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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우리의 대응 스크랩 고려인 문학 / 시
Arirang 추천 0 조회 51 15.04.12 22:1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고려문화』3집 수록시

 

서정적인 작품들을 선별하여 싣는다.

고려인이기기 때문에 때로는 더 사회주위적인 작품을 써야했던

시인들의 고통이 작품을 선별과정에서 역력히 드러나 보인다.

늘 느끼는 감정이지만 척박한 환경에서 글을 쓴 작가들의 고통을 실감한다.

 

 

 

 

 

 

 

 

 

 


 

 

동해바다

                                                    조기천[*]

 

동해바다의 푸른 물결이여!

왜 이 나라 사람들이

너를 그리워하는지 내 잘 아노라?

너의 망망한 가슴 높은 파도는

이 땅의 소품치는 정열이다.

멀리 대양을 무겁게 뒤척이다가는

그만 노한 듯이 불쑥 솟아

낮게 드리운 하늘을 치받고는

샛하야니 이 나라 백성같이 일어나서

-아 달려오는 동해바다여!

 

암담한 지난 날

너의 장쾌한 부름에

큰 뜻을 품고 나선 이 몇몇이며

구름인 양 흰 물결에

저주를 띄워 보낸 이 그 누구냐?

 

바위에 부딪혀 구슬구슬 부서지고

또 다시 달려들어 때리고 박차는

너의 맑은 물결은

선열의 넋을 지키는

이 나라 사람들의 고귀한 절개였다.

 

절벽을 들부시고 뒤 몰렸다가는

다시 장엄히 산악 같이 푸르게 일어서는

너의 끊임없는 파도는

모진 싸움에 일어서는

이 나라 사람들의 기개였다.

, 내 사랑하는 힘의 모체여

오늘은 길이 믿는 너를 맞았기에

네 품에 안긴 내 가슴에도

도도한 큰 바다 벌어지고

시원한 바람, 물결도 드높다.

 

이제 내 맘속에 껑청 솟아

훨 훨 흰 빛 나래 치는

내 희망의 갈매기야, 물어보자 ? 

우리의 바다는 얼마나 넓으며 ?

물결은 얼마나 뛰노느냐? 

 

그 바다 그 물결을 지니고

내 자유의 전원으로 돌아 가련다

인민의 행복을 빛나게 세우려

높은 흐름아 너처럼 거세리라!

너처럼 씩씩하리라!

 

바다여 나의 바다여

, 이 땅의 새벽과 함께 일어서는

부르짖어라 들끓어 넘쳐라?

민주를 위한 싸움에

이 나라 사람들을 휩싸 일으키라!

19479


 

수양버들

 

아침마다 창문을 열면

봄빛 줄줄이 드리우며

수양버들 흐느적 흐느적,

그러면 내 마음의 천정에서도

무엇인지 봄빛을 흘리며

줄줄이 내리네, 드리우네

 

온 하루의 일터에서도

머리 속에서 실버들 흐느적이네

그러면 나도 모를 큰 힘이

가슴 속에 푸르게 자라나네

아침마다 의젓이 푸르러지는 실버들

어쩌면 저리도 내 마음 같으리!

 

 


[*]조기천(1913~1951) 원동 니꼴스크-우쑤리스크에서 출생하였다. (혹은 함경도 회령에서 태어났다는 자료도 있다) 옴스끄사범대학을 졸업한 후 크슬-오르다사범대학과 레닌명칭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그는 원동의 선봉신문에 문예작품을 게재하였고 초창기 레닌기치에서 일을 했다. 당시 레닌기치에는 조기천의 문예창작과 연극평들이 많이 게재되었다. 1948년 북한에서 국기훈장을 받았고 사후 1952 <조선은 싸운다>라는 시집으로 상을 받았다. 그는 북한 시인이 아니라 고려인 시인이다.

1951년 미군기의 폭격으로 평양에서 사망했다. 장편서사시 <백두산>, <두만강>, <조선의 어머니> 등 유명한 시를 남겼다.


 

 

 


 

 

 

내고향 원동을 자랑하노라

                                                                   김세일*

 

내 고향 원동은 참 좋기도 해요

내 살던 고향은 더 훌륭하지요

그 곳 떠난지 스물 다섯 해건만

잊을래 잊을 수 없는 그 고장이

생시면 맘 속에 숨어 있다가도

꿈이면 나타나 보이군 합니다.

 

고향 원동을 난 잊을 수 없어요

신기하게 아름다운 산천경개

구슬 물결 눈부시는 바다 풍경?

지금도 기억에 새로운 그 모습이

생시면 맘 속에 숨어 있다가도

꿈이면 나타나 보이군 합니다.

 

어머니 젖 먹으며 자라던 시절

죽마타고 놀던 송아지동무들

내 청춘까지두고 온 정든 고향

, 부모 맞잡이를 어찌 잊으리

생시면 맘 속에 그려 ?다가도

꿈이면 찾아가 반가히 봅니다.

 

우리들이 꾸미던 옛 보금자리

선렬들이 성전에 피흘린 성지

우리 노력의 영예 꽃피던 동산

, 황천에 간들 내 어찌 잊으리

생시면 맘 속에 ?다가도

꿈이면 찾아가 가만히 봅니다.

 

언제나 없이 웅장한 건설의 대지

나날이 알뜰히 꾸며지는 원동?

이 나라 들끓는 정열 속에서

행복의 꽃 피어 오르는 내 고향

꿈이면 찾아가 보곤

생시면 남들하고 자랑합니다.

 

 

치르치크의 아리랑*

 

수십년전 이 고장에 와

우리 심은 백양나무 자라

치르치크 풍년 벌을 지키는데

우거진 녹음 농부들의 쉼터 되었네.

 

오늘도 쉼참에 거기 모였구나

목화 따는 꽃나이 처녀들아

풍년 벌 탐스러워 흥겨워 하누나

조선 처녀, 우스베크 처녀들이.

 

여러 태머리 우스베크 처녀

넌짓 앉더니 쥐는구나 돔브라를

어쩌면 그리도 잘 타느냐

조선민요 아리랑곡조를

 

목화송이 만지는 손이

그리도 날쌜 줄 뉘가 알랴

돔브라 줄 퉁길 제 그 손이

나비처럼 춤을 추는구려.

 

일처럼 노래 즐기는 처녀들

돔브라 가락에 맞춰 부르네

청아한 아리랑 노래를

흥겹게 흥겹게 부르네

 

노래처럼 춤도 즐기는 처녀들이

아리랑곡조에 성수나니

서로서로 손잡고 춤을 춘다.

빙빙돌며 친선의 원무를 춘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아리랑 고개를 넘어온 아리랑

해마다 만풍년 드는 치르치크 벌에

네 오늘 친선의 멜로지야 되였구나.

 

  * 1970 12월 레닌기치,  김연수. (1988). “치르치크의 아리랑 (시선집).” 서울: 인문당

 

 


 

*김세일 (1912-1999)/ 러시아 이름으로는 김세르게이이다. 연해주의 뽀시예트 구역 박석골에서 출생, 소왕령 조선사범전문학교를 졸업하였으며 후에 타쉬켄트사범대학 수리학부 통신과정을 중퇴하였다. 그는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 직속 고급당학교를 통신과정으로 졸업했다. 1961년 장편서사시 <>을 레닌기치에 발표하면서 이름을 알렸다.”조선시가에서 작시법 및 몇가지문제에 대한 고찰중월조일 한자 독음비교란 논문이 있으며 수십편의 시와 장편소설 <홍범도>와 실화소설 이중 노력영웅인 극성꼴호즈 김병화의 이야기를 쓴 <금별은 어떻게 반짝였는가> 등이 있다. 주로 공산주의의 입장에서 글을 썼다.

.

 


 

 


 

 

 

선물

                                                                      신현옥

이 곱은 비단 수건 누구를 주려고

깨끗한 조히(종이)에 세네번 감싸서

뛰노는 심장에 살틀이 품고서

거츨은 밤길을 더듬어 가네

 

정막한 밤도 내자최 감추고

허리곱힌 달도 내 면목 모르게

고요한 이 밤에 내사람 주려고

상 받은 비단수건 가지고 가네,

 

상 받은 선물수건 첫 사람 목에다

곱게 매여주자 내 마음 속에서

꿈도 아닌 애정이 끓고 있으니

정령코 이 밤에 매여주고 말겠네.

                                            1941 214일자 레닌기치

 
  봄 맞웅

 

 

강건너 우 버드나무에

개야지 꼬리 같은 버들개지는

이른 봄 치워서 털옷을 입고 있었나?

양지 쪽 골작 아래 봉기꽃 웃고 있네.

 

내 마을 안고 도는 구비진 시내물은

낮은 겨울 치위실고 어대로 갈는지

이른 봄 칩다고 소리쳐 울것만

즌털 밭에 개구리 떼 놀애만 부르네.

 

내 마을, 새 마을, 꼴호즈 마을

해빛 아래 별나라처럼 반짝거리고

늙은 엄마, 내 엄마도 씨앗 가릴제

종곡준비에 몸단 풍채 씽씽 소리치네

 

로력의 큰 뜰 우엔 우슴소리 흐르고

물방아 정미소엔 놀애소리 들인다.

전긔화 긔게화 풍년의 해로서

셋재 오년을 더 빨리 실행하세.

               * 신현옥은 1941년 레닌기치에 위의 시 두편을 발표한 이후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님그려

                                                                   조정봉[†]

 

앵도꽃 피는 오월 돌아오면은

달 그림자 앞세우고, 달 그림자 앞세우고

천천히 걸어

정들인 거리 거리, 정들인 거리 거리

밟아 보자든

눈 날이던 그날 밤을 ?으리오

차라리 ?일을 ?고 싶어요

 

지다꽃이 흣어지어 품에 안길 때

내 가슴에 아로마트, 내가슴에 아로마트

더욱 새로워

그날밤 은하수에, 그날 밤 은하수에

맹서하던 일

나를 두고 간다 한들 ?으리오

동안도 내 어머니 문안하서요.

 

태평야 파도소리 자장곡이랴

베게 우에 일운 봄꿈, 베게 우에 일운 봄꿈

꿈나라에서

이 얼골 보오리다, 이 얼골 보오리다

아득한 얼골

님계신 그곧에 피여 나는 꽃송이에

 

              *아로마트Apomat/러시아어로, 향기, 방향(芳香), 향료

 

[†] 조정봉은 꾸준히 작품을 쓴 작가이다. 그가 1946년부터 레닌기치를 통해 작품을 발표한 것으로 보아 원동 출신임이 분명하며 1910년 이전에 출생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레닌기치가 고려일보로 바뀐 이후 1990 12월에도 단편소설 <첫 순정을 못잊어>를 발표했다. 그의 작품 발표는 대개 집중적으로 몰려있다.

그의 작품세계가 사회주의적인 교훈과 찬양이 유달리 강하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위에 실린 <님그려>라는 시는 매우 특이한 작품이다. 서정적이고 애틋한 사랑의 감정 드러나 있으며 리듬을 살린 음악적인 요소도 강하다. 당시의 정서로 미루어 보면 매우 문학적인 시다.

소품<어머니도 나아갔다>가 처음 나온 이후 소설<생의불꽃.1946>, 소설<재생1962>, <보배.1968>, <도노르.1968>, <의사부부.1971> 등이 있고, <님그려.1946>, <나의 지쓰>, <십월의 서른1947>, <나는 중국처녀.1954>, <인간의 긍지를 느끼면서.1956> <굳게 뭉치자.1957>, <가로등.1958>, <시월의 봉화.1963>, ,<가슴을 열어서.1963>, <피 어린 교훈>, <인간향상.1968>, <까산역.1968>, <씨앗 1968> <락타.1968>,<불사조의 노래.1971>, <보람 있게 수행하자.1971>, <일변된 운명.1971> <굳이 믿는 마음.1972>, <흘러라 씨르다리야!1972> 등이 있다.

 

 


민들레

                                       주영윤[]

 

눈모자라게

펼쳐진 들판에

모전처럼 곱게 자라난

노란 민들레

 

활짝 벌어진 꽃 잎사귀

참말 무던도 하고

머리모양 꽃은

정말 단정도 하네

 

소녀가 후후 부는

하얀 우산 털은

어디로 날아가느냐?

 

비밀이 아니라면 알려주렴

제가 자란 고장이

너무 좁아서

 

미지의 별천지

찾아 가는 것이냐?

   1980년 레닌기치


 

사랑의 계절

 

꽃은 피고지고 피고지고

바람은 불고자고 불고자도

봄철은 반드시 오며

사랑의 계절도 찾아오리

 

호박처녀 가슴에도 봄이 오고

여드름 처녀 마음에고 사랑이 움트고

죽은깨 처녀도 푸른 꿈 보니

첫사랑의 싹이 부풀어 오르리

 

처녀들이여! 푸른 가슴에

커다란 꿈 안고 살아가라.

사랑을 하면 꽃이 피고

사랑을 하면 어여뻐지지

1988 사화집<꽃피는 땅>에서

 

 

 


 

[‡]주영윤 1932년 함경도 함주군에서 출생하여 1934년도에 남부 사할린으로 이주하였다. 1948년 사할린에서 조선인 7년제학교와 1958년 러시아 10년제학교를 졸업한 뒤, 1964년 하바로브스크 사범대학 역사학부를 졸업하였다. 그는 1953년도부터 58년도까지 남 사할린에서 발행하는 <레닌의 길로>신문사에서 기자생활을 했고 그 후 하바롭스크 방송국에서 근무하였다. 그는 중앙아시아 이외의 지역에서 시를 쓰던 사람으로 1972년 레닌기치에 브랏스크를 찾아서를 발표 한 이후 250여편의 시를 발표하였다. 사화집 <해바라기>, <소련식으로 우는 아이>, <꽃 피는 땅>, <치르치크의 아리랑> 등에도 작품이 수록되어있다.


 

 

 


 

 

푸릇푸릇 밀밭

 

    연성용[§]

 

끝없고나, 끝없고나,

푸릇푸릇 밀밭

해돋는 지평선에

푸릇푸릇 펼치었네.

 

푸릇푸릇 밀밭에

나래치는 바람결에

향기롭게 풍기네,

노래가락 흐르네

 

넓고 넓은 내 나라

평화롭고 자유로워.

푸른 밀밭같이

우리 맘도 푸르다네.

 

밀밭은 푸릇푸릇

하늘도 푸릇푸릇

부요한 익 강산에

행복도 푸릇푸릇.

 

                                        1971.8.28 레닌기치


 

가을비

 

전등 불 밑에 홀로 서 있는 저 총각이

그 누구를 기다리느냐, 그 누구를?

비가 내리네 비가 내리네, 가을 비가

가을비가 쉴새없이 계속 내리네

그래도 그는 기다리네

기다리네, 기다리네

 

옷도 젖고 신도 젖고 폭 젖었네

저 총각 누구를 기다리느냐, 그 누구를

꽃다발도 비에 젖었네, 폭 젖었네

가을비가 쉴새없이 계속 내리네

그래도 그는 기다리네

기다리네, 기다리네

  

 

 

 

[§] 저자자료 고려극장의 별들 참조

 

 

 

 


 

 

사랑의 꽃 묶음

 

 

우제국

사람의 심장은 어쩌면 이런가.

금방 피려는 장미꽃인 듯

모양이 둥그럼도 그렇구요.

빛갈이 붉음도 그렇다오.

 

가슴 속에 숨긴 심장

장미꽃 봉오리 같은 내 심장

답답한 때는 이리도 많은가?

실로 꽃인 양 피고 싶어서인가?

 

들에 피는 꽃이야

누구나 다 볼 수 있지만

피려는 마음의 꽃봉오리야

님인들 어떻게 알겠는가

 

오직 하나인 나의 님이여,

내 말 한번 들어 보세요.

잊을 수 없는 그대의 모습,

그대의 생진날조차 내 명절이래요.

 

들에 피는 꽃은 많아도

모두다 몬지 끼여 시드나마

내 마음 장미꽃에는

가을 봄이 없대요.

 

언제나 몬지도 철도 모르는

우리 마음의 꽃송이들을

님이여, 사랑의 실로 한데 묶어

오래오래 가슴에 꽃아 두자요.

 

 

아욱 꽃[††]

 

어여뿐 매화는 귀염둥이라

종종, 물주며 돌보아 주니

호의 호식에 웃음의 세월이라

사람들도 많이 보고 기뻐하지만

아욱 꽃은 남의 울바자 옆에서

위안없는 생활에 늙는구나.

 

조금도 돌보지 않고

제때에 물도 주지 않아

먼지 낀 생활이라

누가 그를 보고 반가워 하랴.

볼 멋 없는 쓰라린 생활에

위로의 말도 들을 수 없네

 

언제나 소낙비 내려야

비물에 머리 감고 세수 하거니

하늘에 떠도는 구름이 귀엽고

장난군 애들이 어루만지며

아욱 꽃이라 웨치면

그것이 위로이고 기쁨이구나

 

꽃이라면 저마다 곱고

운명도 다 다르거니

몸치장 잘한 꽃들은

잔칫상이나 집집의 꽃병에 꽃혀도

아욱 꽃은 제사집에도 못가나니

허나 아욱 꽃은 철따라 피여나거니

 

 

 

*우제국은 1920년 연해주 올가 구역 양명동에서 태어났다. 대학을 중퇴하였고 우즈베키스탄 중앙 통계국에서 근무했다. 그는 1957스웨스다 워쓰또까잡지에 시들을 발표하면서 창작 활동을 시작하였다. 레닌기치에도 많은 시들이 발표되었으며 사화집 <시월의 해빛>, <꽃 피는 땅>등에 참여하였다. 로문판 <고기들이 가재미에게 준 교훈>이라는 옛말집과 시집 <아침해> 등이 있다. 그는 교훈적이고 계몽적인 시편들이 많다.

   아욱꽃은 1979 12 12일자 레닌기치에 발표되었고, 이후 1988년 사화집 <꽃 피는 땅>에 재수록 되었는데 개작하였다. 첫연과 마지막 연을 바꾸었는데 여기서는 레닌기치에 실린 원작을 실었다 

 

 

 


 

 

 

은동자야, 금동자야

김 에고르[‡‡]

 

은동자야 금동자야

아그둥등 내아그야

은을준들 너를사며

금을준들 너를사랴

둥게둥둥 내아그야

옥동자가 네아니냐

 

빠빠처라 마마처라

부모괄시 익혀주고

나쁜말로 희롱하여

욕설부텀 배워주고

좋은행습 뵈올대신

나쁜버릇 길러내고

동생간에 싸움붙어

서로울면 하하웃고

보자는것 다보이고

듣자는것 다들리고

나고들고 마음대로

돈쓰기도 마름대로

 

부모훈게 공말이오

학과복습 옛말이라

말하는건 반말이오

말끝마다 쌍담이라

낮은말이 소용없어

높은말이 절로낫지

온동리가 들성해도

제멋대로 자란아이

눈한번도 깜짝안해

 

은동자도 금동자도

옥동자도 다변하여

눈물꺼리 되었으니

한탄한들 늦젓구려

 

 

[‡‡] 저자의 자료없음. 1959 4 19일 레닌기치 수록

 


 

 

 


 

 

 

리만식

죄 없이 줄매만 맞는

우리 마을 북 하나

속은 비여도 소리만 잘나오

 

잔치 집에 청첩을 받아

제일 먼저 굴러가건만

대접으로 줄매만 맞소

 

갖은 매를 죽게 맞고

분하여 뚱뚱 불어도

별난 소리 또 잘해요

 

처녀 총각 잔치에나

늙은 사람 회갑에도

매맞는 장단소리 꿍덩꿍덩

 

한매만 쳐도 얼시구 좋다.

궁덩춤 절로 나가고

노래가락 절로 흐르네.

 

두 매만 치면 지화자 좋구나

서로 끼고 돌아가는

쌍동춤절로 추나니

 

이 장단에 춤을 추고

저 장단에 노래 부르니

길 가던 손님도 걸음 멈추네

 

벼락 매에 흘리는

근기있는 가죽 북은

속은 비여도 소리만 높아요.

 

저곳에 가도 매만 맞고

이곳에 와도 매만 맞는

소낙매에 배부른 북이 라네.

1971년 레닌기치

 

 

 ?시* 탄 아가씨

 

눈 풍년 자랑하는 화폭들은

조국의 산과 들에 펼쳐 있네.

잎 떨어진 가지마다에 나무마다에

나비 없는 동산에 함박꽃이 곱게 폈네.

 

푸실 푸실 눈 내리는 로씨야 겨울

털모자 눌러쓰고 두 손에 장갑을 끼고

량손에 바퀴 단 쌍막대

?시타는 저 아가씨 누구의 딸인고?

 

요리조리 잘도 뛰고 빨리도 닫네

뜀 잘 뛰는 사슴인 양, 재빠른 제빈 양

높은 고개 낮은 언덕 쏜살같이 내닫는

?시탄 저 처녀 누구의 집 처녀일까?

 

백옥 같은 흰 가루 백사장

은구슬 바람 일으키며 쌍선을 그리는 처녀

달마중 가느냐? 해마중 가느냐?

맵시도 곱고요, 인물도 아름답네.

 

로씨야 겨울의 추위 맵싸운 날에도

구슬땀 흘리며 날개치며 춤추는

?시탄 처녀를 욕심들 내노니

온 마을 총각들이 ?시타고 나선다오.

[*] ?시/ 로어로 스키.


[§§] 리만식은 1965 5월 레닌기치에 <논 기음>, <시계>를 발표하면서 고려인 문단에 나왔다. 그의 초기 시들은 4.4조의 시조 풍으로 리듬감이 있다.  73년도 이후 발표된 몇 편의 시들은 여기서 변형된 3.7, 4.6조 형태의 시를 썼다. 의식적이든 무의식 적이든 그의 시는 읽으면서 느끼는 리듬간을 느낀다. 그는 공산주의적 사상이나 교훈을 주제로 쓰지 않는 특이한 작가이다. 그의 신상에 관한 자료는 없다. <영화구경>을 보면 삼십년전 원동 살 때라는 구절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1910년 원동 출생으로 보인다.

/바람, 철필, 영화구경, , 새 크즐 오르다, 돌아왔네 등 20여편이 있으며 소품 <자전거 타는 할아버지>실화소설<의붓어머니>있다.

 

 

 


 

 

 

그리운 할머니께

정장길[1]

고향의 할머니 안녕하십니까?

정든 그대 모습 그려보며

추억의 한치 한치 더듬어 가면서

그리운 마음 담아

이 글을 엮습니다.

 

할머니는 오늘도 그때와 같이

눈보라 살판 치는 문 밖에서

우편함만 들여다 보신다 지요.

지팽이에 연약한 몸을 의지하시며

이마에 떨리는 손을 얹으시고

십자길만 바라보신다 지요.

리별의 십자길

상봉의 십자길을

해가 가고 달이 갈수록

머리는 희어져만 가신다지요.

 

할머니, 알아 주십시요.

이 몸이 지팽이 못 되는 염원을

찬바람 못 막아드리는 원한을

언 손 못 녹여드리는 소원을

백발에 먹칠 못 해드리는 아픔을

굽은 허리 못 펴드리는 심정을

해 아니 지고 달 못 뜨게

얽매여 드리지 못 하는 갈망을

어차피 달리는 세월의 발에

족쇄 못 채워 드리는 안타까움을

 

할머니 저는 굳건한 국경수비병!

인민의 고요한 밤잠 수호합니다.

창조와 명철을, 아기의 첫걸음을.

십리가 천리라도, 백리가 만리라도

국경의 일초라도 비울 수 있다면

할머니 하소연 못 풀어 드리리까

바다가, 산맥이 가로 막힌들

제가 할머니 심정 못 느끼리까

손자 손녀의 명절 웃음꽃 속에서

저의 웃음도 들어 주십시요.

 

식지않는 마음만은

찬 구름에 실려

서풍을 길동무 삼고

만리를 주름잡아 달려갑니다.

동쪽으로, 할머니 꿈 속으로

1978315일 레닌기치




서로의 비밀 약속

 

 

젊으면

젊은 재미에 살고

늙으면

늙은 재미에 사는 세상

잘나면

잘난 멋에 살고

못나도

제멋에 사는 세상

서로 좋아 짝을 뭇고

둘이 같이 늙어가매

네 늙었다,

네 못났다.

탓해서 무엇하랴.

네 몸, 내 몸 흠점을

관자노리 서리발을

서로 서로

못 보는 체 하자꾸나.



[1] 1943년 사할린의 우글레스코에서 태어났다. 1959년 사할린 조선 노동자신문에 시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들어섰다. 1961년 사할린 우다르늬 조선중학교를 졸업하고 우글레스코 지역의 조선학교에서 한글교사와 시청의 문화부 화가로 일을 하기도 했다. 1976년 그간 무국적자의 신분에서 소련 공민으로 국적을 얻었으며,1777년 카자흐스탄으로 들어와 카자흐스탄 국립대학교(KazGU) 신문 방영학과를 졸업하였다.

그는 레닌기치와 고려일보 지면에 많은 시를 발표하였으며 소설도 발표하였다. 잘못된 일에는 절대 굽히지 않는 강직한 성격과 국가문서보관소의 고려인 관련자료를 몇 년 동안 매달리며 찾아내는 집념을 가지고 있다. 현재 사할린 동포 영주귀국 프로그램으로 한국의 서산과 카자흐스탄을 왕래하며 살고 있다.  그가 집필 중인 장편소설 『스탈린 신전의 제물』은 고려인에 관한 잘못된 역사에 대한 준엄한 질책을 담고 있다.

한국 재외동포재단과 국제펜클럽 한국본부에서 주는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위 작품들은 고려문화 3집에 재수록 시에 수록된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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