를 느낄 수 있듯이
"쿡쿡 찔러도 모를 만큼 무척 깊이 잠들어있다"는 의미로 쓰면 되겠군요.
GMP 애청자 및 가족 여러분!
실은 제가요...오늘 아침에 그렇게 잠을 잤답니다.
그래서 글을 올리는 시간이 평소보다 늦어졌는데요...죄송해요.
오늘도 여러분의 남은 생의 첫날입니다.
Today is the first day of the rest of your life.
행복하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