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도(성적충동)와 라포(공감대)형성.hwp
1.리비도(성적 본능 에너지)
기본적으로 인간이 지니고 있는 성적 욕구로, 프로이트가 제시한 개념 리비도는 정신분석학 용어로 성본능(性本能), 성충동(性衝動)을 뜻한다. 이 말은 보통 말하는 성욕, 다시 말해 성기(性器)와 성기의 접합을 바라는 욕망과는 다른 넓은 개념으로,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갖추고 있는 본능에너지를 뜻한다. 원래는 라틴어로 욕망을 뜻하는 단어이다. 성적인 욕구가 내부로 향하느냐 외부의 객체에게로 향하느냐에 따라 자아 리비도와 대상 리비도로 나눌 수 있는데, 어떤 경우이든 욕망이 만족을 향해 움직일 때 동원되는 에너지 전체를 지칭한다.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 프로이트는 인간이 두 가지 기본적 욕구를 지니고 있다고 하였는데, 하나는 공격욕구인 타나토스이고, 또 하나는 성욕구인 리비도다. 성적 본능의 에너지를 리비도(libido)라고 가정하고, 리비도가 사춘기에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면서부터 서서히 발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즉 성본능은 구강기 · 항문기를 통해 발달하다가 5세경 절정에 이른 후, 억압을 받아 잠재기에 이르고, 사춘기에 다시 성욕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인간의 자아에 의해 성욕구가 통제받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리비도는 억눌린다고 볼 수 있다. 리비도는 긍정적이다 부정적이다로 구분할 수 없다. 한편 상황에 따라 도덕성과 리비도가 대립하게 되는데 이때 자아가 이를 조절하고 억제, 억압 등의 방어기제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2.라포(친밀한 관계 형성)
마음 속에 상처가 있는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일은 그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가시를 뽑아주는 일입니다. 훈련된 기술로 말을 들어주면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사이에 신뢰관계 혹은 친밀관계가 형성되는데 이를 라포라고 합니다.
상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기술 혹은 태도에 관한 이론 중에 칼 로저스의 이론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는 상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말을 들을 때의 태도로 다음 세 가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진실성입니다. 대화에서 형식적이고 기교에 넘치는 태도는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상대가 그것을 눈치채면 불신이 싹트게 됩니다. 말의 앞뒤가 다를 때도 불신이 싹틉니다. 상대방이 나를 이용하고 있다고 느낄 때도 불신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라포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진실성이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나는 질실성도 하나의 테크닉 정도로 여기고 있는 상담자를 적잖게 보아왔습니다. 그러나 진실성은 하나의 영적인 차원이지 기교의 차원이 아닙니다. 혀끝에서 나오는 친절한 말은 아첨이지만, 가슴에서 우러 나오는 친절한 말은 사랑이며 배려입니다. 진실하지 못한 미소와 질실하지 못한 친절은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취할 태도가 아닙니다. 진실성이 결여되어 있으면 라포는 형성되지 않습니다.
둘째는 공감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입장이 있습니다. 끔직한 죄를 저지른 사형수들도 자신이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에게 충고나 훈계는 별로 효과가 없습니다.
아무리 끔직한 죄를 저지른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아무도 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해 주지 않고, 모든 사람이 다 그를 비난하고 있을 때 그의 입장을 이해해 주면 라포가 형성됩니다.
영어로 공감이라는 말은 ‘강렬한 감정’과 ‘안으로 들어간다’는 뜻의 합성어입니다. 어떤 사람을 이해하려고 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람의 감정 안으로 들어가 보는 방법입니다. 사실 이 복잡한 인간관계와 사회구조 속에서 자신의 입장에서 서서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은 얼마나 고맙고 귀중한 사람입니까? 그런 사람에게 친밀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셋째는 무조건적인 수용입니다.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자신의 상처에 에너지가 너무 집중되어 있는 나머지 마음을 닫고 열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자기의 입장을 이해해 주기만을 바랄 뿐, 자신의 행동이 옳은지 그른지 살펴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에게 그의 말과 행동에 대해 판단하고 분석하여 시시비비를 가리려고 하는 것은 정서적인 갈등만 야기할 뿐입니다. 그래서 일단은 그의 생각이나 행동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라포가 형성됩니다. 라포가 형성된 후에 필요한 충고를 해주면 사람은 보통 그것을 받아 들입니다.
나는 방송국 라디오의 한 프로에 얼마 동안 출현한 적이 있었습니다. 청취자의 전화를 받아 상담을 해 주는 코너였는데 한 번은 한 여인이 젼화를 걸어 이런 사연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저는 아들이 하나밖에 없어 형편은 안되지만 과외를 시켜요. 그런데 며칠 전 선생님이 전화를 해서 아이가 과외에 오지 않았다는 거예요. 나는 화가 났지만 꾹 참고 아이에게 과외에 갔었느냐고 물어봤죠. 그런데 이 녀석이 갔다고 거짓말까지 하는 거예요. 선생님, 어떻게 하면 좋아요?”
진행자가 그 여인에게 물었습니다. “아들이 몇 학년인가요?” “초등학교 5학년이예요.”
그러자 진행자가 말했습니다. “에이, 그렇다면 아이가 문제가 아니라 부인이 문제로군요. 초등학교 5학년에게 벌써 과외를 시키면 되나요?”
이 말을 들은 여인은 ‘헉!’하는 소리를 냈습니다. 어떤 위로나 조언을 들을 수가 있을까 해서 전화를 했는데 오히려 나무람 같은 말을 들으니 당황한 모양이었습니다.그래서 내가 재빨리 그 여인에게 말했습니다.
“부인, 어려운 형편인데도 불구하고 아이가 잘 되라고 과외를 시키는 데 아이가 부인의 마음을 몰라 주어 몹시 속 상하신 모양이군요?”
내 말을 들은 부인은 너무나 반가운 목소리로 “예”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는 아들에 대한 걱정을 길게 늘어 놀았습니다.
나는 그녀와 이런 저련 이야기를 나누다가 억지로 아이에게 과외공부를 시키지 말고 마음껏 뛰어놀게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결론으로 말했습니다. 그리고 중학교에 가서 떨어지는 과목이 있으면 그때 과외를 시켜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녀가 초등학교 5학년짜리에게 무리하게 과외를 시키는 일은 분명 문제가 있지만 그녀의 깊은 메시지를 듣지 않고 처음부터 나무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면 그녀는 아마 마음의 문을 닫고 상담자가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창조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내 말을 하기 전에 생대방의 말을 먼저 들어주어여 하며, 상대방의 깊은 메시지에 반응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는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하게 될 것입니다.
이상에서 언급한 상한 감정을 사람의 말을 들을 때의 세가지 태도는 공식적인 상담에서는 매우 중요한 기술이며 가치관입니다. 이 태도는 공식적인 상담에서 뿐 아니라 일상적인 사회생활의 대화에서도 필요합니다. 이런 태도로 훈련된 사람들의 대화는 갈등이나 긴장이 없으며, 우아함과 상호치유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