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추대를 받고나서
정년이 되어 노회에서 공식적인 은퇴식으로 조용히 목회사역을 마치려고 하였다. 시무장로가 45년이나 되는 사역을 마치시는데 극구 은퇴식을 준비하겠다고 하여 고맙게 잘 마쳤다. 그런데 새로 부임한 후임이 원로추대를 하겠다고 해서 은퇴후 2달이 지나서 새삼스럽게 원로 추대식을 하였다. 조용히 내려놓기로 한 것을 결국은 번거로운 행사를 길게 가진 셈이다. 물론 필자의 입장에서는 송구하면서도 감사한 일이다.
교회마다 그 교회의 내력과 서사가 있기 마련이지만, 우리 고향 부여 어느 교회는 참 별나다 싶다. 교회 역사 76년에 어쩐 일일까? 어느 목회자도 목회 퇴임의 빛과 영광이 허락되지 않은 일이다. 원로목사는 물론, 이 교회에서 퇴임하거나 은퇴한 목사는 한 분도 없다.
이십 수년 전 어느 목사는 삼십 삼년 목회 일념 헌신하셨음에도 은퇴를 앞둔 해에 강단에서 순직하심으로 은퇴와 원로목사 추대의 영광에는 이르지 못하셨다. 그 후임 목회자는 시무 19년 말에 돌연 떠나셨고, 그 뒤에 오신 목회자는 목회 정년 은퇴를 다섯 달 앞두고는 홀연히 어디론가 가버리셨다.
하여 이 교회에서는 어느 목회자도 서로 명예로운 퇴임과 은퇴의 자리는 허락되지 않거나 이르지 못하여 교회나 목회자나 참 알 수 없는 묘한 트라우마(?)에 빠졌다. 이 수수께끼는 하나님이나 풀어주실 일일게다.
새로 젊은 어느 목사가 청빙받아 열번 째 목회자로 곧 부임하게 된다. 그가 이 트라우마, 수수께끼를 풀고 나와 교회와 함께 교회 역사 백년에 유일할지(?) 모를 퇴임과 은퇴, 원로 추대의 영광에 이르게 되기를 소망하며 기대해 본다.
원로 목사 추대는 교회가 평안하고 성숙되고, 목회자가 덕망있어 존중 받음 가운데 적어도 함께 지낸 20년 이상의 세월 끝에 서로 이루어내고 맺어내는 열매이니 교회와 목회자가 서로 복된 일이 되는 아름다움이라 본다. 공주세광교회도 아름다운 전통이 이어지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