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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영어 공부를 진지하게 시작했지만 마음은 급한데 막상 외워지지는 않고 학원에서도 실제 면접에 대비해서 사람들 앞에서 내 자신을 소개하고 예비승무원 예법을 배웠지만 수시원서 접수가 다가올수록 자신감이 없어졌어요. 그래도 포기는 안 했어요. 하는 데까지 해보자 하는 심정으로 여러 군데 원서접수를 하고 면접을 준비하며 게으르게 살아온 내 자신이 많이 후회가 되었어요.
면접이 정말 중요해서 작공 선생님들이랑 자기소개서를 쓰고 외우고 실제 면접처럼 예상되는 질문에 답변연습을 하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영어로 자기소개를 써서 밤 10시까지 외우고 또 외우고 했어요.
힘들지는 않았어요?
그렇게 진지하고 열심히 무언가를 해 본적이 없어서. 결과와 상관없이 좋았습니다. 제가 좀 기특했어요(웃음). 면접시험 순간이 다가오자
덜덜 떨며 우황청심환을 먹지 않은 것을 후회하기도 했어요.
대학은 합격했나요?
네. 떨어지면 군대나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백석 문화대 추가 합격 연락을 받고는 믿어지지가 않았어요. 다 떨어진 줄 알았는데 갑자기 연락받고 정말 신기하고 좋았습니다.
스무 살이 된 자신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저는 성공하는 삶보다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요.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친구들입니다. 가족, 친구, 선생님에게 좀 믿음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대학도 잘 다니고 내 할 일을 하는 그런 사람요. 등록금이나 용돈을 부모님에게 조금 지원받더라도 내 힘으로 살아보고 싶어요. 그런데 고깃집 알바는 몇 일만에 짤렸고요(웃음), 제 손이 좀 어설픈가 봐요. 지금은 이태원 클럽에서 경호 알바를 하고 있어요. 무전기 들고 양복입고. 이것도 경험이라 괜찮습니다.
2015년 올해 소망이 있다면?
잉여짓이라고 아세요? 놀기만 하는 잉여 말고 일도 하고 공부도 하고 싶어요. 저는 사람들 앞에서 부끄러움을 잘 타서 괜히 미리 쫄고 그러는데 조금 더 적극적인 성격을 갖고 싶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부딪히지 않고 먼저 피해버리곤 했는데 이제 스무 살이니 달라지고 싶습니다. 올해는 내 자신에게 자신감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열아홉 나이에 꿈을 찾고 그 꿈을 찾아 세상 밖으로 나가는 스무 살 청년 눈에는 새로운 삶에 대한 설렘과 긴장이 서려 있었다. 2015년 12월에 다시 만날 때 달라졌을 모습이 한껏 기대된다.
*작공은 학교 밖 청소년 징검다리 거점공간으로 갈현동에 있습니다. 작공이란 이름은 작은공원에서 동네 선생님들을 만난 일을 기억하며 청소년들이 지었으며 ‘작은공간, 작심하고 공부하는 곳’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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