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문구 전시회 관람소감문 공모 입상작' 최우수상
“은행나뭇잎은 왜 노랗게 물이 들고 단풍잎은 왜 빨간색으로 변할까?”
“누구누구는 선생님 말씀을 왜 잘 듣지 않는 걸까?”
친구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다 보니 어느새 집에 도착했다.
어머니께서 “손 씻고 세수 좀 하거라” 해서 “아니 밥 먹고 나면 곧 바로
속셈학원에 가야 되는데 무슨 세수?”
어머니께 여쭈어 보았더니 오늘 학원 쉬고 문구 전시회에 가자고 하셨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문구 전시회에 가서 좋은 게 아니라 학원을 하루 쉰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전철을 타고 갔다. 문구 전시장에 들어서면서 내 눈은 토끼처럼 커졌다. 나는
정신이 없었다. 예쁜 게 너무너무 많았다. 필통, 가위, 지우개, 노트 등, 나는
어머니께 이것저것 사달라고 졸랐다. 어머니께서는 무엇인가를 찾으시는 듯
이쪽저쪽을 보고 계셨다.
그 때 “저기 있구나!”하면서 내 손을 잡고 어디론가 가셨다.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북한의 생활 모습을 직접 보고서 나는 너무
많이 놀랐다.
빗물이나 물방울이 젖으면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품질이 나쁜 노트를 가지고
공부를 하고 있는 북한 학생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크레파스, 연필, 옷, 신발 등은 내가 한번도 보지 못했던 것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나는 우리 나라에서 태어난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좋은 노트, 연필, 크레파스,
옷, 신발 등을 쓰고, 입고, 신고 다니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어머니께서,
“뭐 느낀 것 없니”라고 하셔서 나는 “있어요. 연필 한자루라도 아껴 쓰고
종이 한 장도 소중히 해야겠다고 생각해요”라고 말씀드렸더니, 어머니께서
“그래, 그런 생각이 들었다니 엄마는 네가 자랑스럽다”라고 말씀하셨다.
집에 다 있는 학용품인데 모양이 조금 다르다고 전시장 안에서 이것저것 사
달라고 했던 내가 정말 부끄러웠다.
연필을 쓰다 없어지면 찾을 생각은 하지 않고 새 연필만 깎아서 쓴 내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에게 다짐을 했다.
‘아껴 쓰는 습관을 기르자.' - 전애경<경기 부천 심곡교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