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시간이면 텔레비젼에는 조용한 프로를 보낸다 시청률이 많은 황금 시간에는 베스트작가가 쓴 대하 드라마나 아니면 가장 좋아하는 프로가 끼워있는데 밤늦은 시간에는 조용하면서 의미 있는 프로를 한다
나는 즐겨 보는 것이 인기리에 상영되는 연속극은 아니다 그렇다고 보지 않는 것도 아니다 오늘 화면을 켜니까 마침 낭독에 발견이란 프로가 시낭송과 더불어 거기에 자잘한 감상을 말하면서 나오는 그 프로가 나에게는 더없이 좋다 어쩌면 내 적성과 맞다고나 할까
눈빛이 불타오르는 듯한 그 엄 산악인 꼭 도시에서는 있어서는 안된다는 표정, 산을 향해 타오르는 집념이 그에 말 곳곳에서 그대로 베여 있었다
그는 많은 산 정상을 밟았지만 아직 산이 그를 기다리고 있음으로 내년 봄엔 등정을 한다고 한다 팔천 미터가 넘는 고산들을 넘을적마다 수없이 그를 인도하거나 같이 동행했던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하고 정상 능선에서 얼굴 박혀 죽은 동료 시신을 거두기 위해서 간다고 하니 그에게 있어서는 산이 곧 전쟁터나 다를 바 없는 곳인지도 모른다
그 말 중간중간에는 산이 아직 자기를 지켜 줬으나 언제 모든 것들 쓰러지게 할지 모른다고 한다
어느 누가 엄 산악인 이 사람에 신앙같이 굳어진 산에 대한 경외심을 품은 자에 가는 길을 말릴 수 있단 말인가?
나도 산에 대하여서는 작게나마 추억이 있는 사람이다
사회에서 만난 글쓰는 친구를 따라서 반신반의 하면서 우리나라 산 여섯개 정도는 올라간 적이 있다 처음에는 권유로 그 다음에는 답답해서 그 다음에는 술 기운에 여러 생각을 하면서 갔는데 차츰 산에 대하여 알려고 할 쯤에 나는 그 틀을 벗어버렸다
지금 가는 산은 어쩌다 겨우 작은 산이나 가족이나 그렇게 가는 것으로 뜸하게 갔었고 근래에 간 산이 회사 근처 계양산뿐이다
나는 좋지 않은 버릇이 있다면 산만 가면 바삐 줄행랑 치듯 가는 버릇이 있다 나를 가까이 산에 다가가게 한 그 친구는 너 그렇게 올라가다가 지친다는 말을 많이 했다 아니나 다를까 지리산에서 처음엔 지칠줄 모르고 잘가다가 정상 가까이쯤 그 친구 손에 의지해서 숨 헐떡이면서 올랐던 적도 있다
그는 학원 강사 생활을 하는데 총각일 적에는 일주일 멀다하고 산에 갔지만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갈까말까 한다고 한다
모든 것이 가정에 근거를 두고 있기에 그럴 것이다 생각되었다
지금도 나는 골목 어귀에 붙어있는 산행지 알림을 보면 나도 모르게 전화 번호를 가져오고 거기에 전화를 걸어서 묻곤 한다 틀림없이 내 직업상 갈 수도 없는 여건이지만 말이다
외국에 큰 산은 못가더라도 대한민국에 잘 알려진 산은 이 땅에 살고 있는 이상 한 번은 가고 싶다 그 뜻이 이루어질른지 내년에는 계획을 잡아볼 생각이다
첫댓글 산하고 잘 어울려 보여요~헐떡거리며 바삐 올라가는 모습이 선하네요~ㅎㅎ시간 나는 대로 가세요~직장에 너무 얽메여 있어서 그게 흠이라...너무 자유 시간이 없죠! ...어쩔땐 안 되어 보여요~나돌아 다니면 얼마나 좋은 세상인데...안타깝네요...사는기 몬지..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