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컴퍼니의 잉마르 베리히만 작 임영웅 연출의 가을 소나타
공연명 가을 소나타
공연단체 신시 컴퍼니
원작 잉마르 베르히만
연출 임영웅
공연기간 2014년 8월 22일~9월 7일
공연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관람일시 8월 23일 15시.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신시컴퍼니의 잉마르 베르히만 작 임영웅 연출의 <가을 소나타>를 관람했다.
잉마르 베리만(스웨덴어: Ingmar Bergman 1918~ 2007)은 스웨덴의 영화, 연극 및 오페라 감독이다. 현대 영화 최고의 감독으로 뽑힌다.
대부분을 자신이 쓴 총 62편의 영화와 170편이 넘는 연극을 감독했다. 대다수의 영화가 고향 스웨덴을 배경으로 한다. 병, 배신, 광기 등 어두운 주>, <페르소나>(1967)<화니와 알렉산더>등이 있다
스톡홀름 대학교를 졸업한 후 연극계에 투신, 무대 연출가로서 이름을 떨쳤으며 1944년에 알프 셰베리가 감독한 <번민>의 각본을 써서 영화계에 데뷔하였다. 1945년 <위기>에서 감독으로 진출하고, 뒤이어 <애욕의 항구>(1948), <불량소녀 모니카>(1952), <마술사의 밤>(1953), <사랑의 레슨>(1954), <여름밤은 세 번 미소한다>(1955) 등에서 눈에 띄게 두각을 나타냈다. 1956년 <처녀의 샘>을 발표함으로써 세계적인 대작가로 평가받기에 이르렀다.
베리만은 사실적인 영화로부터 출발하여 무대희극적인 작품을 거쳐 점차 '인간과 하느님' 문제를 다루게 되었다. 거기에서 인간에 대한 엄연한 리얼스트의 눈과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추상적인 사념을 갈라놓을 수 없게 융합하여 일종의 육감성과 북유럽적인 신비적 경향을 동시에 엿볼 수 있다. 섹스에 신(神)을 대치시켜 인간 존재의 심부를 추구해왔다.
특히 <페르소나>에서 보이는 베리만의 작품은 한층 추상적인 관념성이 강해져 가고 있어 그의 독자적인 영상 세계의 농도를 알 수가 있다.
임영웅(林英雄)은 1934년 서울 현저동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친은 1930년대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명성이 높던 재즈 연주자다. 1948년 휘문 중학에 입학했다. 중학교 1학년 때 국어 교사 주흔파 씨(본명 조봉순)의 권유로 개교 50주년 기념 공연 <마의태자>에 출연했다, 명동 국립극장무대였다. 임영웅에게 연극과의 인연을 맺은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 한 좌담회에서 연극<뇌우>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면서 시작되었다.그 자리에는 유치진과 이해랑도 참석하고 있었다. 임영웅의 모습을 눈여겨본 유치진은, 임영웅에게 연출을 권유했다. 연출가 데뷔는 1955년에 이루어졌다. 연극학회가 주최한 제1회 전국 중·고등학교 연극경연대회에, 임영웅은 휘문고등학교 연극 팀을 이끌고 참가하게 되었다. 처음 휘문 측은 학교 내에서 연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러다가 뜻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임영웅을 수소문해서 의뢰한 것이었다.본인의 표현을 빌리면 “동서남북도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상태"에서 시작한 연극이 <사육신>이었다. 중도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연습량이 부족했고, 이를 메우기 위해서 원서동 교사(지금의 현대그룹 사옥) 강당에서 합숙까지 강행했다. 열심히 연습한 성과가 있었다. 김경옥은 「경향신문」에 게재한 총평에서, 휘문의 작품이 학생극다운 순수함이 있다고 칭찬했다. 휘문고는 단체로는 3위를 했고 연기상을 두 사람이나 수상했다. 그중에 한 사람이 연극배우였던 고(故) 이진수였고, 다른 하나가 KBS 성우로 활동한 안종국이었다. 탤런트 박근형이 박팽년 역으로 출연했고 KBS 촬영 감독을 지낸 박노한은 하위지 역으로 출연했다.
1948년 서라벌예술대학 연극영화과에 입학해 연극연출을 전공하면서 재학 중 <사육신>으로 연출에 데뷔한 뒤, 조선일보 등 언론사에서 문화부 기자로 활동하였다. 극단 산울림단장이다.
작품으로는 산울림 창단 공연작이며 20여 차례나 연출하여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진 <고도를 기다리며>를 비롯하여, <환절기>, <달집>, <하늘만큼 먼 나라>, <위기의 여자>, <목소리〉<산불> 그리고 <살자기 옵서예>를 비롯한 뮤지컬은 물론 발레와 오페라를 연출해 출중한 기량을 들어내고, 영화배우를 능가하는 미남으로, 여성연극인의 인기를 독차지하기도 했다.
1966년 9월, 동인극장의 노덕준 기획 정일성 연출의 유진 오닐 작 <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에서 박근형, 오지명, 백일섭 등과 함께 첫 명동국립극장 무대에 선 손 숙 역시, 50주년기념무대이기에, 이번 <가을 소나타> 공연은 의미가 있다.
<가을소나타>는 1978년, 잉마르 베르히만 감독과 잉그릿드 버그만(샬롯 역) 리브 울만(에바 역) 출연의 영화로 처음 제작되었다. 내용은 어느 가을날 목사의 아내 에바(리브 울만)는 유명 피아니스트인 어머니 샬롯(잉그리드 버그만)을 집으로 초대한다. 연주 여행 차 전 세계를 순회하느라 바쁜 샬롯은 최근 오랜 연인 레오나르도의 죽음으로 상심한 상태다. 7년 만에 어머니를 만난 에바는 반갑게 샬롯을 맞이하지만, 샬롯이 미처 몰랐던 사실을 이야기하면서 둘 사이가 서먹해진다. 심각한 신체장애를 가진 채 요양원에 방치되어 있던 여동생 헬레나가 2년 전부터 에바의 집에서 함께 지내고 있었던 것. 샬롯은 예술가로서 명성과 경력을 위해 자식들을 돌보지 않고 일에만 몰두해 왔던 것이다. 자의식 강한 샬롯은 자신의 선택을 애써 정당화하려 하지만, 에바는 무책임한 샬롯에 대한 원망과 애증을 안고 있다. 마침내 두 모녀는 오래 묵혀두었던 서로의 상처를 드러내며 감정적 회오리를 겪는다.
연극의 무대는 거의 실제 건물과 마찬가지로 보이는 목조 2층 주택을 장치로 세우고, 창밖에 서있는 나무들의 잎에서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아래층은 서재 겸 거실과 주방으로 사용이 되고, 이층은 벽이 없는 두 개의 방, 그리고 배경 쪽 창문이 막힘없이 시원하게 트여있다. 이층의 방에 침상과 장애인용 등받이 의자가 있고, 아래층에는 중앙에 책장, 그리고 객석에서 바라보기에 왼쪽에 와인 장이 있어, 출연자가 가져다 탁자에 놓고 마신다.
두 딸의 어머니지만, 이름난 건반악기연주자로서 가정과 가족을 등한시했던 그녀의 과거가 큰 딸과의 이야기 속에서 서서히 드러난다. 대다수 예술가의 삶과 행위가 나이든 연주자인 어머니와 살아온 모습과 다름이 없듯이, 꼭 이기적이라고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가정은 물론, 자녀까지 등한시 하는 삶에서 예술가들은 대부분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관극을 하게 된다. 물론 마음에 가족에 대한 늘 상 미안함과 죄책감을 가지는 것도 이 연극의 건반연주자의 심정과 일치한다. 게다가 장애인인 둘 째 딸을 돌보지 않아, 큰 딸이 함께 데려다 살면서, 어머니에 대한 섭섭함이 대화중에 서서히 드러나고, 큰 딸로서 맨 정신으로는 말하기 어렵기에 와인을 마시며 이야기를 시작하고, 꺼낸 이야기로 해서 차츰 마음속의 어머니에 대한 미움이 솟아오르면서, 와인은 병을 가져오는 횟수가 증가하게 된다. 어머니가 변명하듯 자신의 연주가로서의 삶을 딸에게 납득시키려 들지만, 모녀의 대화는 감정적으로 변하고, 차츰 격화되면서 폭발 직전까지 치닫는다. 모녀의 대화를 듣던 장애인 딸이 사력을 다해 이층에서 기어 내려와 모녀의 싸움을 중단시키고, 어머니와 포옹을 하는 장면은 연극의 백미(白眉)다. 대단원은 연극의 도입에서처럼 목사인 큰 딸의 남편의 해설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손 숙이 어머니, 한명구가 큰 딸의 남편, 큰딸로 서은경, 작은 딸로 이연정이 출연해 완벽에 가까운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건반악기 연주로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무대디자인 박동우, 조명디자인 최형오, 의상디자인 박항치·백경진, 분장디자인 김유선, 소품디자인 최혜진 등 제작진의 열정과 기량이 돋보여, 신시컴퍼니(대표 박명성)의 잉마르 베르히만(Ingmar Bergman) 작, 임영웅 연출의 <가을 소나타>를 기억에 길이 남을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8월 23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