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7시에 침낭안으로 들어갔다. 잠이 오질 않았다. 나 뿐만아니라 다른 대원들도 마찬가지..
너무 일찍 침낭에 들어간 탓일까? 새벽쯤 몸이 답답해 견딜수가 없었다. 방수바지에 내의까지 입은 상태로 장시간
누워 있었더니 추위보단 답답함이 더욱 미치게 만들었다. 결국 새벽 2시쯤 침낭을 열고 답답함을 가시고 있었다.
그것이 화근이었다. 몸살감기가 들었다. 온 근육이 아프고 쑤셨다.
감기약, 두통약, 고산병약 등 있는 약은 모두 먹었다.
밖에는 밤새 눈이 내려 눈이 수북히 쌓였고 기온은 뚝 떨어져 있었다. 눈보라가 아직도 거세세 불고 있었다.
운도 지지리도 없다. 몸은 아예 중심조차 잡을 수 없었고, 정상 공격은 커녕 걷기조차 힘들었다.
우선 내가 못 올라 갈 것 같아 정상촬영용 태극기와 산악회 깃발을 문스타에게 넘기고 1시간 30분후인 아침 8시30분에
출발하기로 했다. 8시30분에 출발을 못하면, 오늘은 쉬고 내일 올라가야 한다.
남은 시간 열심히 스트레칭과 체조로 몸을 풀었다. 좀처럼 몸이 풀리지 않는다.
오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 체면도 있고, 산악회 명예도 있고..
설마 죽기야하겠냐... 올라가기로 했다.
당일 아침 날씨는 최악이었다. 눈보라와 강추위..
우보님이 가장 커디션이 좋아 보였다. 워낙에 강골이라...
눈보라로 인해 한치 앞도 보이질 않는다. 어렵다.
전혀 예상치 못한 날씨다. 후퇴하고 내일 오르자니 계획한 일정에 엄청난 차질이 생긴다. 항공편 등등...
내일도 날씨가 좋으란 법은 없다. 무조건 오늘 끝내야 한다.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서서히 몸에서 땀이 나기 시작한다.
중심이 잘 안잡히지만 스틱을 워낙 잘 쓰는터라.. 스틱 덕을 많이 봤다.
역시 기관차다. 물렁물렁하지 않고 강력하게 정상을 향했다.
오늘 죽기 살기로 사투를 벌이기로 했다.
내가 조금씩 중심을 잡아가자 모두 안심하고 자신감이 생기는 분위기다. 이깟 5000m 도 별거아니다란 식이다.
역쉬 북산사다!
2011년 우리 세명은 많은걸 이루어냈다. 소오대산 당일종주, 포링산 당일종주, 소오대산 왕복 9대종주까지 함께 해냈다.오늘이 그 종지부를 찍는날이다. 힘내자.
일단 안부까지 올라야 한다. 장비구입은 내가 아주 철저히 해서 부족함이 없다.
안경위에 착용하는 고글까지 완벽하게 구입했다.
이런 날씨는 엄홍길도 back을 했을 것이다. ㅎㅎ
그나저나 정신 차리고 자세히 보니 경치는 끝내준다.
힘들다고 다들 카메라들을 내던지고 왔다. 어쩔수없이 나혼자 찍어대는 수밖에...
어찌된일인지.. 산아래에서부터 강풍이 불어대기 시작한다.
정말 너무 너무 힘들다..
문스타는 올라가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너무 힘들어서.. 너무 감격스러워서...
강풍으로 아예 앞이 보이지도 않고.. 물론 나아갈 수도 없다.
죽을까봐 무서웠다.
자꾸 눈물이 날려고 한다.
장하다 문스타!
아 쓰꾸냥산을 너무 우습게 봤다. 이런 추운 겨울에 여길 오다니...내년 여름에나 올걸..
서로 한마디도 말이 없다. 각자 알아서 하란 뜻이다. 우리 북산사는 항상 그랬다.
약한 모습 절대 보이지 않는다.. 또한 절대 포기 하지 않는다.
옆에 얼펑과 싼펑이 보인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맞은편 산도 엄청 멋있네.. 아 저산 이름을 까먹었네. 고산병 후유증인가보다..
쓰꾸냥산은 주위에 모두 설산들로 둘러 싸여 있다. 그래서 정상에서 보면 전망 죽인다.
바람이 좀 죽어야할텐데.. 점점 거세지기만하니... 그런데도 자신감이 점점 더 up되는 이유는 뭘까?
드디어 안부에 도착. a.m 11:30
참 멋있다. 설산의 매력이 뭔지 알수있을것같다.
저 아래 계곡이 바로 그 유명한 장평구 계곡이다.
바람아~ 멈추어다오~
저 모든 설산들이 내 발아래 있다. 기분 좋다.
밖은 춥지만 속엔 땀이 줄줄 흐르고 있다.
감기~ 조심 하세요~ 판피린 에스!
갈 길이 멀다.
가보자. 우리가 누군가. 올해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삼총사 아닌가..?
아직도 두시간 정도 더 올라야 한다.
사진 찍기도 정말 힘들다. 셔터를 누를때 숨을 멈추어야 하기때문에... 칼착!
헥헥헥헥!!!
첫댓글 후이타이랑님, 우리 뺑이 치는 모습 보니까.. 가슴이 좀 후련해지셨습니까..ㅋㅋ
내려와서 위토우 한사람당 3개씩 먹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데.. 아쉽네..
^^* 흐흐흐 집나가면 XX고생....
천지현황군이 옆에서 보다가 하는 말....
" 아놔.....저 산은 뷁!!!!!!!!!!!!!!!!!!!!!!!!!!!!!!!!!!..."
그래도 정상을 갔다 온 것은 대단합니다.
여름 관광시즌도 아닌 때에 눈과 바람과 추위를 견뎌내고 목표로 한 일정을 다 소화해내고 오셨으니...
^^*정말 잘했습니다.
땡스!
한겨울속이군요.우리는 텐트속에서 빗소리도 듣고눈 내려 덥히는 소리도 듣고했는데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래서 내년엔 여름에 갈려고 합니다.ㅎㅎ
햐~!!!
쥑기다.
수고 하셨슴다. 덕분에 멋진 설경을.
사실 사진 찍는순간 숨을 멈추는것 보다는 샷타를 누르느랴 노출된 손이
꽁꽁 얼어붙어 곱아온 손 때문에 저는 더 힘들었던것 같습니다.
저 사진들을 보며 그 순간의 고통이 느껴지네요.
고생은 했지만.. 덕분에 사진 멋지게 나왔죠. 사진 보며 참 만족하고 대견스럽습니다.
멋집니다. 잘 보고 갑니다.
뻬징아제님의 멋진 사진도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