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영화 21
도깨비 명운
그는 젊은 시절 한 사람을 사귀었다네
그 사람과 데이트하다 호수에서 배를 탔는데
앞으로 만나주지 않으면
더 깊은 곳으로 간다고 협박 비슷하게 엄폴 놓더라네
울며 겨자 먹기로 그렇게 하겠노라고 했고
배에서 내려 음악다방에 갔다네
음악다방에서 화장실 간다고 해놓고 빠져나와
택시가 없어 버스를 타고 도망왔다네
얼마나 흉측스럽고 싫었으면 죽기보다 싫었을까
직장 숙소에 왔는데 그 사람이 택시를 타고 쫓아와
기다려서 그 사람과 마주칠 거 같아
근처 옷가게서 블라우스를 갈아입고
긴 머리도 옷 속에 넣어 그 사람 시선을 피하는데
성공했다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좋은 것이며
혼자서 살 수 없는 공생 공존하는 것이며
사랑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상대에 따라 싫은 것 또한
상대의 댐댐이를 보면서 좋기도 나쁘기도 하다
지적이거나 어여쁘거나 귀엽거나 멋있거나
남자답다 여성스럽다
그 사람에 풍기는 사람다운 멋이 있다
그런 사람에게 호감이 가며
친구가 되고 싶고 나아가서는 연인이나
반려자가 되고 싶은 것이다
눈으로 보는 것과 달리 직접 사귀다 보면
못한 사람이 진국이거나 겉은 멋지거나
아름답지만 속은 가식으로 치장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풍랑의 파도를 건너기처럼 어렵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은 겉은 멀쩡한데
속은 상했다는 것이다
겉과 속이 분명 다르다
하지만 겉이 아름답거나 멋지면 속도 달콤하고
상큼한 맛이 나야 하지만
겪어보거나 속을 잘라봐야 알 수 있으니
그만큼 조개 속 흑진주 보석을 찾기 어려운 것이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사랑하는 사이라도
한순간 변심해버리는 세상이니
더욱 진국의 상대를 만나기 어려운 것이리라
풍광이 아름다운 곳은 한순간 감탄하면 그만이지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평생을 함께하는 것이니
신중하고도 신중해야 할 것이다
밤이라서 보이지 않으나 손바닥으로
허공을 가르니 모기가 닿는다
돗자리를 걷고 나이트클럽으로 같다
밤 9시경이라서 빈 테이블에 등만 밤하늘 별처럼
말똥말똥하고 시끄러운 음악 소리만 귀청을
뚫을 듯이 울린다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강한 레이저 불빛
무대에서 몇 명만이 춤을 추고 있다
천둥소리 번개 뇌성벽력 나이트클럽 안에서
일어나고 있고
미친 듯이 음악에 맞춰 전신을 흔들어 대는 광란
이게 바로 스트레스 해소하는 방법이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음악 춤 술 그리고 우리 마음
때론 자신을 정신을 망각하고 망나니처럼
날뛰고 싶을 때가 있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춤을 밤새도록춰도 피곤하지 않다
밤은 휴식도 제공하지만 신체 정신의 안정도
가져다준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피로한 육신도 편해지는 법이다
밤은 아침이 되기까지 덧없는 여정도 잠을 잔다.
됐어!
이제 모든 준비를 마쳤어
세수도 했고.
스킨도 발랐지.
양치도 했거든.
내 입은 오롯이
너의 체취를 느낄 수 있어.
너의 귀, 코, 혓바닥, 도톰한 볼 팽팽한 둔부까지
나는 너의
모든 걸 사랑해.
오늘만큼은 결코 남김없이 사랑해 줄 거야!
나의 혀로 진정성 있게 널 느낄 수 있을까?
손가락을 쓰는 건 내 모습이 너무 추해 보일 꺼야.
오늘은 특별한 날이야
자존감 같은 거
벗어놓고 오롯이 벌거벗은 너의 육신을 탐할 거야
색깔이 아름답고 영롱한 초록색 유리잔에 담긴 와인
너와 나의 입술을 온전히 맡길 거야.
그래 오늘은 그렇게 천당과 지옥을 맞보며 망가져 가는 거야
아니 신비의 신생별을 탄생시키는 거지
훗날 우리에게 별 아이가 태어나면
그 즉시 너와 난 아빠별 엄마별이 되는 거지
할만하잖아. 너의 영혼과 나의 영혼이 하나가 될 때
천지개벽이 일어난다는 것을.
나의 정신, 나의 육체 온전히 너의 것이 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