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비가내린 후론 차창 밖으로 내민 손끝에 스치는 바람을 느끼면 문득 문득
가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몇일전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타고 2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덕적도 서포리에서 솔로캠핑 해보았습니다.
강원도나 가야지 캠핑하는것 같고 그런곳만 좋다고 생각했는데,
지긋지긋한 차량 정체 걱정 안해도 되고, 동해바다 못지않은 깨끗한 백사장과 바닷물..
편한 의자에 앉아서 날씨 좋은날.. 멋진 낙조(落照)도 즐길수 있는 곳 이였습니다.
밤 늦게 집에 돌아와 12시가 넘은 시간에 낚싯대며 캠핑 장비들을 점검? 했습니다.
캠핑가기전 장비들 정리하는건 언제나 즐겁습니다.
인천 주변에서 찌바리 낚시 한다는게 좀 우습지만...몇년째 처박어 놓은 낚싯대를 꺼내서
마른 수건으로 닦고, 인터넷으로 가는곳 물 때 도 한번 검색해 보았습니다.
캠핑을 하기 전까진 나에겐 평생 취미가 낚시가 될거라 생각했어요
2004년도인가? 잘 기억은 안나는데.. 여수 금오도에서 갯바위시조대회때 모습인데..
얼굴이 안나와서 그런지 그런데로 멋지게 보이네요.
대상어.. 감성돔으로 제가 1등 했는데,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
시상식때 찍은 증거 사진은 있으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찍힌 모습이라
캐안습 해서 보여주진 않겠습니다.
아침 8시에 덕적도행 배를 타기 직전인데.. 어린 커플이 앞에 가는군요.
저 반 투명한 비밀봉지 않에서 사이다며 새우깡 등등이 보입니다. ㅎㅎ
저도 저럴때가 있었는데 .....
차없이 뚜벅이로 비닐봉지에 먹을것 싸들고 여행 다니는 저 친구들이
한편으론 좋아보이기도 하고..
"짜식.. 부럽구나... 여자랑 섬에 들어가고 ㅋㅋㅋㅋ"
덕적도까지 저와 다찬이를 태워다줄 여객선 입니다. 연안부두에서 출발해서 2시간 30분..
차량과 운전자 승선운임이 편도 5만원 입니다. 차량에 따라 가격이 틀려지는데
제차를 보고 얼마를 받아야 할지 고민 하더군요.. 얼른 선수처서 "이거 1톤 트럭하고 똑같아요"
1층에 다찬이 빠킹 하고 선실에 올라오니.. 아까 보았던 커플이 있는겁니다.
"ㅋㅋㅋㅋ 앗싸아~ 좋겠구나.. 이자식.."
비닐봉지 친구가 왜? 그녀를 배에 태웠는지 저도 모르겠네요 ㅋㅋ
섬을 가지말고 배삯으로 여관을 가지. ㅋㅋㅋ - (19금)
[문구가 문제라고 하시면 삭제하겠습니다.
또한 윗글 "이자식"은 욕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애칭입니다 ㅋㅋ)...."]
배를 타고 지루해질때쯤 되니 덕적도가 보입니다. 바람이 많이 불고 비도 조금씩 내리더군요.
비성수기 때라 차량을 싫고 가는 배는 하루에 한척 밖에는 없습니다.
다음날 3시까지 이곳에서 보내야 하는데....
날씨가 좋지 않아 좀 걱정이 됩니다.
기상이 안좋으면 배가 않떠서 섬에서 몇일을 보낼수도 있는데...
어쩌면 그녀와 배를 탔던 [비닐봉지 친구] 는 그걸 노리지 않았을까... 깜직한 녀석
섬에 내려 언덕을 조금 올라가니 이런곳에 웬 주유소가 다 있네요..
종로에 가장 비싼 주유소에 리터당 가격이 1602~5원 이 가장 비싸다고 하던데
덕적도에 있는 이주유소의 기름값이 1등이군요. 후훗..
차는 주차해 놓고 걸어서 섬 이곳저곳을 둘러보는데 길을 잠깐 잘못들어 갔다가 저 개들때문에
깜작 놀랐습니다. 침 질질 흘리면서 어찌나 싸납게 덤벼드는지..
미친개 짖는 소리가 지금도 귀에서 맴도네요..
" 젠장. 저것들이 꿈에 나오면 안되는데."
사진은 못찍었지만 입구에 나무 계단으로 이쁘게 꾸며놓은 등산로가 있었습니다.
밑에서 보았을때 꽤 놉더군요. 시간도 많고 할일도 없고 해서 한번 올라갈까?...
생각하다가 지리산에서 고생한 생각이 나서 그만 두었습니다. ㅎㅎ
시간이 벌써 점심때가 되었습니다. 밥 해 먹는 시간을 좀 아끼려고 햇반하나 데워서
즉석카레로 대충 때웁니다.
차량 화물칸에 토너커버 장착 했는데. 차에서 장비 꺼내고
다시 정리하기가 한결 간편해졌습니다.
오늘 물때가 8물 오후 만조가 대충 4시 경이라 물이 많이 빠진 상태 였습니다.
시간 대충 때우다가 물들어올때 낚시를 좀 해보았습니다.
멋지게 찌낚시를 할까 했는데... 조류도 없고(찌가 흘러야 찌낚시가 됨),
뭐~ 보는 사람도 없고 우럭이라도 빨리 잡어서 회 떠 먹어야 하겠기에
갯지렁이 길게 달아 원투 해보았습니다.
방파제 끝에서 처음엔 자리를 잡았는데, 물이 순식간에 들어오더 군요.
낚시로 뭔가를 잡아 푸짐하게 회떠서 한끼 해결 하려고 했는데.. 꽝 이였습니다
원래 꽝조사는 아니였는데.....
부푼마음으로 준비해간 저~대병 초고추장은 뭡니까? ㅋㅋㅋㅋㅋㅋ
낚시대는 닦지도 않고 가방에 처 넣은후 해 떨어지기전 얼른 자리를 잡고 텐트를 설치 했습니다.
이곳은 덕적도에 여럿 해수욕장중 서포리 해수욕장인데,
모래도 곱고 물이 빠졌을때 뻘도 없는것 같아 '해수욕 하기에 정말
좋겠구나'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 집에 버리온 온 식구들이 생각이 나더군요
텐트 설치후 편하게 낙조를 즐기고 싶었는데.. 비가 오는 날씨라 아쉬웠습니다.
저녁도 귀찮아서 햇반과 준비해간 고기조금 구워 먹었습니다.
이 넓은 해변에 저 혼자 달랑 이더군요..
저녁도 맛있었지만 진정한 솔로캠핑인듯 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예전 6월 팬오스 정모때 이 무거운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속리산 문장대 혼자
올라가던중 멍청하게 메모리 카드를 놓고와서 셀카하나 못 찍고 왔던 기억이 있는데.
ㅋㅋㅋㅋ 이런.. 카메라 밧데리가 없군요
일반 밧데리 그립도 놓고 오고.. 또다시 OTL
아쉬운 데로 폰카로 찍었는데.. 그림이 안나옵니다.
텐트앞솔밭에서 나무 주워다가 꽤 쌀쌀한 바닷가에서 모닥불 피고
꽤! 한참을 있었습니다.
섬치곤 작지 않은 곳인데 시즌 이후라 그런지 관광객도 없고 해변에 지나가는 사람도 없네요.
빈섬에서 이틀 동안 혼자서 생각도 많이 하고 고속도로 정체때문에 스트레스 안받고
다음날 오후 3시 배시간까지 편하게 캠핑 했습니다.
카메라 때문에 캠핑후기에 캠핑사진은 별로 없고 쓸데 없는 내용들만 가득 하네요
예전에 토크쇼에서 개그맨 전유성씨가 한말이 생각나는군요.
'인도여행보다 한달에 한 곳씩 우리나라 섬에 다니면 ..뭐 좋다라고 했던가..??
잘 생각이 않나네요.. 멋지게 엔딩이 안됩니다.
가까운 섬에 한번씩 가보세요.
섬에는 분제같은 소나무 솔밭과 빈 해변이 있습니다.
첫댓글 ㅎㅎㅎ 저랑 비슷한 기운을 느낍니다.. 반가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