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첫 번째 토요일 오후,
황금연휴와 화창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울 신수동 예수회 센터 이냐시오 카페가
젊은이들로 가득 찼다.
예수회 청년토크가 올해 첫 이야기손님으로 초대한
‘할아버지 주교님’ 두봉 레나도 주교의 강연을 듣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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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봉 레나도 주교가 '할아버지 주교님의 희망 이야기'를 주제로 예수회 청년토크 강연을 하고 있다. ⓒ한수진 기자 |
이날 청년 토크의 주제는 ‘희망’이었다. 두봉 주교는 청년들에게 희망이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레나 마리아라는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스웨덴 출신의 레나 마리아는 두 팔이 없고 한쪽 다리가 짧은 장애를 가진 채 태어났다. 그러나 그의 부모는 레나 마리아가 스스로 생활할 수 있도록 가르쳤다. 덕분에 그는 식사부터 옷 입기, 그림 그리기, 운전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을 혼자 힘으로 해낼 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수영선수로 장애인 올림픽에 출전하고 노래를 불러 음반을 내는 등 여느 비장애인보다도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희망의 전제조건은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는 것
두봉 주교는 ‘우리 각자가 하느님의 작품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강점과 약점은 서로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내가 노래를 불러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처럼 아무리 가난하고 못난 사람이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레나 마리아의 말을 전하며 “희망의 전제조건은 우리가 갖고 있는 약점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를 바탕으로 약점과 강점을 활용하는 데서 희망이 출발합니다.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공상만 할 뿐 희망을 꿈꾸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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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2일 예수회센터 이냐시오 카페에서 열린 예수회 청년토크에 참석한 청년들 ⓒ한수진 기자 |
두봉 주교는 자신의 약점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제 키가 작잖아요. 이것도 약점이라고 볼 수 있어요. 사실 제 팔을 펴면 아주 길어요. 팔 길이를 보면 키가 180cm는 되어야 해요. 그런데 왜 키가 작은가 하면, 제가 10살 때 2차 대전이 시작됐어요. 그 때문에 16살 때까지 제대로 먹지 못했어요. 빵조차 마음대로 사지 못하고 누구나 먹을 것이 모자랐던 시기였죠. 전쟁 전에 키가 다 자랐던 형은 180cm가 되었지만, 저와 동생은 키가 160cm밖에 안 돼요. 하지만 뭐 어때요. 작으면 작은 거죠. 그냥 고맙게 생각하고 이렇게 춤추면 되는 거지.”
두봉 주교가 특유의 ‘하하하’ 웃음소리와 함께 긴 팔을 허공에 휘두르며 춤추는 시늉을 하자 객석에 앉은 청년들도 큰 소리로 따라 웃었다. 두봉 주교는 “나에게 필요한 것을 주님께서 주신다고 믿는다. 레나 마리아에게 신체적인 약점이 있지만 노래를 잘 부르게 해주신 것처럼 누구나 주님이 주신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주님께서는 괜히 일하시는 것이 없다. 나를 통해 좋은 일을 하시려는 것이니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멋있는 삶을 살아야하지 않겠냐”고 당부했다.
두봉 주교의 소망은 “우리나라가 정신적으로도 다른 나라에 모범이 되는 것”
한 시간의 강의에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한 청년은 두봉 주교에게 “살면서 실망하거나 절망한 적이 언제였는지” 물었다. 질문이 끝나자마자 두봉 주교는 망설임 없이 “실망하거나 절망한 적이 없었다”고 답했다. 두봉 주교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더 많은 한계가 있고 누구에게나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이를 함부로 탓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망과 절망을 갖게 되는 이유는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처음 서울에 왔을 때 전쟁으로 대부분의 집이 다 무너져있었고 먹을 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실망하거나 자살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이제 전쟁이 끝났으니 우리가 일어서야 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마음이었지 절망하고 실망하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오히려 요즘에 자살하는 사람이 많이 생기는 것은 자신이 가진 것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욕심이 많으면 많을수록 절망하기가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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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봉 주교는 "희망의 전제조건은 우리가 갖고 있는 약점을 인정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한수진 기자 |
마지막으로 두봉 주교는 “소망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나라(한국)가 물질적으로는 발전을 많이 했으니 정신적으로도 다른 나라에 좋은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 특히 천주교회가 앞장서서 아름답고 힘 있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봉 레나도 주교는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선교사로 1954년 한국에서 사목활동을 시작했으며 초대 안동교구 교구장을 지냈다. 가톨릭농민회와 정의구현사제단 설립을 도우며 민주화운동에서도 많은 역할을 했다. 현재는 경북 봉화면 문화마을에 거주하며 원로 사목자로 여생을 지내고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첫댓글 두봉주교님을 사진으로 보고 난후 평화방송에서 2011년 사순특강하신 것을 앙코르로 방송되는 것을 보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몇년전 것을 방송으로 다시 내 보낸것을 자정부터 1시간동안 하였습니다.
처음 뵙는 주교님을 방송에서 보면서 그분의 사랑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예수님을 선택한 나는 너무 행복합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널리 가르치면서 살아온 지금 너무 행복하다고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시는 주교님 사랑합니다.
정말 귀여우신 주교님 이래도 되는지 그날 신부님도 그렇게 표현 했지요.
신부님께서는 주교님들 미사중, 두봉주교님 미사집전에 첨 으로 긴장을 내려놓을수 있었데요.
진정 권위는 "사랑" 을 가진 사람이란걸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부족한 이 모습 이 대로 받아주시고 사랑 배풀어주시는 주님께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오전9시-12시30분 3층 대강당)
그렇잖아도 3월18일 카톨릭회관 두봉주교님 미사에 참례 하려 하는데...
훌륭한 신부님의 강론을 들을수있는것도 축복입니다 모두모두 사랑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