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 3일과 4일 양일간 제20회 한인문화축제가 캐나다 비씨주 버나비시에 위치한 마이클제이폭스 극장(Michael J Fox Theatre)에서 열렸다. 한인문화협회(The Korean Cultural Heritage Society: KCHS 회장 신동휘)가 주관하고 버나비(Burnaby)시와 주밴쿠버 총영사관, 티디은행(Toronto-Dominion Bank), 재외동포재단 및 비씨 한인회와 오로니아(ORONIA) 기업 등이 후원했다.
한인문화협회는 2001년 설립 이후 2002년부터 연례 축제인 한인문화축제를 통해서 한국의 문화, 유산, 예술의 역동성을 보여주며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다문화 커뮤니티에서 한국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 한인문화축제는 버나비시 중앙공원에 위치한 스완가드 경기장(Swangard Stadium)에서 10시간에 걸쳐 다양한 공연과 전시 및 먹거리 체험의 장이 행해지며 수천 명의 시민 관객과 관광객이 함께 어울리는 축제의 장이다. 하지만 2020년 코비드19로 인해 개최가 취소되었고, 2021년에도 취소의 위기가 있었으나 실내 공연으로 기획하여 밴쿠버 필그림 오케스트라의 클래식 공연과 K-댄스, 태권도, 전통 무용 공연이 이뤄졌다.
[버나비시 중앙공원에 위치한 스완가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한인문화축제의 모습, 사진: 통신원]
올해 20회를 맞이한 한인문화축제는 지난해에 이어 실내 공연장에서 이틀간 다양한 공연예술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모든 행사 전 ‘국악의 향기’ 팀이 국악기로 캐나다 국가와 애국가를 연주했고, 관객이 합창하였다. 사진 출처: 통신원]
[심진택 비씨 한인회장이 축사하고 있다. 사진: 통신원]
첫날 3일 저녁, 모든 기관장 인사말에서 한국에서 일어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애도가 함께 있었다.
먼저 심진택 한인회장은 한국문화축제는 비씨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다문화 축제로 자리 잡았으며 다른 민족 문화와 함께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과 역동성을 통해 다문화 사회의 조화롭고 다각적인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 문화를 발전시키고 전파하는 지역의 예술가와 자원봉사자 한국문화협회의 임원들과 봉사자들의 노력을 칭찬하며 멋진 행사를 후원해준 버나비시와 재외동포재단 및 후원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견종호 주밴쿠버 총영사가 축사하고 있다. 사진: 통신원]
지난 9월 부임한 견종호 총영사는 이틀간의 축제는 모든 사람에게 태권도, 케이팝, 전통 음악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화의 많은 측면을 보여주며 함께하는 모든 이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한국문화축제는 지난 20년 동안 캐나다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소개했다. "이 행사들을 통해서 캐나다인들은 한국 문화를 수용하고, 이는 다시 한국과 캐나다의 특별한 유대를 강화시킨다."라고 했다.
[버나비 시장, Mike Hurley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 통신원]
이어 버나비시의 마이크 헐리 시장은 다음의 성명 문구로 인사말을 열었다.
"I would like to acknowledge that we are gathered on the traditional, ancestral and unceded territory of the Coast Salish peoples–Sḵwx̱wú7mesh (Squamish), Stó:lō and Səl̓ílwətaʔ/Selilwitulh (Tsleil-Waututh) and xʷməθkʷəy̓əm (Musqueam) Nations."
위의 성명 문구는 "저는 우리가 코스트 살리쉬 민족(스쿼미시, 스투:로, 셀릴위툴(슬레일-바우투트), 크시메키엠(무스캄))의 전통적이고, 조상적이며, 유례적이지 않은 영토에 모여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자 합니다."라는 뜻으로 캐나다 전역의 시민 및 커뮤니티 공간에서 선언하여 실천하고 있는 의식 관행이다. 캐나다 내 모든 행사에서 캐나다 원주민이 아닌 사람들에게 토지 인정을 되새김으로 식민주의의 영향을 반성하고, 원주민을 기억하고, 여전히 그 땅에 살고 있고, 그 땅을 돌보는 사람들에게 감사할 기회로 사용된다. 모든 모임의 시작에서 하는 이 몇 마디 말은 식민주의에 대한 생각과 반성을 불러일으키고, 어떻게 하면 화해에 더 의미 있게 참여할 수 있을 것인가를 사람들에게 생각하게 하고 있다. 캐나다 사회가 실천하고 있는 '영토 인정'은 다문화 사회가 화합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결정이고, 캐나다 온 사회가 원주민과 화해하기 위해 함께하는 운동이기에 소개한다.
인용 발췌: https://ywcavan.org/blog/2019/01/why-do-we-do-land-acknowledgements
마이크 헐리 시장은 올해 제20회를 맞이한 한국 문화축제 및 준비위원회에 대한 따뜻한 인사와 축복을 전하며, 한국문화축제는 버나비시의 첫 행사 중 하나이며, 전 지역의 다양한 사람들이 고대하는 행사라고 소개하면서 한국 커뮤니티는 지역사회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모든 자원봉사자와 운영진에게 감사했다.
3일 저녁 첫날 프로그램은 '한인문화 갈라공연'으로 마마키쉬 K-Pop 아카데미(단장 강지원, Keisha Jiwon Kang)의 K-Pop 커버댄스, 캐나다 중앙무용단(단장 김영주)과 소리춤(단장 남소연)의 한국 전통 무용과 밴쿠버 경희대 태권도 시범단(단장 김동근)의 태권도 시범 공연이 펼쳐졌다.
무대 뒤에는 약 70여 명의 공연단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오랜 팬데믹의 여파로 공연 문화는 축소되어 설 자리가 없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올라서는 무대의 날을 위해 단단히 준비한 눈빛이 역력했다.
['ICE CREAM' BY BLACKPINK, 'AFTER LIFE' BY IVE, 'TELL ME' BY WONDER GIRLS, 'SHUTDOWN' BY BLACKPINK, 사진: 통신원]
마마키쉬 K-Pop 아카데미(Mamakeish K-pop Academy)는 2018년 설립된 K-Pop 전문 댄스 아카데미로 2019년부터 한인문화축제에 참여하고 있다. 강지원 단장은 2021년 프로그램에는 고전무용과 태권도를 케이팝과 접목했고(https://youtu.be/NUXZ0ICmdEA), 올해 프로그램에는 모든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위해서 키즈팀부터 성인팀까지 함께하는 구성을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강지원 단장은 한국에서 힙합 댄서 및 스트릿신으로 활동하던 중 2004년 캐나다에 이민했다. 이민 후 케이팝 댄스 수업을 하면서 많은 학생을 가르쳤고,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 2018년 학원을 시작하였다고. 캐나다에서도 케이팝의 인기를 증명하듯 수년간 학원을 거쳐 간 학생 수는 2,500명에 달한다고 한다.
[마마키쉬 케이팝 아카데미 강지원 단장이 단원들과 함께 무대 위에 섰다. 사진: 통신원]
강지원 단장은 캐나다 사회에서 K -Culture의 교육자이자 공연자로서 소감을 전해주었다.
"사실 케이팝의 위상은 이미 오래전 정점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제는 우리가 이것을 어떻게 지키고 유지하느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때입니다. 제가 수업을 처음 시작한 십여 년 전에는 케이팝 댄스를 한다는 자체가 생소한 부분이었는데, 그 당시 어린 친구들이 이제는 커버 댄스라는 이름으로 케이팝 문화의 중심에 있습니다.(여담인데, 2007년 유튜브에서 제가 커버 댄스라는 용어를 (아마도) 처음으로 사용하였습니다.ㅎ) 이것이 단순히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이유가 사실상 해외에서는 문화적으로 십 년이라는 공백이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높은 인기로 인해 십여 년 전과는 다르게 여러모로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자격 미달 강사나 불법 교습 등의 폐해도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문화적 공백을 최소화하고 현재 케이팝의 실제적인 소비자인 10~20대들의 올바른 문화적 이해를 돕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마키쉬는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어린 세대들의 이해도와 기준을 높여 우리 문화인 케이팝이 해외에서도 수준 높은 문화로 오랫동안 자리하길 바랍니다."
내년 7월 캐나다에서 가장 큰 케이팝 공연이 될 마마키쉬 케이팝 아카데미 정기 공연을 계획하고 있으니 한인 동포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ATTENTION' 커버댄스 NEWJEANS, 인터뷰에 응해준 엘라는 오른쪽 가장자리에서, 엘리는 그 옆에 위치, 박진감 넘치는 춤사위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통신원]
공연 시작을 기다리면서 다른 팀의 무대 리허설을 구경하는 마마키쉬의 주니어 무용수들을 만나보았다. 엘리(5학년)는 캐나다에서 태어난 재외 한국인 2세 친구였다. 어려서부터 케이팝을 좋아했다는 엘리는 한국어 발음도 매우 정확했다. 캐나다에 살면서 Pop 음악보다 한국 가요를 좋아하는지 물었는데 "제가 한국인이기도 하니까 케이팝이 좋은 것 같아요. 동선을 외워야 하는 부분은 어렵지만, 리듬을 배우고 기본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아요."
키가 큰 엘라(8학년)라는 이름의 친구에게 한국어로 물었더니, 옆에서 엘리가 "이 그룹에서 한국인은 저 혼자에요."라고 했다. 엘라는 한국인이 아니었다. "나는 4살 때부터 발레를 배웠는데요. 크면서 한국 가요 듣기를 너무 좋아했습니다. 특히 '뉴진스(NewJeans)' 그룹을 좋아하고 오늘 공연할 거예요."라고 했고, 한국어를 모르는데 한국문화축제에서 공연하는 기분을 묻자, "음악은 음악이에요."라며 당차게 대답했다. 여섯 명의 꼬마 무용수 중에 한국인이 한 명뿐이어서 놀라웠다. 한국어를 몰라도 한국 문화를 즐기는 세계인 축제의 장에 서 있음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공연 전 무대 위에서 만난 소리춤 무용수들, 왼쪽에서 네 번째가 남소연 단장, 사진: 통신원]
공연 전 먼저 만나 본 '소리춤(단장 남소연)'의 공연 단원들은 캐나다 서부 지역 한국학교 연합 주최의 2022 한국 역사 문화 리더십 캠프에서 장고 공연을 보여주었던 단체였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오랜만에 무대에 대한 설렘이 가득했다. 무용수들은 족두리를 직접 제작했고, 의상의 금박 장식도 직접 입혔다면서 단합과 열정이 특별해 보였다.
밴쿠버 한국 전통 무용원 소리춤(Vancouver Korean traditional dance group SORICHOOM)을 이끄는 남소연 단장은 한양대 한국 무용 전공과 숙명여대 체육교육과 석사 후, 1990~2005년까지 유럽 순회공연 및 국내 다수 한국 무용 공연을 하였다. 안무와 교육 쪽의 관심을 갖고 중등 교사 자격증을 취득하였으며, 계원예고와 리틀 엔젤스 및 여러 문화센터에서 장구와 무용 지도를 했다. 2006년에 캐나다에 이민을 왔고 16년 동안 ABC Let's act라는 어린이 뮤지컬 단체에서 '콩쥐팥쥐' 작품 속 부채춤을 지도하고, Evergreen cultural center에서는 캐나다인을 대상으로 한국 무용과 장구를 가르쳤다. 대건 한국어 학교 민속반, 대건 문화센터와 대건 시니어 스쿨에서 한국 무용과 장구를 가르치고 있다.에서도 가끔 장구를 가르쳤으며 밴쿠버 한국 전통 무용원 소리춤을 지도하고 다수의 축제 행사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 작품으로 활발히 참가하고 있다.
"소리춤은 한국 전통 무용과 타악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2014년부터 8명의 단원(이현자, 이효정, 김향경, 김연수, 안현희, 이송을, 배경인, 홍선희)이 뜻을 모아 결성되었어요. 단원들 모두 한국 무용 전공자들은 아니지만, 그 열의와 노력과 의지만큼은 여느 프로들 못지않게 열심입니다.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일을 하며 살았지만 한국 무용을 사랑한다는 공통점으로 지금까지 함께하며 여러 봉사와 공연을 통해 자신과 서로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남소연 단장은 "한국의 흥과 우리 고유의 춤사위와 리듬을 캐나다에서 계승하고 발전시키며 캐나다 사회에 널리 알리는 것에 목표를 둡니다. 캐나다 다문화 사회 속에 한국 문화가 함께 어우러져 우리만의 개성을 갖고 이들 문화에 조화를 이루어 또 하나의 우리 문화로 거듭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라고 의미심장한 포부를 전해주었다.
['연희무'는 국가 의식 또는 집안의 경사에 추는 춤으로 화관무를 재해석한 작품. 사진: 통신원]
['소고춤'은 소고를 들고 추석 때 또는 풍년을 기원하며 서민들이 흥에 겨워 추는 춤으로 최종실류의 춤동작으로 구성한 작품. 사진: 통신원]
남소연 단장으로부터 한국문화 공연자이자 교육자로서의 소회를 들었다.
"한인문화협회가 밴쿠버에 있는 한국문화예술단체를 지원하고 서류 교류하며 발전시켜보자는 취지와 함께 어울림의 주제로 한국문화축제 섭외 요청이 있었습니다. 너무 좋은 뜻에 소리춤이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한인 젊은 세대들의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약해져 가고 있고 그로 인해 우리 전통문화의 이해도 역시 멀어져 가고 있어서 교육자로 어깨가 아주 무겁습니다. 지금의 밴쿠버에 사는 수많은 동포를 비롯한 모든 캐네디언의 삶 속에도 한국의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인식시킬 수 있는 더 많은 종류의 공연 기회가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연세 지긋하신 어머님 무용수들의 춤사위에서 왠지 모를 아늑함과 푸근함을 느껴졌다. 아마도 내 나라를 떠나 타향살이하면서 쌓인 어머니에 대한 향수 때문이었을 것이다.
남소연 단장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설장구, 태평무, 쇠춤, 굿거리춤 등 다양한 전통춤을 선보일 계획을 전하면서 한인 동포와 캐나다인들에게 한국 무용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우리 가락과 함께 중년층의 한국적인 정서와 고요함을 표현하는 단체로 성장할 것이라며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했다.
['축원무' 한국 민속적인 소품을 이용하여 한국의 정서를 표현한 작품. 사진: 통신원]
["Living Drums" 움직이는 북을 이용해 이매방류 승무 북가락을 재구성한 작품. 사진: 통신원]
캐나다 중앙무용단을 이끄는 김영주 단장은 한국에서 중앙대학교 전통예술공연학부를 졸업하고 체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채향순 중앙무용단 무용수와 한국문화 예술교육진흥원에서 한국무용 강사로 활동하였고, 캐나다 이민 후에 다문화 축제, 주밴쿠버 한국 총영사관 주최의 한국 캐나다 외교 행사 등에서 한국 전통춤 공연자와 교육자로 활약하고 있다.
중앙무용단의 성인 및 청소년 공연 참가자 수가 많아서 인상적이었다. 이번 공연에 참여한 학생들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물었다.
"우리 무용단 공연을 매회 보면서 함께 무용단원이 되고 싶어 했던 학생들입니다. 상당한 인원이 모이게 되면서 올해 1월부터 연습을 시작했고 한인문화축제 공연이 학생들의 첫 공연이 되었습니다. 성인 무용단을 뒤이어 주니어 무용단도 함께 성장해 나가며 더욱더 발전하고 밴쿠버에서 뿌리 깊고 전통 있는 중앙무용단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중앙무용단 김영주 단장의 '장고춤'은 매 행사에서 아름다운 한국의 춤사위와 신명 나는 장단의 조화를 보여주는 인기 레파토리로 손꼽힌다. 김영주 단장과 '소리춤'이 함께 무대를 했다. 사진: 통신원]
김영주 단장은 수년간 '한인문화의 날'에 참여하면서 한인문화협회의 회장님 외 운영진들의 수고와 노력으로 한해 한해 행사를 할 수 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 무엇보다 고국에 대한 향수를 달랠 수 있는 한국문화 공연장을 찾는 밴쿠버 한인동포들 때문이라면서 성원하는 교민들과 캐나다인들 관객을 위해 공연자들은 자부심을 느끼고 공연할 수 있었다고 공연 후기를 전해왔다.
[밴쿠버 소리춤 무용단과 중앙무용단이 함께 찍은 단체 사진. 사진: 통신원]
[밴쿠버 경희대 태권도시범단(단장 김동근)의 태권도 시범 공연, 사진: 통신원]
이 지역의 각종 문화행사에서 한국의 태권도 시범단으로 독보적으로 활약하는 밴쿠버 경희대 태권도 시범단은 한국에서 국기원 승품단 심사위원과 국내 및 국제 공인 심판원으로 활동했던 김동근 사범이 이끌고 있다. 2004년 몬트리올 세계 태권도 대회에 국제 심판으로 참여한 것을 계기로 캐나다로 이민 온지는 15년이 됐다고 한다. 경희대학교에서 태권도를 전공했고 동 대학원 체육 석사로 후진 양성에 힘써온 지 40년이 넘었다. 이민 후 밴쿠버 경희대 태권도 시범단을 2010년에 창단했으며, 지금까지 북미주 지역 각종 문화 행사에 초대받으며 90여 회 이상 태권도 시범 공연을 하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10여 명의 캐나다 태권도 국가대표가 배출된 시범단이다.
김동근 단장은 캐나다 사회에 한인 문화를 선보이는 축제의 다양한 공연 중에서도 단연, 태권도는 한국을 알리는 대표적인 무술로 한류의 원조라고 소개했다.
"태권도의 단아하면서 절도 있는 무술과 케이팝이 만나 더욱 화려하고 아름다운 퍼포먼스를 통하여 세계 속에 한국을 빛내고 알리고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시범단은 태권도의 정통성과 민족성을 고취하고자 아리랑에서부터 케이팝까지 다양한 모습의 변화로 태권도를 세계 속에 스며들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라며 가요와 접목한 태권도 공연에 관해 설명했다.
[밴쿠버 경희대 태권도시범단의 단체 사진, 사진: 통신원]
캐나다 사회에서 한국의 태권도 대사로, 교육자, 공연자로서 활동하시면서 느끼는 점을 물었다.
"떳떳하고 부끄러움이 없는 무도인으로서, 태권도를 통하여 태권도의 5대 정신인 예절, 정의, 관용, 용기, 절제를 가르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태권도 시범 공연을 통하여 태권도의 다양한 기술인 품새와 겨루기, 격파, 그리고 케이팝과 어우러져 세계 속에도 빛나는 한국 문화의 높은 수준을 느끼며 자부심을 가지고 공연에 임하고 있습니다."
시범단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러브콜을 받았다고 한다. 코로나로 위축되었던 시범단의 활동을 더 활발하게 전개해 나갈 예정이며 한인문화축제뿐만 아니라 한·카 60주년을 맞는 2023년엔 더 많은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고. "태권도와 케이팝이 어우러진 공연에 우리 한인 동포들의 관심과 격려,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객석에 눈에 띄는 유명 인사 두 분이 앉아 계셨다. 한국에 '캐나다학과'를 개설하신 문영석 교수님과 비교종교학 강의로 최근 여러 프로그램에서 한국-캐나다를 종횡무진 하시는 오강남 박사님이 한국문화축제 첫날 공연을 관람하고 계셨다. 두 분께 관람평을 여쭤보았다.
[객석에서 만난 문영석 박사, 오강남 박사, 장민우 다문화 의원. 사진: 통신원]
문영석 교수님은 "국악을 전문으로 배우는 학생들이 아닌데, 일반 학생들이 이만큼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서 얼마나 연습했을까. 북소리나 춤사위가 아주 훌륭했습니다. 오랫동안 연습한 것이 느껴졌습니다. 다소 아쉬운 점은 캐나다인들, 우리 한인 2~3세들에 공연의 내용이나 역사적인 맥락에 대한 해설을 곁들였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공연과 함께 한국에 대해서 배우고 깊이있게 이해할 기회가 된다면 좋을 것입니다. 태권도, 현대음악, 국악, 프로그램상 중복된 듯한 느낌이 있었는데, 같은 장르를 연결해서 구성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했습니다. 국악 공연 중에 사물놀이 공연을 외국인들은 가장 찬탄하는 프로그램입니다."라며 과연 연구자 다운 날카로운 비평을 해주셨다.
오강남 박사님은 행사 전반에 대한 총평과 함께 격려의 말씀을 더 해주셨다. "한인문화축제를 감명 깊게 잘 보았습니다. 밴쿠버 교민들의 문화 저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이 무용, 노래, 태권도 등의 기예를 보여줄 때 한국문화의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 같았습니다. 한인 문화협회 요원들의 노력으로 '한인문화축제'의 행사는 캐나다 한인 교민들의 문화적 끈을 더욱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캐나다 복합문화의 다양성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한인문화축제의 끊임없는 발전을 기원합니다."
첫날 프로그램 '한인문화 갈라공연' 마마키쉬 케이팝 아카데미에서 커버 댄스를 공연했던 참가자들에게 미니 인터뷰 질문을 전달해달라고 강지원 단장에게 요청했다. 많은 친구가 적극적으로 답변해주었다.
● 언제부터 케이팝 댄스를 배웠나?
● 케이팝 댄스의 매력은?
● 한인문화축제 공연에 참여하면서 힘들지 않았나? 공연하면서 느낀 점.
● 공연을 관람한 가족과 친구들이 어떻게 평해주었나?
▶ Vera Wong
"저는 '베라 웡'이라고 합니다. 1년 넘게 학생이자 팀 멤버로 활동하고 있어요. 저는 2020년 10월부터 케이팝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약 2년 동안이요. 케이팝의 매력은 그 스타일의 공연적인 측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케이팝 댄스는 그렇게 어렵지 않아서 공연자가 얼굴, 태도, 그리고 댄서의 감각을 더할 수 있습니다. 무대 위에서 케이팝 댄스는 항상 시선을 사로잡고 관객들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이번 콘서트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한국문화축제 행사는 제가 매년 기대하는 행사이고 저와 제 팀에게는 멋진 기회입니다. Keisha 쌤(강지원 단장, '쌤'이 한글을 원문에 사용했다.)은 이를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입니다. 모든 것을 수행하고 팀이 최고 수준의 공연을 할 것을 보장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저는 이렇게 멋진 사람들과 댄서들과 함께 춤을 출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정말 사랑하는 팀과 함께 무대에서 춤을 출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 가족은 매년 그렇듯이 이 공연을 좋아하고, 내년 행사도 기대합니다."
▶ Maddy Wong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메디 웡'이고, 18살이고, Krush의 멤버입니다!
저는 2018년 말쯤에 케이팝 댄스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케이팝 댄스는 한 가지 스타일의 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가 결합된 춤인데, 그것이 꽤 멋지고 독특한 것이고 우리의 경험을 배우고 성장시키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연 준비 과정이 힘들었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전에 여러 번 공연해본 적이 있고, 개인적으로 공연은 우리가 매일 할 수 없는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기 때문에, 저는 할 수 있을 때마다 그것을 아끼고 음미합니다. 매번 공연할 때마다 무대 위에서 아드레날린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고 정말 즐거워요. 저는 또한 마마키쉬를 대표하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고, Krush 가족이 있어서 할 수 있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은 우리의 공연을 정말 좋아하고, 그들이 공연을 봐주고 응원해준 것에 감사합니다.
▶ Tammy Oh
저는 17살 '태미 오'입니다. 저는 크러쉬의 멤버이며 랭리 예술고등학교(Langley Fine Arts School)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저는 겨우 2살이었을 때부터 K-pop에 맞춰 춤을 추었고, 2016년 제가 11살 때부터 K-pop을 수업에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항상 케이팝을 듣고 사랑하면서 자랐습니다. 특히 케이팝 댄스는 안무가 매우 독특하기 때문에 좋아합니다. 그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댄스 장르는 아니지만, 다양한 장르들이 묶여 혼합되어 있습니다. 저는 무대에서 수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 콘서트에 참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저는 한국문화축제 공연이라는 큰 행사를 위해 다른 많은 공연자와 함께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이 자랑스럽고 영광스럽습니다. 제가 캐나다에 살면서 한국인과 연결되어 있고 함께 하는 것에 감사합니다.
▶ Rainbow Yang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양무지개'이고, 17살이고, 케이팝을 사랑합니다!
저는 평생 춤을 췄지만, 지금은 1년째 마마키쉬에서 배우고 있습니다. 저는 2017년부터 K-Pop의 장르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관심이 없었다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0년부터 관심이 생겼습니다. 저는 케이팝이 매력적인 음악과 뮤직비디오와 공연의 강렬한 연출 때문에 매혹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모든 것들이 합쳐져서 저도 공연하는 동안 같은 경험을 하고 싶어집니다. 공연을 준비하는 일은 항상 힘들지만, 중요한 행사를 위해 공연을 준비하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저는 그 힘든 과정을 즐기고, 모든 멤버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모든 힘든 일들이 결국에는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공연 전에는 항상 약간의 긴장감이 있을 테지만, 공연한 후에 그 느낌은 저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제가 공연할 때 저는 무중력감을 느끼고, 그것이 제가 춤에서 사랑하는 부분입니다. 제 여동생과 친구들은 그 공연을 좋아했어요. 크러쉬가 공연하는 것을 본 적이 없어서 이번 공연에서 감명받았다고 했습니다.
▶ Ginger Lin
저는 마마키쉬 케이팝 아카데미의 강사이자 크러쉬의 멤버인 '진저 린'이라고 합니다.
저는 1년 내내 팬으로서 안무를 동경하다가 2016년에 시작했어요. 케이팝에는 항상 분위기나 컨셉이 있어요. 결론적으로 무대 의상, 표정, 그리고 춤의 양상은 분위기에 맞게 바뀝니다. 이것이 케이팝을 독특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춤을 정확하게 묘사하기 위해서는 컨셉과 아티스트의 배경도 이해해야 합니다. 이 축제를 준비하는 데는 분명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제한된 시간 아래 있었기 때문에 무대를 위해 세 개의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연습해야 했습니다. 어떤 멤버들은 아프거나 다치기 시작했고 그래서 다친 친구들이 잘 쉬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했어요. 저는 항상 공연할 기회를 사랑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때, 저는 춤이 단순히 취미가 될 것이고 다시는 무대에서 춤을 출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바뀌었고, 지금은 춤을 출 수 있는 것뿐 아니라, 놀라운 팀과 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 Linda
제 이름은 '린다'이고 16살입니다. 저는 12살 때 친구들과 재미로 케이팝을 추기 시작했고, 그 이후로 케이팝은 제 가장 큰 취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케이팝은 독특한 컨셉과 의상, 무대 존재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콘서트를 준비하기 위해 열심히 연습했고, 그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첫 공연이라 긴장도 많이 했는데, '셧다운'은 더 자신감 있게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저는 공연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고,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저희 엄마가 보러 오셨는데, 저희의 군무가 잘 맞고, 무대 존재감에 놀라셨어요.
▶ Margarita
안녕하세요! 저는 CG 디자이너이자 크러쉬의 멤버인 '마가리타'라고 합니다. 제가 케이팝 안무를 배운 지는 몇 년 됐어요. 케이팝 댄스의 매력은 당신이 마주치는 모든 다른 춤 스타일과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노래도 절대 같지 않습니다. 우리는 콘서트를 오랫동안 미리 준비해서 공연을 하기에 무리가 없었어요. 저는 피겨 스케이팅하면서는 표현하지 못했던 많은 행복과 설렘을 춤을 추면서 느꼈어요. 공연을 관람한 제 친구 몇 명이 우리의 공연을 정말 즐겼다고 말했어요!
▶ Keiko Hrabinsky
제 이름은 '게이코 하라빈스키'입니다. 일본인이고 캐나다에서 19년째 살고 있습니다. 저는 피트니스 강사이고, 저의 두 딸이 마마키쉬에서 춤을 추고 있습니다. 저는 2022년 4월에 케이팝 댄스를 시작했고, 우리 댄스 그룹은 9월부터 이 공연을 위한 춤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K-POP 댄스 커버의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무대에서 공연하는 날이지만, 연습하고 노력하는 모든 과정이 내내 소중한 추억을 만듭니다. 저는 모든 그룹이 얼마나 잘하는지 놀랐어요. 모두가 이 한 날을 위해 헌신하고 높은 수준의 공연을 하길 기대한다고 느꼈습니다. 우리 가족은 모든 공연을 좋아했고,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해 배우는 것을 즐겼습니다.
▶ Alice Cho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앨리스 조'입니다. 저는 겨우 5살 때 케이팝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마마키쉬에서 제가 무대에 선 것은 처음이에요. 저는 케이팝이 그냥 음악뿐만 아니라 공연이고 오락에 관한 것이라는 점이 좋습니다. 저는 각 노래의 안무가 음악과 더 연결하게 느끼게 해주는 점이 좋습니다. 저는 콘서트에 참여하는 것이 매우 편안했습니다. 나의 팀 친구들이 저를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계속 공연했으면 좋겠어요. 공연을 본 모두가 모든 프로그램을 좋아했고 그들은 또 보고 싶어 해요.
▶ Diane Oh
저는 크러쉬의 멤버 '다이앤 오'입니다. 2022년 9월에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모든 멤버가 각각의 파트와 움직임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연습하는 동안 다들 정말 열심히 하고 서로 도와줘서 그렇게 힘들지 않았어요. 다른 사람들의 공연을 보고 다양한 케이팝 노래들을 공연하는 것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공연을 본 친구들은 다양한 종류의 공연을 보게 되어 신난다고 말했습니다.
[마마키쉬 K-Pop 아카데미(단장 강지원, Keisha Jiwon Kang)의 케이팝 커버 댄스팀, 사진: 통신원]
함께 무대를 꾸민 모든 출연자의 공연 첫날은 그야말로 오랜만에 선 무대 위에서 모두 즐기는 모습이었다. 공연이 끝난 후 가족, 친구들과 관객이 함께 축하하고 격려하면서 내년을 기약하며 아쉽게 헤어졌다.
*재외동포재단 스터디코리안 해외통신원리포트 2022.11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